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파릇파릇, 햇살이 행복하게 비추는  아침이다. 연두빛으로 옮겨간 나무잎은 싱그러운데 꽃향기 봄향기는 떠나갔다. 간병인의 봄도 갔을까?

정부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고한 것 같다. 중국동포만 고용하는 간병인 제도도 바꾸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가 성공한다면 외국인 간병인 도입도 시간문제이다.

간병인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사겠다는 정부와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의 뜻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거기에 더 많은 이익을 남기려는 업주로서는 최저임금만 줘도 되는 외국인 간병인을 더 선호할 것이며 싼 인건비로 우선 요양병원 공동간병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간병인 도입은 성사될 확률이 높은 일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등에서 간병인력을 꾸준히 데려왔다. 현지에서 몇개월 교육과 훈련 및 일본어 회화교육을 시킨후 비자를 발급해주고 일본에서의 간병인 취업을 허용해주고 있다. 한국도 이를 따라서 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보아 이 방법이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젊고 고등교육과 전문교육을 받은 인력으로 지금의 고령화된 간병인력을 대체할 것 같아 보인다.

현재 중한관계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 동포간병인들의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붙는 불에 기름붓기로 되어 간다. 대전 환자 폭행사건, 환자의 항문에 디매트를 잘라 넣은 사건, 며칠 전에 있은 간병인이 먹여 주는 밥을 먹던  환자가 밥알이 목에 걸려 질식사한 사건들은 전국민의 분노를 불러왔으며 동포간병인들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다. 우리 간병사들도 격분해하는 이런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범죄가 동포간병인에게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유감스럽고 부끄로운 일이다. 소수 사람들 때문에 동포간병인 전체가 공분의 상대가 되었고 비난받고 폄하받고 있다. 동포간병인들은 말은 통하지만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는다.

연하장애가 있는 환자는 식사나 물마실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간병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임에도 환자의 질식사가 발생했다는 것은 결코 이외의 사고가 아니다. 사건의 당사자들은 모두 법적 구속을 면치 못하고 법의 심판을 받았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도 용서할 수 없거니와 돈벌겠다는 욕심 하나로 타국에 와서 감옥행이 웬말이냐? 이는 전체 간병인들에게 울린 경종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간병은 허드레일이나하는 직업이 아니라 높은 책임성과 전문성을 가져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것을 명기해야겠다.

이런저런 이유로 간병인에 대한 보호자 불만이 급증하고 간병인의 전문성 확보와 외국인 도입이 시급하다고 한다. 한 국회의원은 "국내간병이 조선족이 독점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간병의 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간병분야에 외국인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간병실태와 어긋나고 편견적인 논리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불만과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미리  대비해야 한다.

동포들이 많이 종사하는 병원 간병외에 돌봄에는 요양보호사와 장애인 활동지원사도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되기 위한 조건은 간단하다. 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발급 받으면 된다. 요양보호사 자격시험도 올해부터는 상시 시험으로 바뀌어  전국 9개 시험센터에서 언제든지 원하는 날짜에 시험을 치를 수 있게끔 되었다. 다만 요양보호사는 240시간 표준교육과정을 이수 받아야 하며 국가에서 제정한 시험에 합격되어야 한다.

코로나시대 간병인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부 못난 간병인들이 갑질을 하던 시기는 이미 끝났다.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대비하여 동포간병인들은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장애인활동지원사 수료증을 따놓는 것이 현명하다. 요양보호사나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전환하면 일자리 잃을 걱정은 없을 것이다. 외국인 간병인이 도입되면 전처럼 동포간병인이 불사의  존재처럼 끊임없이 교체 가능한 존재로 전락되어 오직 일하는 몸으로 복종하기만 요구받고 추호의 항변이나 불만을 표출할 수도 항의 할 권리도 없게 될 것이다. 간호사나, 환자, 보호자의 털끝만한 투서만 있어도 통보도 없이 해고당하여야 했던 시절로 돌아가게 될 것이며 간병인이 맘에  안들면 언제든지 해고만 하면 우리말로 짤리면, 그 빈자리는 다른 간병인이 협회로부터 소개받아 채워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과거 아팠던 간병인취업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실 간병문제로 인한 환자 피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간병일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맞기는 하지만 현재 간병인 엄무에 대한 지시가 명확하지 못하며 간호사가 간병인에게 위임 가능한 업무기준이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 요양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해야하는 의료행위를 간호조무사가 대체하고 있는데 이 또한 사회의 중시를 일으켜야할 문제이다. 간병질을 제고하려면 우선 간병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간병사의 의무, 책임, 권리를 표준화된 지침과 제도를 만들기전에 간병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장시간 일해도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방치하고 외국인 노동력으로  인력부족을 충당하는 방식은 간병체제 개선과 간병질 개선에는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다.

외국인 간병인 도입은 여러가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낮아져 간병노동자를 하대하는 상황이 되살아 날까 우려된다. 간병인이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게 해야 간병받는 환자들도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간병이 사회에 꼭 필요한 부분인 만큼 일방적으로 동포간병인들만 문제시 하는 시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동포간병인들은 간병의 전문지식과 자신의 소질을 높이기에 노력하고 좋은 간병인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자질을 높혀야 하며 여러 자격증을 소지하여 외국인 도입에 대비해야 한다.       

김선숙 프로필 

연변위생학교 간호학과 졸업. 간호사로 퇴직 후 2010년부터 한국에서 간병일에 종사, 연변여성 , 문화시대, 노인세계, 조글로, 동북아신문 등에 수필 다수 발표.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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