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단 약력: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연길시 중학교 교사 경력, 현재 혜주시 무역회사에 근무
     김금단 약력: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연길시 중학교 교사 경력, 현재 혜주시 무역회사에 근무

살다보면 지금 하지 않으면 못할 같은 생각이 때가 있다. 그래서 산행하기 좋은 시절도 막바지에 들어서는 5 하순 홍콩 밀리호경(麦理浩径) 2구간을 행선지로 선택했다. 밀리호경은 아세아주 제일, 세계 20 중의 아름다운 도보길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해발 300여메터, 길이 100km, 10개의 구간들이 있으며 그중에서 15km 두번째 구간은 제일 아름다운 곳이다.

홍콩에는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지만 매달 태국 람차방으로 수출하는 제품들이 홍콩에서 배편에 선적되고 있어 관심이 가는 곳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선박이 제때에 홍콩에 도착하지 못해서, 하역선박이 많아서, 배편 선적 일정이 지연되어 울고 웃었던 홍콩, 홍콩에로의 통행이 풀리자 신청한지 일주일만에 바로 통행증을 발급받았다.

출발하는 새벽에 잠에서 깨었다가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겨우 잠들었었는데 핸드폰 알람소리에 아침 다섯시에 잠을 깼다. 체력을 키우면서 은근히 기다렸던 시간들을 딛고 오늘은 끝내 홍콩으로 출발한다는 생각에 온몸이 가벼워났다. 냉장고에 미리 준비해둔 포도며, 쵸콜렛이며 음료며 통행증, 등산지팽이, 모자 홍콩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차곡차곡 가방에 넣었다.

홍콩행이라 사전에 필요한 핸드폰 데이터 로밍, 홍콩돈 환전, 해관에 제출하여야 필요한 건강서류 등을 미리 준비하였다.

출발하는 마침 석가모니 탄생일로 홍콩 3 휴무여서 심천 뤄후해관 경과 인산인해를 이룰까봐 조금은 걱정했는데 아침 일찍 출발해서인지 다행이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건강서류 검사와 두번에 걸치는 홍콩통행증 검사를 거치고 마지막 가방 검사 대기 행렬 나만 혼자 출구로 나가라고 해서 처음 몇초 잠깐 어리둥절했다가 나만의 무검사 행운의 택임을 알고 흐뭇한 마음으로 바로 출구로 향했다. 코로나 2 유행이 시작되고 있어 얼굴에 검은 마스크까지 착용하였는데 처음 보는 나를 한눈에 믿어주었다는 마음이 너무나 고마웠다.

지하철 탑승은 입구에서 알리페이(支付宝) 스캔이 가능하였다. 반시간 대학역에서 출구를 나오니 두층으로 알락달락한 이쁜 색상의 광고를 붙인 공공뻐스며 번자체와 영문으로 길거리 표지판이 진짜로 홍콩에 왔음을 실감해주고 있었다. 지체할세라 바로 말리호경 2구간 시작점인 만익저수지(万宜水库) 향하는 푸른색 택시를 탔다.

달리는 차창밖으로 낯선 풍경 하나 하나가 빠르게 다가왔다가 인츰 뒤로 멀어져간다. 핸드폰에 저장된 국내외 번호만도 600개를 훨씬 넘었으니 많은 시간들 수많은 인연들과 스치면서 흐르듯 순리대로 지내왔다.

홍콩은 좌측 운행으로 운전 좌석이 오른쪽에 있고 좌측으로 차들이 질주하고 있다. 대륙과는 판이한 상황이 도로에서 연출되고 있어 적응이 다소 안되는 느낌이었다.

만익저수지 윤곽이 차창밖으로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끝내 한시간만에 만익저수지 동쪽땜에 도착하였다. 세계상에서 유일하게 바다가에 건설한 2m3 용량의 인공저수지, 기다란 방파제와 바다를 향한 한켠에 수많은 닻모양의 커다란 돌들이 촘촘하게 땜을 보호하게끔 쌓여있어 어디에서 없는 특이한 풍경으로 다가오면서 인간의 힘이란 참으로 무궁무진함을 느꼈다.

유유히 흘러가는 흰구름 아래로 쪽빛 물감을 풀어놓은듯한 저수지의 매력에 빠져 자리를 뜨기 아쉬웠지만 더욱 멋진 풍경들이 앞에서 손짓하는것만 같아 발걸음을 돌렸다.

초입은 세멘트길로 평탄한 길이어서 자박자박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천천히 나만의 절주에 맞춘다. 앞섰다고 교만할 필요 없고 뒤떨어졌다고 낙심할 필요 또한 없다. 어차피 홀로 왔다 홀로 가는 인생, 자기만의 주파수대로 살아가면 된다.

쥬라기 시대에 화산 폭발로 인해 밭고랑같이 수직으로 형성된 그림벽화같은 바위기둥을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노라니 귀신의 도끼로 만든 경이로운 경지의 뜻인귀부신공(鬼斧神工)” 이라는 단어를 머리에 떠올리면서 세계지질공원으로 명명받은 이유를 알게 같다.

