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철 경제학박사, 여행 작가(동북아신문 객원논설위원)

이남철 여행 작가 
이남철 여행 작가 

로키산맥(Rocky Mountains)은 북아메리카 서부에 있는 산맥이다. 이 산맥은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미국의 뉴멕시코주까지 남북으로 총길이 4,800여 킬로에 달하며,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의 등뼈와도 같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선정한 세계 10대 절경 중 한곳이다. 캐나다 로키산맥, 호주 그레이트 오션로드, 중국 황산, 아프리카 나마비아 사막, 베네수엘라 엔젤폭포, 미국 그랜드 캐니언, 파키스탄 훈자지역 고산지대, 튀르키예 고대도시 카파도키아, 잠비아와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 볼리비아 유우니 소금사막을 10대 절경으로 국제기구가 지정하였다. 

필자는 미국과 캐나다 로키산맥에 있는 유명 관광지를 두루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미국 로키는 자동차로 두 딸, 아내와 함께 오클라호마주 노만(Norman)시에서 출발해 캔자스주를 거쳐 약 1,200킬로를 11시간 정도 걸린 여행이었다. 가는 도중 콜로라도주도(州道)인 덴버(Denver)에 도착해 휴식을 취하고 로키산맥 국립공원을 관람하였다. 100킬로 정도 운전 중 차창밖에 펼쳐지는 모습에 동행한 식구들 모두 감탄사가 연발이었다. 산악인, 스키 및 하이킹 마니아, 평범한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로키산맥은 의심할 여지없이 미국 국립공원 관리청이 운영하는 공원 가운데 가장 인기 많은 곳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부르는 ‘Take Me Home, Country Roads’ 가수 존 덴버(John Denver). 그는 자신이 너무나 좋아했던 콜로라도주에 있는 로키산맥 도시 덴버의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바꾸었다. 그는 뉴멕시코주 로스웰(Roswell)에서 헨리 존 도이첸도르프 주니어(Henry John Deutschendorf, Jr.)가 본명이다. 그가 얼마나 로키 산을 좋아했는지는 그의 히트곡 ‘Rocky Mountain High’에 잘 나타나 있다. 미국 50개 주는 각기 그 주의 노래가 있는데, 콜로라도 주는 존 덴버의 이 노래를 공식 주가로 삼았다. 

존 덴버 성소(거룩한 장소). 그의 노래 정원에는 기념적인 노래 가사들이 강에서 채취된 천연 둥근 바윗돌에 새겨져 있음.
존 덴버 성소(거룩한 장소). 그의 노래 정원에는 기념적인 노래 가사들이 강에서 채취된 천연 둥근 바윗돌에 새겨져 있음.

캐나나 로키 여행은 장인, 장모, 처제, 처제 딸, 두 딸, 집사람과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해서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밴프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곳 방문은 미국 관광버스를 이용했으며 거리와 이동 시간이 미국 로키 여행 때와 거의 같은 700마일, 이동에 12시간 소요되었다. 

안데스 산맥에 이어 로키산맥은 세계에서 2번째로 긴 거대한 산맥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긴 안데스 산맥은 남미 서부 태평양 연안을 따라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까지 7개국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길이가 7,000㎞에 달한다. 이 산맥에는 해발고도 6,100m 이상의 고봉이 50여 개에 이른다. 

미국은 콜로라도를 지나는 산맥의 일부를 정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문화의 보존을 위해 191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연 간 450만 명 이상 방문하는 이곳은 미국 국립공원 중 다섯 번째로 많은 방문객수를 자랑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Great Smoky Mountains National Park)이 2021년 연간 약1천4백만 명으로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 2023년 현재 로키산맥 1일 자동차 통행료가 30달러이다. 평균 1대 자동차에 4명이 탄다고 가정하면 약 112만대, 자동차 통행료 수입만 429억 원 정도이다.

콜로라도의 웅장한 대자연, 청정한 공기와 엘크, 무스 및 큰뿔야생양, 퓨마, 곰 및 코요테까지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동물을 구경할 수 있다. 고도에 따라 각양각색의 들꽃 구경도 만끽하고 1,070km² 규모에 이르는 지상에서 가장 환상적인 고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로키산 큰뿔야생양은 1961년 5월 1일 콜로라도주 상징 동물로 지정됨.
로키산 큰뿔야생양은 1961년 5월 1일 콜로라도주 상징 동물로 지정됨.

 

콜로라도 로키 국립공원 내 최고봉은 롱스 피크(Longs Peak: 4,345m)이며, 로키산맥 전체에서 가장 높은 산은 콜로라도에 있는 엘버트 산( Mount Elbert: 4,401m)이다.

 

 

 

 

 

 

엘버트 산에 처음 오른 사람은 1874 Henry W Stuckle이며 정상까지 대량 6-9 시간 소요된다.
엘버트 산에 처음 오른 사람은 1874 Henry W Stuckle이며 정상까지 대량 6-9 시간 소요된다.

