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교육환경이 취약한 일본지역 동포청소년을 대상으로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주최한 ‘2023 차세대동포 한국어 집중캠프’에 도쿄샘물학교 학생 17명이 참가하였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 6일부터 15일까지 9박 10일간 ‘2023 차세대동포 한국어집중캠프’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렸다. 한국어 집중캠프에서는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별 수업은 물론 전통악기와 화폐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한국어 배우기, 초등학교 방문과 K-급식 체험, 한글박물관, 어린이 과학관 방문, 한복 입고 경복궁 가기, 그리고 잠실 롯데월드 탐방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그룹 프로젝트에서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각 지역에서 모인 친구들과 어울려 아름다운 우정을 다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전 과정을 통해 한국어 만이 아닌 한국을 느끼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8월 6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떠나는 캠프 참가자들이 하네다 공항에 모였다. 많은 어린이들은 어쩌면 부모님 품을 떠나 지내는 가장 긴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부모님과 떨어져 처음으로 떠나는 먼길이라 학부모님들은 걱정도 되었지만 샘물학교 전정선 교장선생님과 이미영 선생님도 함께라서 조금은 안심하며 떠나보낼 수 있었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외국어대학 캠프 운영팀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간단히 기념촬영을 하고 준비한 차에 올라 한국어 캠프가 마련된 외국어 대학에 도착했다. 다들 서먹한 표정으로 한국외국어대학에서 준비한 물건들을 받아가지고 각자 배정받은 방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입소식을 하고 반 배정을 위한 테스트가 있었다. 한글 수준에 따라 6~8명씩 하나의 반으로 하여 총 10개반을 만들어졌다. 

  재미있는 태권도체조시간
  재미있는 태권도체조시간

캠프의 첫 시작은 태권도로 체조하기였다. 아침 일찍 눈을 비비며 각 반 별로 모여 강당으로 이동하여 태권도 동작으로 아침 운동을 했다. 아침은 교실에서 각 반 선생님들과 같이 먹었고 이어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한국어가 능숙한 반이 있는가 하면 한국어가 아직 서툴러 일본어를 매개로 하여 수업을 하는 반도 있었다. 그래도 하루하루 지나면서 교실 활동을 통해 한국어도 익히고 친구들과 친해져 장난도 치면서 꽉 찬 캠프의 하루하루를 보냈다.

화랑초등학교에서 현지어린이들과 함께 급식시간
화랑초등학교에서 현지어린이들과 함께 급식시간

  캠프 2일째 되는 날 화랑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방학 중이지만 방학 중 활동을 하는 학생들과 만날 수 있었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아이들도 있었고, 관현악단 연습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여름성경학교(기독교계 학교라 부설 교회의 여름 행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기다리던 한국 초등학교 급식을 다 같이 먹었다. 일본과는 다른 학교 급식 풍경이었다. 식당에서 친구들과 다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메뉴도 아주 훌륭했다. 

어린이 과학관과 한글 박물관에서.
어린이 과학관과 한글 박물관에서.

어린이 과학관에서는 천체 광경을 관람하는 시간도 있었고 갖가지 놀이를 통해 과학을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한글 박물관에서는 한글에 관한 많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세종대왕의 도장(옥새)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롯데월드에서 다함께
롯데월드에서 다함께

통인시장에서는 엽전(1만원=엽전 20개)을 가지고 각자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도시락에 담아 점심으로 먹었는데 참으로 특이하고 인상적이었다. 또 아이들이 가장 기대하던 롯데월드 방문이 있었다.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고 반 별로 롯데월드에 입장하여 5시간 정도 보고 싶은 것, 타고 싶은 것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혼자 움직인 어린이도 있었고 그러다가 도중에 만나 무리가 되기도 하고 처음부터 무리를 지어 탈 것들을 예약해 알차게 시간을 보낸 어린이들도 있었다. 맛있는 것을 사먹기도 하고 일본에서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선물을 사기도 했다. 

 

민족악기 체험도 하고 김밥과 화채도 만들어 먹고 시장체험도 해보기                       
민족악기 체험도 하고 김밥과 화채도 만들어 먹고 시장체험도 해보기                       

마트에 가는 체험도 했고 나만의 기념품 만들기도 했으며, 학습 시간에 모범이 되거나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하면 선생님들이 준 스티커(스티커 화폐 역할을 함)로 진짜 물건을 사는 시장놀이를 하기도 했다. 요리로 배우는 한국어 시간에는 앞치마를 입고 비닐장갑을 끼고 각자 김밥을 만들어 저녁으로 먹었고 수박 화채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캠프 마지막 날인 14일 국제회의실에서 폐회식이 있었다. 식이 모두 끝나고 각 반 장기자랑 시간이 있었다. 반 별로 선보인 장기자랑에는 춤을 준비한 반도 있었고 수화를 준비한 팀도 있었으며 연극 형식으로 강의를 한 반, 문제를 내어 답을 맞추게 하는 팀도 있었다. 폐회식이 끝나고 본관 13층에 마련된 연회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만찬에 걸맞는 음식과 음료, 과일이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코로나 병문안을 온 교장선생님과 기념촬영 및 수료식
코로나 병문안을 온 교장선생님과 기념촬영 및 수료식

내일이면 떠난다는 생각에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도 있었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삼삼오오 모여 왁자지껄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길게 느껴지던 시간이 어느새 다 지나고 내일이면 친구들과 이별을 해야 한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각지에서 모이다 보니 태풍의 영향에 따라서는 출발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결국 나고야 팀은 결항이 결정되어 한국에 며칠 더 체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오사카 팀은 출발이 지연되었고 도쿄 팀만 예정대로 출발할 수 있었다. 캠프 중간 즈음에 두 어린이가 안타깝게도 코로나에 감염되어 외부 행사를 즐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꿋꿋이 이겨나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고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통해 한층 성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네다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도쿄팀
하네다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도쿄팀

전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부모님들이 기다리는 공항에 도착했다.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불안한 마음을 안고 떠났던 이번 캠프였는데, 샘물학교 어린이들은 선생님들과의 수업에서만 배웠던 한국어를 생활 속에서 직접 써봤으며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여러 체험을 하면서 한국을 조금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민족의 정체성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알게 되었고 각지에서 참가한 같은 민족의 학생들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돌아와서도 같은 반 친구들과 연락하며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어린이들도 있다고 한다. 일상 속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기회가 늘어나길 바라고 한글학교를 통해서 우리말을 배우기를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마련해주신 샘물학교와 재외동포센터에도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글: 신은화 / 사진: 한국외국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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