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3호] 순간 포착과 詩의 절묘한 만남
창/ 김경애
다양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라
눈높이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인다
엄마의 보따리/ 김단
이것저것 챙겨 넣다가
산처럼 커져버린 짐
꾹꾹 눌러 담은 근심 걱정
잔소리로 풀어 칭칭 묶어 보낸
배곯으랴 추울세라
가족/ 심송화
발은 몇십 리
뒤돌아보는 눈길은
저 건너 산허리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솟구친다
노모의 마음/ 이해란
얼마 남지 않은
기억 속의 이야기들마저
두서없이 희미하지만
머릿속에 확고히 자리잡은 한마디
밥 잘 먹어라
봄을 읽다/ 김순자
물오른 저 붓끝에서
바야흐로 터져 나올 시편들
한 수 한 수 읊조리다 보면
꽃물 푹 들겠지
한 자락 세월/ 최기건
세상은 비틀어져도
시간은 바로 간다
마지막 '대결'/ 최춘란
엄니, 이쪽으로요
시끄럽다
포용/ 이준실
원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니
합작품이 되는 걸
멋진 풍경이 되는 걸
너도 그랬다/ 이초선
작은 몸짓이어도
봄을 부르기엔
충분한
아름다운 날갯짓
길/ 박계옥
왼다리 오른다리
왼발 오른발, 참 잘 맞는 궁합
어디로 가느냐 묻지도 않고
척척 따라주며
끊임없이 나누는 흙 묻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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