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시몽문학회 봄맞이 문학기행


2023년 5월 25~26일, 중국 조선족시몽문학회에서는 부분적 골간들로 팀을 조직하여 전설 많은 백두산 기슭의 <이도백하>로 문학기행을 펼쳤다. 기행팀은 기행과정에 복합상징시 현지창작모임을 가졌는데 그 작품들을 정선하여 게재한다.

 

 

여행자/ 김현순


전설의 스카프 훔쳐보는
렌즈의 반역
속곳 사이로 첨밀밀…
눈뜨고 걸어 나온다
날숨의 계단 
티켓 잃은 낙서가
풀 죽은
무지갯빛 깨물고 멈칫 거린다
홀씨의 속사정
이슬이 까맣게 삼켜버리면
생각이 
볼록렌즈 같다는 
충동,
나이테 움켜쥐고 
내를 건넌다
바람의 숲에 바람 일듯이
눈꽃의 전생
향기마저 하얗게 얼어붙어 있다

 


서리의 고향/ 윤옥자 


파노라마 손아귀에 잡힌 
피 뿜는 기둥 
하늘 치솟는다 
두터운 비밀이 시간 
꿰뚫고 
허공의 죽음 신고할 때 

공존 
손 내밀었다
하얀 넋이 넌출 뻗는 호수 
진통의 틈서리에서 
생명이 꿈틀거렸다 

천지물 밟고선 카리스마 
찬 얼음 녹여
쏟아지는 물줄기 

노을빛 그 주소에
전설이
폭포로 쏟아지고 있다 

 


그 계곡… /김소연


부서져 내릴 것만 같아
두근거림이
운무 속 그림자와 어깨
겨루고 서있다

쏟아지는 벽계수
바람의 반짝임에 무늬 지으며
이파리들 난반사
올올이 얹어두고 있다 

환호성 본 딴 
요원함
소리의 앙금 씻어 내리며 

기다림에 주름 펴듯
손톱부리마다 
건져 올린 물처럼 평평하다

 


빈하공원/ 정두민
—이도백하에서


무념 헤치는 청정
푸름에 시간 수놓는다
칠색의 빛깔들
물소리 걸치고 산책하면
새소리들 
어깨에 앉아 동행하잔다

라이라크 
향기의 끝은 어디
바람의 초상화가
물살로 부서지면

하늘은 
바위의 일기에 내려앉고
불상은
5월의 미소 받쳐 올린다

무너진 기억우에
원앙새 쌍쌍
태양의 소망을 베끼고 있다

 


산그늘/ 황희숙


면사포의 시간 속으로
귀가 열린다
날아오르는 꽃향
햇살의 메모를 줍는다

청둥오리 날개 짓
환하게 
짝궁 기다리는 
늪지에 깃 내리고 있다 

전설 포개 접는 
모두가 자연의 힘이다
혀 날름거리며 

바위는 
물보라 움켜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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