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엔 인공지능과 교육의 접목은 나날이 긴밀해져 간다. 관련 연구도 많이 나오고 있고, 각국 정부에서도 다양한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다. 이 추세로 전망해보면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은 불가피한 미래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까? 여러 평론가들이 분석을 내놓았는데 특히 '상상력'에 주목한 이가 많았다. 상상의 영역은 아직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이었다. 그렇다면 교육도 상상력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을까?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를 크게 "가르치는 상상력"과 "질문하는 상상력"으로 나눌 수 있겠다. 

1. 가르치는 상상력 

가르침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서 한 아이가 어린 마음에 사고를 쳤다. 이때 교육자는 아이에게 왜 자신의 행위가 잘못된 것인지를 깨우치게 해야 한다. '깨우침'은 정보의 성격보다는 지혜에 가깝다. 교육자는 현장에서 아이의 머릿속에 '깨우침'을 형성시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의 수용 능력에 맞는 맞춤형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굳이 예시로 꼽자면 "이렇게 한번 상상해봐. 만약 네가 이런 행동을 했어. 그때 친구가 와서 너한테 그런 말을 한다면, 너는 기분이 어떻겠어?"라고 상상의 장(場)을 제시한다. 그러면 아이는 교육자가 제시한 상상에 따라 자기의 상상력을 가동하면서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아요"라고 답한다. 이 과정에 교육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생동한 상황적 상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깨우쳐준 것이다.

물론 상상력은 '지혜'뿐 아니라 '정보' 전달에도 중요하다. 대학교 강의에서 심오한 이론을 가르칠 때 교수들은 '상상'을 자주 활용한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이라든지 칸트철학, 헤겔철학이라든지 이런 난해하고 추상적인 지식은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찾을 수 있으며 그들의 저술도 쉽게 구하여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이해가 되는 건 다른 문제이다. 교수들은 수업에서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이란 말을 자주 사용한다. 어떻게 하면 복잡한 이론을 가장 쉽게 비유해서 설명할지 교수들도 부단히 상상의 힘을 빌어야 한다. 어쩌면 어렵고 심오한 이론일수록 학생들이 수용력에 맞게 상상을 통해서 전달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2. 질문하는 상상력 

인공지능 시대에 학생들에게도 상상력, 특히 '질문하는 상상력'이 중요한 것 같다. 인공지능이 접목된 미래에는 지식정보를 획득하기란 지금보다도 훨씬 쉽고 효율적일 것이다. 원하는 만큼, 원하는 대로 인공지능은 가르쳐줄 것이다. 이런 인풋(input)이 넘쳐나는 시대에 창의적인 아웃풋(output)을 내놓을 수 있는 인재가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질문부터 할 줄 알아야 하며, 이 지점에서 '질문하는 상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발휘한다.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나라에서 강조하던 부분이다. 인간의 창의성은 왕왕 질문에서부터 시작하며 질문은 상상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특히 지식의 '공급'이 풍부해진 시대에 자신만의 창의적인 질문을 갖고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관련 지식을 학습한 후 새로운 과학지식을 도출하거나 발명품을 제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역사 속의 많은 과학자와 발명가들을 보더라도 질문에서 창의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기 위해서 미래의 교육에서는 학생들의 상상력 배양이 더욱더 교육의 중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교육도 인공지능도 전공하지 않은 필자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필자가 쉽게 예측하고 판단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진 않아 보인다. 다만 분명해 보이는 것은 인공지능의 시대는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는 것이며, 새로운 문물이 나타날 때마다 기회와 위기는 항상 공존했으므로 능동적이면서 긍정적으로 마주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신문봉 프로필

 고향은 연변. 재한조선족작가협회 사무총장, 재한동포문학연구회 사무국장.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 밟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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