캐나다 로키 산맥에서 유명한 것은 캐나다 1호 국립공원인 밴프 국립공원(Banff National Park)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으로 1885년 지정과 1984년 캐나다 로키산맥 공원의 일부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인정되었다. 이 공원은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서쪽으로 110∼180 킬로미터(70∼110마일) 지점에 위치하며 수 많은빙하와 빙원을 포함하여 6,641제곱킬로미터(2,564 제곱마일)의 산지를 차지한다.

캐나다는 ‘호수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 나라에는 3만1,752개 이상의 호수가 있다. 레이크 루이스 호수(Lake Louise)는 캐나다 로키의 수많은 호수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수로 세계 10대 절경의 하나이다. 길이 24km, 폭 800m, 수심 70m이며 빙하의 침식으로 생긴 웅덩이에 빙하가 흘러내려 고인 호수이다. 샤토 레이크 루이스호텔 에서 호수를 바라보면 저 멀리 빙하를 안고 있는 빅토리아 산(3,464m)이 Fairview 산(2,744 m), Whyte 산(2,983 m)의 시중을 받으며 우뚝 솟아 있는 것도 부족해 호수 안에도 똑같은 모습을 비쳐주고 있다. 

루이스 호수(Lake Louise).
루이스 호수(Lake Louise).

이 호수는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곡 ‘Lake Louise’로 유명한 곳이다. 이 호수의 풍경에 아름다움을 보고 그는 이곡을 작곡했다고 한다. 1986년 5월 첫 피아노 솔로 앨범 ‘레이크 미스티 블루’(Lake Misty Blue)를 낸 그는 수록곡 ‘레이크 루이스’(Lake Louise)가 히트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현재 일본보다 한국에 더 알려진 피아니스트이다.

루이스 호수는 빅토리아 빙하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호숫가에 있는 오두막과 전나무 숲이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찾는 이들을 반긴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인 루이스 공주의 방문을 기념해 이름 붙여진 곳인데, '작은 물고기들의 호수'라는 별명도 있다. 레이크 루이스 역은 영화 ‘닥터 지바고’를 촬영한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필자는 닥터 지바고 소설을 흥미롭게 읽었다. 다른 영화는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닥터 지바고’ 영화는 몇 차례 보았다. 영화의 힘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의 원작에서 나온다. 소련의 작가였던 그는 혁명의 수레바퀴에 짓눌려 쓰러져 가는 인간 군상을 정밀하게 추적한다. 그 소설 배경은 러시아 혁명과 제1차 세계 대전 등 혼란했던 20세기의 러시아 상황을 그려낸 작품이다. 러시아의 혁명전쟁 상황에서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이다. 전쟁으로 얼룩진 추운 얼음의 영토, 러시아에서 전투와 사랑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바고(Zhivago)는 러시아어로 ‘살아있는’ 뜻이다. 작가인 파스테르나크가 이 소설을 쓸 당시 소련의 체제에 저항하는 뜻이기도 하고 러시아 혁명 이전의 체제가 살아있음을 의미하기도 하다. 이 영화는 1965년 12월 22일 미국에서 최초로 개봉되었으며 상영시간은 193분이다.

루이스 호수 역에 도착해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부개척시대의 느낌이 나는 나무로 만든 역 건물이 보인다. 바로 이곳에서 닥터지바고의 이별장면을 찍은 곳이다. 영화에서는 눈 내리는 시베리아가 배경인데 시베리아에서 촬영하기는 불가능했을 수 있으니 비슷한 느낌을 찾은 곳이 바로 캐나다 로키산맥 인근 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닥터 지바고’를 촬영했다는 루이스 호수 기차역. 이제 더는 기차가 서지 않아 역사를 개조하여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낮에는 로키 산맥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야생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세계적인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 로키산맥은 미국 포크 음악의 우상, 존 덴버에게 ‘Rocky Mountain High’를 부르게 했으며,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에게는 ‘Lake Louise’ 작곡을, 데이비드 린(David Lean) 감독에게는 ‘닥터 지바고’(Doctor Zhivago, 1965) 소설을 각색해 영화로 제작할 수 있게 영감을 주었다. ‘닥터지바고’를 통해 오마 샤리프(Omar Sharif)를 세계적인 스타로 등장시켰다. 물론 필자에게도 로키산맥은 그와 관련 된 글을 쓰게 동기부여를 해주었으며 가족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정리하게 해주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로키 산맥을 미국에 있는 산맥으로만 알고 있다. 아마도 캐나다 로키가 섭섭해 할 일이다. 여행 중 자연의 위대한 힘이 미국과 캐나다 로키산맥 국립공원 하늘과 땅을 감싸고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양국(兩國) 로키산맥 국립공원 여행 시 자연의 아름다움은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곳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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