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순 작가의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 단평

조영갑 대학교수⦁수필가⦁시인⦁평론가

“우리를 흔들고 동요시키는 것이 인생이요, 우리를 안정시키며 확립해 주는 것이 문학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류재순 작가의 산문집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는 어렸을 때 꿈을 키웠던 중국 고향을 떠나 낯선 세상 한국 생활에 적응하며 체험했던 흔들림과 동요를 문학으로 승화시켜 향기 나는 삶을 담았다.

류재순 작가는 중국 길림성에서 출생하여, 국가급 중국 작가협회 회원으로 서란시 문화관에서 공직을 수행하면서 조선족 문학창작 활동을 주도하며 발전시켜왔다.

한국에 귀화 후 재한동포문인협회 2대 회장으로 3년 가까이 활동하다가 현재는 재한동포문인협회 명예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 공무원 문인협회 이사, 아태 문화예술연합회 수석부회장, 한국예술 평론가협회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송화호의 푸른 물』, 『여인들의 마음』, 『홀리워 가는 처녀』 등 활발한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주요 수상 경력은 설원컵 소설대상, 도쿄 세계조선족 문화축제에서 공로상, 한국문예 수필 문학 대상 등을 받아 중견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표한 류재순 작가의 늦가을의 어느 날 오후, 아무 색깔도 없이 윤곽만 지탱하고 있는 『하얀 무지개』를 보았다. 

중국 고향에서 유년 시절에 일곱 색깔의 꿈이 가득히 실린 무지개가 아니라 낯선 한국 땅에서 인생길은 어려웠고, 삶의 흔적은 깊어져 아무 색깔도 없는 윤곽만 지탱하고 있는 하얀 무지개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작가는 좌절하지 않고 삶 속에 문학을 통해서 새로운 일곱 색깔의 무지개를 일궈 나간 것이다. 

그것은 문학에 옹달샘 모래알 같은 소망들을 끌어 올려 꿈을 이룬 것이다. 문학은 허구이고 상상력이라고 말하지만, 작가는 세린하 강변 유년 시절의 꿈과 고향의 향기를 소환하여 존재와 존재의 뜨거운 만남으로 삶의 보람을 찾고 새로운 무지개 꿈을 꽃피워 가고 있다.

『나의 사춘기』 작품은 해학적으로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묘사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성에 대한 관심을 끌게 되고, 춘정을 느끼는 사춘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작가는 아버지가 전쟁터로 떠났던 그해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그런데 열한 살의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할아버지 앞에서 창피한 줄도 모르고 요강에 앉은 할머니 엉덩이를 보고 받은 작은 충격… 열다섯 살에 연애편지를 받고 느끼는 당혹감과 가느다란 분홍빛 마음… 그뿐만 아니었다. 지금은 고급화된 생리대이지만, 작가의 사춘기 시절에는 대단히 부실했던 생리대 이야기의 추억담이 재미있게 직설법으로 잘 묘사되었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편은 작가가 가고 싶고, 머물고 싶었던 지역을 찾아 마음껏 여행하면서 보고 느낌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인간은 날 때부터 자유인이지만, 삶의 여정에서 환경과 조건의 쇠사슬에 매여 결코 자유스럽지 못한 시절이 있다. 그렇지만 작가는 역사가 있는 곳, 자연이 숨 쉰 곳 등 여행을 통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자유를 찾는 것이다. 어쩜 작가는 여행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다시 음미하고, 삶의 맛을 되새김질하며 멋있는 황혼 길에서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리라… 그래서 우둔한 사람은 방황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여행하며 길을 찾는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류재순 작가의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를 읽으면서, 작가의 삶과 인생의 깊이를 보게 된다. “이 가슴에 작은 쪽배 하나 띄워 사색을 싣고 흘러가고 있을 때 헐벗은 가을 나무에 무성했던 꿈들이 떨어져 나가네.” 등은 감성적이고 시적인 이미지로 아주 잘 형상화된 작품들이다. 

오래된 인생길에서, 섬세한 감성과 다양하고 풍부한 인생 경험,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진국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 작은 옹알이 같은 삶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창작적인 언어에서 문학성은 삶의 안정과 행복을 알게 했다. 
류재순 작가의 좋은 작품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 는 많은 독자에게 인생의 발견과 깨달음으로 전해질 것이다.

『칵테일은 어떤 맛일까?』 산문집 발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조용갑 프로필

수필가·시인·대학교수. 「한국수필」 수필 신인상, 「한국전쟁문학」 시 신인상,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수필창작 지도교수, 서울대교구 가톨릭 영 시니어 아카데미 행복한 수필쓰기 지도교수, 서울 송파구, 서울 강동구 행복한 수필쓰기 지도교수, 국보 수필문학대학원 지도교수, 서울은평보훈문학대학 수필/시 지도교수, 서울도봉문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계간문예 이사다. 한국문학신문 문학상, 한국전쟁 문학상, 계간문예 문학상, 서울도봉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 명인대전 수필부문 명인대상(제16회,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사랑의 덫에 걸린 행복』(시집), 『삶의 향기』(수필집), 『행복한 수필 쓰기』(정목일·조영갑 공저), 『사랑이 흐르는 삶』(명동에세이클럽 작가 공저) 외 다수가 있다. 국방대학교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교환교수, 대진대학교 교수, 정책학 박사, 육군 대령, 국방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등을 역임했고 대한민국 보국훈장,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학술저서로 『국가안보론』, 『국가위기관리론』, 『전쟁사』, 『민군관계론』, 『현대무기체계론』, 『국방심리전략과 리더십』 외 다수가 있다. TV, 라디오 방송의 정책토론 및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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