제73장 사물의 이치

원문

勇於敢則殺．勇於不敢則活．此兩者或利或害．天之所惡孰知其故．天之道不
爭而善勝．不言而善應．不召而自來． 然而善謀．天網恢恢疏而不失．

원문 번역

용감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자는 죽게 되고, 용감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자는 살게 되니, 이 양자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느니라. 하늘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나빠함을 누군들 알 수 있으랴. 득도한 성인도 그 원인만은 알 수는 없다고 하니라.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이기고, 말하지 않고도 응답을 하고, 부르지 않고도 절로 오게 하고, 느린 듯 하면서도 여유작작 빼놓는 것이 없으니, 하늘의 그물은 끝없이 널러 성긴 듯 하면서도 놓치는 것이 없노라.

풀어보기

겉으로 보아서는 어떻게 해야 이로운지 알기 어렵다. 판단하기조차 어려운 것이다. 어떤 일을 할 적에 그것이 잘 된 것인지, 잘 못 된 것인지, 판단은 어려운 것이다. 오로지 각자 나름의 그때 그때의 판단을 따르기 마련이다.

용감하다고 함은 어떤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일의 진상과 결과를 직면하는 용기를 말하는 것이요, 용감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함은 자기의 정서를 누르고 감히 그런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때로는 판단에 따라 그것이 잘 못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도(결과와 판단은 상반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고, 때로는 그런 일을 한 결과가 좋으리라고 판단을 하면서도 그런 일을 하지 않는 용기를 말한다.

현실은 가설이 없기에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식으로 가설을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로지 자기의 판단을 따르는 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조차도 이런 일은 성현들도 판단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감탄하고 있다.

그러면 해결책은 없는가?

그 일 자체보다 그 일을 위한 준비작업, 또는 그 일 밖의 일에 신경을 씀으로 나쁜 결과가 발생하지 않거나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하는 방법인 것이다.

노자는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이기고, 부르지 않아도 오도록 하고, 보기에는 성긴 듯 하면서도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 이치는 이런 이치로되 실전에 들어가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판단키 어렵다. 해결책은 오로지 실제 작업에서 "도"를 닦아 덕을 쌓는 방법이다.

인재를 부르지 않아도 절로 오도록 하려면 회사는 인재들이 최대한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요, 싸우지 않고도 이기려면 남보다 좋은 관리 방법과 제품의 질이나 서비스 같은 것들이 따라가야 하는 것이다. 무엇이 성긴 듯 하면서도 아무 것도 놓치지 않는 하늘의 그물인가? 그것은 바로 인재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키워드

勇於不敢

용어불감. 용감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

어떤 일은 기어코 해야 하지만 어떤 일은 손해가 나더라도, 아니면 분명히 이익이 생기더라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포기함을 일컬어 "감어불감"이라고 한다.

포기도 일종의 미덕이라는 말이 있지만 실상 포기하자면 쉽지는 않은 것이다. 시장 마케팅 전략에서 더구나 그런 것이다. 포기는 손해 혹은 이익의 축감, 이익의 포기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런 것을 꼭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유혹을 물리치고 감히 포기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사장들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인 것이다.

不召而自來

부르지 않고도 절로 오게 한다. 

부르지 않고도 절로 오도록 하거나 부르지 않아도 절로 옴을 말한다. 어쩌면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도 이익이 절로 발생하도록, 인재를 부르지 않아도 인재가 절로 찾아오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오동나무가 있으면 봉황새가 절로 날아든다는 말이 있다. 이익과 인재라는 것은 억지로 끌어 모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이 모여들 수 있는 장치를 해 놓으면 절로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바다로 물이 흘러드는 것은 바다가 물을 용납할 수 있도록 낮아 있으며 크게 비어 있기 때문이다.

天網恢恢疏而不失

하늘의 그물은 성긴 듯 하지만 놓치는 것이 없다. 

지극히 성긴 것은 지극히 치밀하기 마련이다. 성기면서도 놓치지 않으려면 놓치지 않는다고 하기 보다 나가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놓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나가지 않은 것이다. 놓치지 않으려면 나가지 않을 수 있는 장치를 해 놓아야 한다.

이와 비슷한 성구로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疏而不漏)"라는 말이 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흘리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죄를 저지른 사람이 끝내는 잡혀 나옴을 말하는 바, 하늘의 도는 죄를 용서하지 않는 다는 뜻으로, 죄는 지은 대로 간다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계속)

전경업 프로필
전경업, 남, 1959년 흑룡강성 녕안시 출생.자유기고인.
길림시비물질문화유산전문가위원, 길림시제1기사회과학전문가뱅크성원(2018년, 민속문화류).
전문서 “거꾸로보는 도덕경”(연변인민출판사)과 중문시집”2017”(상해문예출판사), “경업의 시”, “아내”, 영문시집《SAFE HARBOR:LIFE WITH MY OLD LADY》(신세기출판사) 등과 번역서 “양극의 현상태”, “당대시경”(공역), “은신술”, “항복기심”, “선용기심”, “무주기심” 등 50여권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