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호] 순간 포착과 詩의 절묘한 만남

 

창/ 김경애

다양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라
눈높이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인다

 


 

엄마의 보따리/ 김단

이것저것 챙겨 넣다가
산처럼 커져버린 짐

꾹꾹 눌러 담은 근심 걱정
잔소리로 풀어 칭칭 묶어 보낸

배곯으랴 추울세라

 


 

가족/ 심송화

발은 몇십 리 
뒤돌아보는 눈길은 
저 건너 산허리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솟구친다

 


 

노모의 마음/ 이해란

 얼마 남지 않은 
기억 속의 이야기들마저
두서없이 희미하지만

머릿속에 확고히 자리잡은 한마디 
밥 잘 먹어라

 


 

봄을 읽다/ 김순자

 물오른 저 붓끝에서 
바야흐로 터져 나올 시편들 
한 수 한 수 읊조리다 보면 
꽃물 푹 들겠지

 


 

한 자락 세월/ 최기건

세상은 비틀어져도 
시간은 바로 간다

 


 

마지막 '대결'/ 최춘란

 엄니, 이쪽으로요 

시끄럽다

 


 

포용/ 이준실

원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니 
합작품이 되는 걸 
멋진 풍경이 되는 걸

 


 

너도 그랬다/ 이초선

작은 몸짓이어도
봄을 부르기엔
충분한
아름다운 날갯짓

 


 

길/ 박계옥

 왼다리 오른다리 
왼발 오른발, 참 잘 맞는 궁합 

어디로 가느냐 묻지도 않고 
척척 따라주며  
끊임없이 나누는 흙 묻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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