계단과 흙길들을 오르내리면서 얼마 안되어 바로 낭가만(浪茄湾) 바다가 도착하였다. 간만에 촐랑촐랑 넘실대는 파도를 바라보며 희고 보드러운 모래가 발바닥에 닿는 순간 오랜만에 애틋하게 기다리던  사람을 만난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밀물과 썰물과 술래놀이를 하느라니 달린 것이 많은 삶이 가벼워진다.

계속하여 서완산(西湾山)으로 향했다. 해발 314메터 높이이기에 식은죽 먹기로 오를 있을 같다.  35도의 날씨라 돌부리에 차이고 땀이 줄줄 흘러 옷이 흠뻑 젖어들었지만 흙길, 계곡물이 조잘조잘 흘러가는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념자꽃, 이름모를 풀과 눈빛을 주고 받으며 산허리를 돌면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대자연에 취하다보니 서완산에 오르기까지 별로 힘든줄 몰랐다.

서완산에 오르니 바다가가 한눈에 안겨온다. 대륙의 바다에서 전혀 느낄 없었던 푸르른 바다이다. 보고 보고 보아도 자꾸만 바라보고 싶은 바다다. 바다를 마주 향해 정자에서 포도를 입에 넣느라니 산과 바다가 주는 고마움에 유달리 새콤달콤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 편한 세상을 갈망했고, 많이 소유하려고 했고, 안주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자신을 되돌아본다. 묵묵히 정자에 앉아서 휴식하면서 마음을 모아 신들메를 매고 천천히 일어섰다.

이곳 길들은 넓다랗게 자연 원래의 상태를 보존하면서 편하게 걸을 있도록 닦아놓은 흙길이나 세멘트 길로 초보자도 얼마든지 거뜬히 소화해 있는 길이다. 나무 밑에서 새김질하는 소들을 이곳저곳에서 바라볼 있다. 서완 바다가에서 돛대를 배들이 유표하게 떠서 유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캠핑하러 텐트가 보인다. 텐트 치고 샤브샤브를 끓여먹으면 어느 고급스럽고 호화스러운 곳에서 먹는 샤브샤브보다 세상 별미일 같다. 때로는 밤이면 멧돼지가 출몰하는데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지만 음식만은 싹쓸이하기에 음식만은 절대로 보관 잘하여야 한다. 서완촌 집들은 비교적 후진 느낌이 드는 마을이다. 배로 물이며 필요한 음식을 운반해서 팔고 있었다. 그늘진 곳을 찾아 점심을 먹고 휴식도 하면서 함전완(咸田湾) 바다가까지 걸을 힘을 충전하였다.

산에 오르면서 드넓은 푸르른 바다가 시야에 안겨온다. 환경보호가 되어 있어 가까이서 보면 바다 밑바닥까지 들여다보이는 원인으로 홍콩의 바다가 대륙의 바다보다 멀리에서 보면 푸르른 것인지 모르겠다. 바다가, 저수지 사이로 산길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있는 산길을 걷느라면 바다의 푸르름에 혼신이 녹아들어 자연의 아름다움만 느낄수 있는 순수한 자신만의 시간들임을 느낀다. 생애 처음으로 접하는 최고로 아름다운 밀리호경의 바다들, 멀리 몽환같은 안개속 아래로 보이는 산이며 푸르른 바다, 대자연이 너무 아름다워 영원히 순간에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갈마들었다.

함전완 바다가에서 잠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했다. 적경(赤径)까지의 구간은 나무속 숲길뿐으로 경사도가 심한 구간들이 많았지만 나무그늘 길을 걸을수가 있어 비교적 쾌적하였다. 길옆의 무성한 나무들에 많은 덤불들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우리 인생숲도 가시덤불을 함께 품고 있어야 균형을 유지할 있는 것으로 아픔도 슬픔도 외로움도 고독도, 사랑도 기쁨도 환희도 삶의 필요한 선물로 주어진 오늘을 사랑하고 포옹할 있음에 고마웠다.

밀리호경에서는 500메터 구간마다 M030, M031처럼 표기가 되어있어 절대로 길을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산행 애호가들이 나무에 달아매놓은 도로표지를 별로 수가 없었다. 커다란 표기판이 안내를 해주고 있었기에 이미 얼마나 걸어왔고 아직 남은 길이 얼마인지 수가 있었다. 새끼발가락이 조금 아팠지만 쉬지 않고 끊임없이 걸어 오후 4시에  2구간 종점이 북담오(北潭凹) 도착하였다.

시작은 있지만 종점이 언제인지 없는 인생길, 살아온 것이 아니라 살아져 왔던 많은 시간들, 삶을 즐길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게 같으니 시간이 빨리 흘러감을 느낀다. 10대는 10 속도로, 20대는 20 속도로, 30대는 30 속도로 이렇게 시간은 중력에 의해 자유 낙하하는 물건에 가속도가 생기는 것처럼 인생에도 똑같이 가속도가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남은 삶의 순간순간이 더없이 소중함을 느낀다.

당신이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토록 기다리던 날입니다.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미리 밀리호경에 관해 사전 공부하면서, 여섯시간반 동안 별로 힘든 모르고  여섯개의 산을 오르내리면서 아름다운 대자연에 파묻혀 자신을 돌아보았던 시간들, 인생도화지에 이쁜 한페이지를 그릴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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