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신문=글 이화춘/사진 연변패밀리그룹] 여러 재한동포단체들과 많은 중국동포들이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노숙자 할아버지 한분을 도와 고향으로 돌려보내드린 미담이 감동을 담아 재한동포사회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

무더위에 노숙하는 박씨 할아버지
무더위에 노숙하는 박씨 할아버지

여느 해보다 찜통 더위에 고생한 지난 7월 초, 박송주 회장 (연변패밀리그룹 회장, 전국동포총연합 애심회 회장 겸임)은 최춘매( “심술이네” 사장) 회원으로부터 어떤 연세 드신 조선족 할아버지 한 분이 몇 달째 노숙하면서 유랑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박회장은 지체없이 노숙자 할아버지 찾기에 나서 연 며칠이나 제보 지역을 샅샅이 누볐지만 워낙 정처없이 떠도는 분인지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수일이 지나 거의 가망이 없어 포기하려는 시점에 박리화 회원으로부터 2차 제보를 받았다. 이번엔 다행히 한 교회 주차장에서 할아버지를 찾았다. 상황을 알려고 대화를 시도했는데 할아버지는 귀가 어두운데다가 보청기를 분실해서 거의 듣지 못하는 상태였다. 겨우 종이에 글을 써가면서 소통을 했는데 알고보니 할아버지(박씨, 연변 화룡시 동성 사람)는 금년 5월에 딸을 찾아서 한국에 왔는데 딸이 알고 있던 주소지에서 이미 이사를 떠난 뒤였고, 연락도 전혀 안되는 상황이라 도무지 찾을 길 없어 공원에서 노숙을 시작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지갑, 여권 등 소지품까지 소매치기 당했다는 것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면서 두달 넘어 노숙자 신세 되어 고생한다는 사연을 들은 박회장은 가슴이 뭉클했다. 

글을 써가며 소통하는 신연옥 목사
글을 써가며 소통하는 신연옥 목사

박회장은 어떻게든 자녀를 찾아 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주변 인맥 총동원하고 SNS등 온라인을 통해 수일간 온갖 노력을 다 했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말았다. 박씨 할아버지도 이젠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만 있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했다. 박회장은 먼저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여권을 발급 받아, 돌아가는 티켓을 구매하여 돌려보내야겠다는 디테일 한 계획을 세우고 한국, 중국에 있는 동포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5월에도 조선족 노숙자 한 분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등 많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일에 앞장 섰던 단체장이었기에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동참했다.

먼저 일전에 여러 사연으로 불법체류 중에 물로 배를 채우는 어려움에 허덕이는 젊은 청년을 도와준 일이 있었는데 그 청년이 은공을 갚겠다면서 할아버지를 자기네 집에 모셔도 좋다고 했다. 또 장성 회장 (재한동포청년연합회)이 중국주대한민국대사관 왕영사 등 관계자를 통해 여행증 발급에 도움을 주겠다고 선뜻 나섰다.

귀국하기까지는 또 여러 사연들이 있었다. 특히 할아버지가  “집“ 나가서 돌아오지 않은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 때마다 박회장은 야간 배달을 하고 피곤한 몸을 끌고 온 동네를 찾아다녔는데, 고생한 덕분에 번마다 찾아내서 참 다행이었다. 이제 귀국 며칠밖에 안 남은 어느날, 할아버지는 또 사라졌다.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로 또 많은 동포들과 더불어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정왕동 한 한국인의 집에서 찾았다. 집 주인은 이 더운 날씨에 헤매도는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불쌍히 여겨 꼬박 3일째 집에서 모시게 되었다고 얘기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노숙하는 기간 한달 넘게 식사를 챙겨준 시화교회(대한예수교 침례회) 신연옥 목사 비롯한 교우님들, 냄새 나는 머리를 컷팅에 염색까지 해준 헤어6일 사장, 불쌍하다며 수차례 식사를 대접한 마루밴밴 사장, 캐리어에 택시비까지 기부해준 심술이네 사장 또 빵, 우유 챙겨준 GS편의점 사장 등 고마운 분들이 일일이 기재 못할 만큼 많았다. 

그외 같은 고향이라며 이름 밝히길 원치 않으며 익명으로 귀국 티켓을 끊어 준 사람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여행증이 발급되었다. 귀국을 앞두고 할아버지는 어쩌면 이번 생에 한국에는 두번 다시 못 올수도 있다면서 고마운 분들에게 인사 드리고 싶어했다. 그래서 박회장은 바쁜 중에도 짬짬이 시간 내서 교회 , 음식점 , 편의점 등을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그동안 도움 주신 분들께 인사를 드릴수 있게 안내 했고, 기부금으로 할아버지 보청기도 해드리고, 마지막으로 바다구경도 시켜 드렸다. 

기간 도움 주신 분들 한분한분 찾아가 고마운 인사를 하는 박씨 할아버지
기간 도움 주신 분들 한분한분 찾아가 고마운 인사를 하는 박씨 할아버지

박씨 할아버지는 “억장이 무너져서 생을 포기할 뻔도 했는데 고향에라도 돌아갈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할 만큼 해봤으니 여한이 없다.“고 하면서 “연고도 없는 많은 분들의 도움에 너무 감사하다.   이 은혜는 백골난망하다.“ 고 눈시울을 적셨다.

귀국 전 바닷 구경 하는 박씨 할아버지
귀국 전 바닷 구경 하는 박씨 할아버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 끝에 8월 9일 항공편에 박씨 할아버지는 무시히 귀국했다. 연길 공항에는 박일성(연변한마음천사애심협회 당지부서기), 한연(연변한마음천사애심협회 창립맴버, 그룹장) 두 분이 나와 픽업해서 룡정에 있는 동생네 집까지 모셔 드렸다. 

공항에서 픽업하고 동생네 집까지 바래준 박일성 서기, 한연 그룹장
공항에서 픽업하고 동생네 집까지 바래준 박일성 서기, 한연 그룹장

박송주 회장은 “수많은 고마운 분들 한분 한분이 모두가 믿어주고 힘 써주며 동참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이에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송주 회장
박송주 연변패밀리그룹 회장 

이번에 연변패밀리그룹(회장 박송주), 전국동포총연합회(회장 김호림), 꽃망울조학장학기금회(회장 신홍범), 온정나눔협회(회장 조광호), 재한동포청년연합회(회장 장성), 연변한마음천사애심협회 등 여러 단체와 많은 동포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다. 특별히 김호림 회장(전국동포총연합회)이 이번에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크게 한몫 했다. 이번 기부에 동참한 인원은 총 86명, 이런 어려운 사람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서는, 동포애와 민족심이 넘치는 동포사회, 참 따뜻하고 아름답다.

연변패밀리그룹 소개:

고향에서 살기 힘든 불우이웃을 돕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가정형편이 힘든 학생들을 후원하는 취지로 2016년 9월 21일에 창립된 민간단체로서, 산하에 애심단체(정회원 206명), 장기후원단체(정회원 111명)가 있다. 2022년까지 100만위안 넘는 후원금을 많은 어려운 개인, 가정 그리고 학생들에게 전달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생의 희망과 꿈을 안겨주었다. 이젠 국경을 넘어 한국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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