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중국의 어느 대형 조사기관이 25~50세 중산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가 부모를 만나는 횟수가 1년에 3번 이하로, 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평균 78시간, 즉 3일 6시간이었다고 한다. 현재 중국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78세다. 그러니 우리에게 부모님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아직 얼마나 남았을까? 특히 현재 부모님 연세가 78세를 넘은 자식들에게는 또 얼마나 남았을까?

계산을 해보면 그 누구나 아찔해날 것이다.

또 이런 계산방식도 있다. 부모님이 30년을 건강하게 살 수 있고, 1년에 한 번씩 부모집에 돌아가고 일주일 정도 머물 수 있다고 한다면 만나는 횟수가 30번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부모 곁에 가긴 갔지만 오가는 시간을 빼고, 나머지 닷새 동안 친구들과의 모임, 접대, 식사, 잠 등의 시간을 뺀다면 자식이 부모님 곁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은 1년에 24시간, 30년 동안 총 720시간도 안 되는데 이는 겨우 한 달시간 밖에 안 된단다. 물론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가 1년에 부모님과 온전히 함께 있는 시간은 옹근 24시간 밖에 안되며 30년 동안 온전히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단지 한 달 시간 뿐이라 통계이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생활하는 자식이라면, 1년에 한 달 이상 시간을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다고 한다. 접대, 출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4시간, 1년에 약 1460시간, 30년 동안에 총 5년 시간을 부모님 곁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자식 입장에서도 부모 입장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앞으로 부모를 뵈옵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각별히 소중히 여겨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한다. 아, 이제 부모님을 몇 번 더 뵈올 수 있을까?….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며 아래와 같이 몇 자 적어본다. 

어머님, 이제 몇 번 더 
어머님을 뵈올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도 불효입니다만
이런 걸 알면서도 어머니 옆에 가 있지 못하는 것이
불효 중 불효가 아니겠습니까.
생각해보니 날이 갈수록 멀어지는 분이 
부모님이었습니다.
유아시기와 초등학교 때는 늘 가까이에서 
중학교 때는 주말과 방학기간에 옆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많이 줄어들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1년에 한번 정도인 것 같습니다.
결혼 후엔 결혼 전보다 그 시간이 또 줄어들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호미 같은 사랑이라면 
추울 세라 더울 세라 챙겨주시는 어머니의 사랑은
낫과 같이 섬세한 사랑이라고 옛사람은 말하였습니다.
몇 년 전에 아버지는 세상 가장 먼 곳으로 가셨습니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의 뜻을 그 때 또 한번 깨달았습니다.
고향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이제 무엇으로 그 사랑을 보답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

최유학 프로필
중국 중앙민족대학교 조선언어문학학부 부교수. 
저서 <박태원의 문학과 번역>(2010. 신성출판사) 등.
국내외 학술지에 20여 편의 논문 발표. 
재한동포문학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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