僧舞 
-조지훈<승무>에 부쳐
 

봄 자락 끝에 피어나는
흰 옷의 서러운 여운인가
아지랑이 타고 오르는
춤사위 엷은 물결
외씨 발길이 밟는
古土의 오가는 훈향
한 서린 땅
넋이야 있고 없고
봄신령이 접해
산기슭 언저리에
고뇌를 덮어
승무를 춘다
<세시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흰 옷에 서린 여인의 넋이여

해몽에 시간이 덧없다

*조지훈시인의 詩<僧舞>에서

 

인생길

 

銅錢으로
자존을 지켰다
銀錢으로
이웃을 사귀었다
허나 金貨(금화)가 없어
때깔을 벗지 못한 이름 석자
동전 모아 산 詩로
한 줌 흙에 끌고 간다
내가 그은 인생길이다

 

은발에
버스앞 손님에게 

 

한 올 검정
검정이 없이
하얗게 속이 보인다
맑게 깨끗하게 흐른
강에 숙연해 진다
세파에 부대껴도
올곧게 펴든 허리
가장이었고 동량이었다
속으로 흘린 눈물이
내 되어 흐르는 실개천
돋보이는 저 홍안
은발이 앞에 가고 있구나

 

김상봉 프로필 

1941년 중국 흑룡강성 연수현 북개성 출생
연변대학조선어문계함수부졸업
연변작가협회및 흑룡강조선족작가협회,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퇴직 교사.
시집 <별은 내 가슴에>, <별에 눈물이 있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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