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거울   

보듬어 사는 동안 만남이 먼저더냐
허물을 헤아리며 수시로 발라주어
아무렴 파헤쳐 본들 망가버린 삶이라

2.의자

태어난 그 날부터 먹어 온 마음인데
내 어찌 앵돌아져 섬기기를 마다하랴
네 다리 한골로 흘러 지켜가는 향심이

3.옷걸이

옷 있고 걸이 나고 홀로라면 어디 쓰랴
서로가 아쉬운 줄 진작에 알았으니
튕기고 뻐기지 마오  너와 나는 한 가족

4.지팡이

가까이 지킨 세월 그림자에 그림자다
한 몸이 가는 세월 그를 두고 또 뭣이랴
세상길 홀로 없으리 잡고 끌어 가거니

5.밭

한 뙈기 心田에다 님의 모습 심어 두고
봄가을 가꿔가는 사랑의 농군되여
은하수 총총한 밤을 아롱다롱 엮으리

6.할미꽃 

무슨 꽃 못 되여서 곱사등 꽃이라니
백두옹 전설 안고 유월은 또 찾아와
자주빛 언덕 위에는 옛이야기 들려오네

7.비

허공에 물꽃 피어 하늘 땅 입맞추고
춤추는 산천초목 수채화 펼쳐 주네
저만치 흘러 가는 물 내 가슴이 후련해

8.아침 파도

금빛이 쏟아지니 떠난 님 오시려나
흔들린 먼 햇살이 물결에 춤을 추니
비단필 속살 감으며 행복의 문 여누나

9.가을 비 

허공에 잔 주름이 선율에 물결치고
홀 벗은 버들가지 반달에 몸을 씻어
흥겨운 단풍 속삭임 한몸되여 내린다

10.바다

바워에 드러누워 밤 낮을 씻고 씻어
사계절 변함없이 순수한 마음 품고
긴 세월 물결에 잠겨 늙을 줄을 몰라라

11.호미 

쇠 되여 단단한 몸 어느새 허리 굽혀 
밭고랑 포기마다 가려움 끍어주니
한생에 숙여진 고개 고쳐 갈 줄 몰라라

12.황소의 운명

솔직히 죽을 날을 아는지 모르는지
들판이 고향인줄 착각한는 모양이지
걷는 길 걸음마다가 발굽 접을 날인걸

13.어깨

내 삶에 언덕 하나 바람막이 되여 주니
태산을 업은 기세 무엇이 두려울까
한없이 작아 지는 몸 옹벽아래 평화여

14.나이 

뜬구름 잡으려고 허둥대던 지난날들
어느덧 세월 따라 강물처럼 흘렀으니
애틋한 그리움들이 주름살로 남구나

15.다듬이질 

평생을 두드려도 주름 말고 뭣이더냐
여인네 젊은 날은 리듬 속에 스러지고
머얼리 사라진 세월 여운만이 남았네

리영해 프로필

 아호: 옥광(玉光)
* 90년대 초부터 {율시-중국어},{칠언 절구}창작.
* 수년간 {율시, 칠언 절구} 전국 여려 책,신문, 잡지에 발표
* 연변시사협회 고문-- {延边诗词协会 顾问 }
* 연변작가협회 회원.  연변시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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