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한동포문인협회 迪卡詩 분과 [제49호]

 

키스

담 넘어
밝은 세상 한껏 안을 수 없는
음지의 한(恨) 

어느
뒷골목 사랑

 


 

<시작노트>

이영매 프로필: [시와 편견] 2021년 여름호 디카시등단.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산동성 연태시 기타음악협회 부회장. 동인지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등 다수 공저.
이영매 프로필: [시와 편견] 2021년 여름호 디카시등단.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산동성 연태시 기타음악협회 부회장. 동인지 [고흐가 귀를 자른 이유]등 다수 공저.

암암리에 존재하고 있는 남녀 관계, 숨기고자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도 사랑일까? 딱히 알 수 없지만 일단 뒷골목 사랑이라고 마무리 지었다.

 


 

<평설> 

이준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중국동포디카시연구회(지부) 회원.
이준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중국동포디카시연구회(지부) 회원.

햇빛 밝은 양지쪽을 등진 어둑한 곳 석재 조형물이 두 사람의 키스 직전을 연상하게 한다. 작자는 기묘한 피사체를 영상으로 포착하여 ‘밝은 세상 한껏 안을 수 없는’  ‘뒷골목 사랑’이라고 언술하고 있다.
 
가난한 선비 양산백과 부잣집 아가씨 축영대의 사랑, 원수 가문 청춘 남녀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사대부 집안 귀공자 이몽룡과 기녀의 딸 성춘향의 사랑 이 모두 ‘뒷골목 사랑’ 이었다. 이들의 사랑은 그들이 처했던 시기의 관습 윤리 등에 어긋나는 사랑으로서 드러내기 주저되는,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이었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이들의 사랑은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키스>하면 동명의 그림 한 점이 떠오른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이다. 세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그림은 아니지만 관능적인 그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키스>이다.
 
아르누보 대표적 화가 클림트는 창작 생애의 황금 시기, 신화 중 인물, 모델 및 초상화를 부탁하는 귀부인들과 은밀한 관계까지 가지면서, 캔버스에 여인들의 에로틱한 모습을 금장식을 입혀가며 상징적 기법으로 화려하게 표현함으로써 독보적인 자신만의 화풍을 형성해 갔다. 그 과정에 한 여인과는 플라토닉 사랑을 유지한다. 에밀리 플뢰게란 여인이다. <키스>는 곁을 떠났던 에밀리를 다시 클림트에게로 돌아오게 했다는 그림이기도 하다. 에밀리는 클림트의 임종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클림트가 사망한 뒤 번거롭고 껄끄러운 일들을 맡아 마무리해 준 여인이다.
 
인간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고통과 모순을 안겨주기도 하는 것이 성이다. 사랑만큼 위대한 것은 없지만 사랑만큼 위태로운 것도 없다. 성과 사랑이 일치되는 이상적인 남녀 관계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뒷골목 사랑’을 어찌 한마디로 사랑이다 아니다로 단언할 수 있으랴. 단, 현재 진행 중인 자신과 그 누군가와의 ‘사랑’이 지고지순한지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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