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업 시인  전 길림시조선족문화관 관장

제70장 성인(聖人)과 세상

원문:

吾言甚易知,甚易行.天下莫能知,莫能行.言有宗,事有君.夫唯無知,是
以我不知.知我者希,則我者貴.是以聖被褐懷玉.

원문 번역:

나의 말은 알기도 쉽고 행하기도 쉬우나 하늘아래 아는 사람도, 행하는 사람도 없구나.

말에는 뜻이 있고 일에는 중심이 있으나 이를 아는 사람이 없기에 나를 아는 사람이 없더라.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은 드물고 나를 본받는 사람은 더구나 희귀하더라. 하기에 득도한 성인은 세상을 다스릴 만한 재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초라한 행색을 하게 되느니라.

풀어보기:

말이 어렵고 심오하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요, 쉽게 들을 수 있고, 자주 듣는 말이라고 쓸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우리는 소중히 여기지 않지만 더 없이 소중한 것들이 많고도 많다.

우리는 공기나 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공기요, 가장 흔해버린 것이 물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무엇보다도 싸다. 그러나 우리는 공기나 물을 떠나서는 하루라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양식보다 금덩이를 더 중히 여긴다. 그러나 우리는 금덩이로 배를 채울 수는 없고, 양식이 없다면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진리의 말씀도 이와 같은 것이다. 진리는 화려한 포장을 한 것도, 요란한 행세를 하는 것도 아니다. 진리의 말씀은 오히려 무엇보다도 소박하고 어떤 말 보다도 평범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성공 경험을 높이 모시는 경우가 많고, 남의 방법을 배워오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의, 그리고 그 사람에 한해서만 성공의 경험인 것이다. 남이 성공한 경험이라고 꼭 자기에게 맞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 좋은 방법은 어디까지나 그 사람에게만 좋은 것이다. "나"에게 가장 알맞는 방법이 바로 가장 좋은 방법이요, 성공에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우리는 좋은 말을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가 하찮은 최하층 직원이라고 해서, 그가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신분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큰일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좋은 말도 귓등으로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말에는 존비귀천이 없다. 누가, 어떤 사람이 말을 했던지, 그가 큰 인물이든 무명소졸이든, 그가 성공한 사람이든 실패한 사람이든, 그가 지식이 있는 사람이든 무식한 사람이든 관계없이 그 말이 자기에게 맞으면 바로 "진리"요, 그 말이 실천 가능성이 있고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말이라면 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말인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말 때문에 사람을 버리지 말고 사람 때문에 말씀을 버리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사람은 아무리 큰 사람이라고 해도 말을 잘 못 할 때 있고, 아무리 미미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말에 때로는 쓸만한 말이 있다는 말이다.

좋은 옷을 입지 못한 사람이라고, 좋은 승용차를 타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가난한 사람이라고, 실패한 사람이라고 그의 말까지 허술하게 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북데기 속에 낟알이 있다는 말이 있다. 지나가는 말도 귀담아 들으면 회사 경영을 성공에로 이끌고 나갈 말들이 있고, 최하층 현장에서 노동하는 사람의 말이라도 분별하여 가려 쓰면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키워드:

言有宗,事有君: 말에는 핵심이 있고, 일에는 중심이 있다.

말에는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핵심이 있고 일에는 중심이 있다는 말이다. 종(宗)은 이어져 내려옴을 말하기도 하고 또 종지(宗旨)라고 해서 가장 근본으로 되는 중심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핵심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군(君)은 임금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이런저런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은 말을 많이 하게 되지만 그 가운데는 핵심이 있어야 하고, 일은 많지만 그 가운데는 나라의 임금과도 같은 가장 중요한 일이 있다는 말, 남의 말을 가려 듣고, 남의 일을 가려보는 데도 마찬가지이다. 현란한 사물 가운데 만사의 고리가 되는 관건이 있고, 중심이 있다, 바로 그것을 잡으라는 말이다.

被褐懷玉:허술한 옷을 입었으나 옥같이 소중한 물건을 품속에 넣고 있다는 말. 

큰 뜻을 품고, 세상을 개변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알아주는 사람이 없음으로 허술한 행색을 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

화씨벽(和氏璧)라는 옛말이 있다. 아무짝에도 쓸데없을 것처럼 생긴 돌 속에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벽옥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진리도 마찬가지요, 회사성공의 비결도 마찬가지이다. 화려하지 않은 말 가운데, 보기에는 어설픈 말 가운데, 별로 중요한 장소에서 강조한 것이 아닌 것 같은, 지나가는 듯한 말 가운데 어쩌면 성공의 비결이 담겨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발견하느냐 하지 못하느냐 하는 데 있다. (계속)

 

전경업 프로필
전경업, 남, 1959년 흑룡강성 녕안시 출생.자유기고인.
길림시비물질문화유산전문가위원, 길림시제1기사회과학전문가뱅크성원(2018년, 민속문화류).
전문서 “거꾸로보는 도덕경”(연변인민출판사)과 중문시집”2017”(상해문예출판사), “경업의 시”, “아내”, 영문시집《SAFE HARBOR:LIFE WITH MY OLD LADY》(신세기출판사) 등과 번역서 “양극의 현상태”, “당대시경”(공역), “은신술”, “항복기심”, “선용기심”, “무주기심” 등 50여권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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