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금화 약력 

1964년 출생
중국 조선족시몽문학회 회원.
흑룡강신문 신인문학상, 흑룡강 소수민족문학상 등 수상 다수.
동시집 <개구리 셈세기 하다> 출간.
 

 

 

얼룩


설익은 아침이 부엌에서 싹터오른다  
베일 벗겨 가방에 집어넣고
아궁이에 하늘 구겨 넣으면
수집은 시간, 메모의 덧걸이에 
이슬로 아롱져있다
바람의 동네 놀빛마다 볼이 붉는다 

 

굴뚝


하루의 시작이 허리 잡고 흔적에 깃 편다
기억 덮어주는 안스러움, 구름 따라
약조 치켜든 솟대들 호수 
사념의 뿌리가 기다림에 못 박고 서있다  

 

고독 한술 떠먹으면 


한숨 싹트는 맥박소리에
별이 내려 앉는다
잘 개어진 속성으로
돌아앉은 돌부처 
생각 곧게 세워
숙명 받쳐 올릴 때 
어둠 너머 
산해진미가 
적막에 무늬 수놓아간다
민머리 사잇길엔
간질임… 
향기처럼
빛으로 꽃잎 터치해 간다 

 

낙서


치맛자락 들어 올린 업그레이드 한 소절
발자국에 집념 새겨 넣는다 
고요 각색해가는 저널 변두리 
팸플릿 상단에 
비천(飛天)의 깃발 나부끼고 있다 
꿀밤 안기는 바람의 쏠로, 
그 그림자에도 꾸러기는 애꿎은 시간이 된다

 

건넘길


주름진 강에 무성한 눈동자들
흰 김 내뿜는 그릇마다 
찰방이는 집념의 미소 
억새의 씨앗에 점 박혀있다
돌고 도는 연륜사이
줄지어 선 잎새들
하나 둘 명암 찾아가는데 
실각의 아픔 너머 
자하문(紫霞門)… 
독경소리가 여운안고 달린다

 

뿌리


시간의 용량이 생각 측정하는
루머를 아롱지게 한다
망울진 햇살의 팔목에 발아(發芽) 
길들이는 이슬의 촉각

어둠이 지구를 그러안 듯 
눈뜬 기억의 이랑에 
아픔 갈아 번진 모질음으로 
여울의 강당 노크해본다

햇살은 땅속 깊이 헤엄치고 
봄 끌어올리는 소리가 
계단 밑에서 추억 골라두고 있다
고독의 장막 밖에선…

적막도 
늘 그림자에 눈꽃 비벼 쥐고 있다

 

일상


누드가 점프하고 있다
엎질러진 생각들이 
돌아눕는 비명
옷섶에 적어넣고 있다 

하루가 
입가의 사치를 망각한다
캡쳐의 즐거움이 

매암 매암… 
햇빛세례에 투명함으로 

별빛 공간 열어간다
나들목 각인되어있다 

 

메뉴


술 절은 분주함 어둠 삼키고
상담의 항아리 굽 빠진 사연 
고드름으로 날 세우고 있다

돼지, 소, 닭, 물고기…
신음소리가 가격대 기준치
올렸다 내렸다 한다

과일난전 색상한 표정처럼 
흔적들이 이병 저병에 꽂히어
향기 녹아들고 있다

떨리는 손이 빈약한 일상, 
일상의 허리 감아쥐고 있다 

 

비 오는 날의 단상


초경 빗질하는 떨림은 
눈물의 촉감 세워두고
힘살마다
숨결 적어둔다면 
이슬의 단면 투영하는
사랑은 
토막 난 그리움 
보듬어갈 것이다 
점선의 연장 그 위에
밀집된 들녘
흐느낌마다
메아리의 지평 
추억으로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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