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아름다운 날

                    

햇살이 살랑이는
초록 바람 타고
페츄니아 꽃향을 전해주는
나의 아침은 신선하다

열심히 살아왔기에
햇볕처럼 따뜻한 마음이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낳는다

어우러진 삶의 순간이
감사와 행복의 받침돌 되어
사랑과 평화를 담아 온다

기쁨과 고통으로 얼룩진
삶의 여정은 희망으로 빛나고
성실한 삶의 보람찬 나날들이
정겨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내 생에 희망찬 날들이
쌓이고 또 쌓여
때가 되면 곱고 여유로운
황금 빛으로 물들겠지

 

문학의 옹달샘
                
 

꿈을 찾아 헤맨
고독한 사람들에게
문학의 허기를 채워주는
창조의 샘

저마다의 사연 담은 희로애락이
숨을 쉰다

생명 ,사랑 ,그리움  등은
문학의 씨앗이 되어
가시덤불 헤가르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
 보석처럼 빛나는
새 숨결로 소생한다

몽골몽골 솟아오르는
문학의 샘
마음의 갈증 달래주는
동포문학

 

 장미
           


맑고 따뜻한 5월의 미풍
귓가에 스치는 날
짙푸른 이파리
바람 위에 앉아 너울너울 춤추고
담장 위에 빼꼼히 웃는 장미
도도한 자태
눈부신 황홀경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불타는 정열의 마음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뜨겁게 내뿜고 있다

장미 송이송이 순결한 정절
해님과 나직한 밀어로 
소곤소곤 속삭인다
오월에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란다

 

   여유를 마신다
               


아구찜 맛있게 먹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당신과 함께 여유를  마신다

깔깔거리의 
운치 있는 야경도
글라스에 담아서
당신은 막걸리
나는 맥주

바람도 노래처럼
내 귓가에서
경쾌한 음악으로
오늘 정겹게 들린다


 

석양의 단풍


                 
봄 햇살이
메마른 가지에
살며시 다가와 입맞춤 하니
눈은 조금씩 뜨이고
뾰족뾰족 잎새가 되었네

잎새는 젊음을 자랑하며
싱그러운 이슬 머금고
풋풋한 여름 사랑 담뿍 받았네

먼기슭 걸어온 초록 단풍
갈 햇살에 익어 
노란 서정 흐르네

한 잎 두 잎 노랑 빨강
세월이 입혀준 색동 저고리 입고
황금 노을 속으로 향하네

저만치 앞서가는 세월에
밝아오는 새벽
꿈 한 아름 안은채
작은 행복 만들며
겨울 길목을 향하네

 

봄은
 


샛노랑 개나리 총롱초롱 매달려 방긋 웃고
길옆 목련은 뽀얀 속살 들어내고
못올 님을 하얗게 기다리며
연분홍 벚꽃 꽃망울은
애틋한 여인의 향기런가

봄은 꽃들의 오케스트라로
그리운 사랑을 연주하네

분홍빛 곱게 핀 진달래
임향한 믿음을 안기고
라일락 꽃봉오리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봄은 시름 날리라 손짓하네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는
자유롭게 오가던 고향 하늘 길 마저
닫아 버리고
우리의 마음을
겨울로 만들었네
봄은 어김없이 오건만…

 

  낙엽

     

서로 부둥켜 안고 있다가
어쩔 수 없이 내려놓는 잎새들

 은행 나무는
여름날의 젊음을 붙안고
한잎 두잎 노랗게 익는다

태양 아래
찬바람 불러다 
붉은 새옷 갈아 입는 가을 신사들

햇볕에 타는 몸을 
참고 견뎌야 했고
미련 없이 놓아야 했다

거리를 휩쓰는 바람  한  웅큼에
이리저리 몸을 가누지 못해 
허공을 떠도는 신세
 이국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고향을 바라보는
내 모습

 

희망의 해를 바라보며
            

 

우뚝선 담장 곁에
걸터 앉은 나무
휘둘리는 바람에
몸을 갸우 뚱하고
시린 겨울을 견디고 있다

햇살이
꽁꽁 닫힌 창문의
침묵을 흔들어 놓는다

자식을 품던 어머님의
푸근함이 깃든 유년의 집
시간이 지나간 흔적
지금은 늙어버린 건물들
화려했던 젊음을 멀리하고
아련히 엷은 그리움이
맑은 하늘에 양털구름처럼 펼쳐진다

겨울이 낳은 약동하는 봄
내 가슴에도 
새싹같은 소망이 일어 선다
희망은 푸른 숲으로
점점 넌출진다

 

결혼 기념일         

 

단풍잎이 거리에 구르는
멋진 가을 날
기다리고 기다
리던 첫 만남처럼
29년 세월을 담고 왔다
중년에 들어선 희끗한 머리

가슴 한켠에 젖어드는 고달픔
어느 사이 소르르 풀리고
입가에 넘쳐 흐르는 기쁨
뜻밖에 선물 황금 목걸이
남편의 마음인 하트모양
행복한 축복의 선물
사랑이 차곡차곡 쌓이는 
내 마음이 원하는
평안한 삶이여


    일상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
이른 아침을 깨우고
유리창 넘어
햇살이 흘러 든다


예보 없이 몰아친 코로나
잠깐 머물다 가는 
폭풍인 줄 알았는데
이맘쯤 멈출 줄 알았는데
매일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슬금슬금 밀집한 곳만
찾아 헤매며 가족도
남편 따로 아내 따로
거리 두기 하는 세상

작은 만남도 목 마르는
인연에 허기진 빈 가슴으로
삼복염천을 견뎌야 하는 우리
친인들 만나 정을 주고
손녀 손자 만나 안아 주고
토닥토닥 다독이며 
전하고 싶은 사랑
가슴속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보고 싶고 가고 싶은 
유월의 고향 산천엔
새콤 달콤한 살구가 익어가도
먼 곳에서
사랑과 그리움이 기다리고 있다

송경옥 프로필 

중국 룡정시 출생, 노신학원 강습반 졸업.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 다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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