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자 원로시인 문학강연과 회원들의 열띤 시극 펼쳐져

영등포문인협회(회장 김옥춘)는 9월 20일 오후 4시부터 영등포아트홀 2층 전시실에서 구민과 함께하는 ‘시극이 있는 문학의 밤’을 성황리 개최했다.

제27회 목련전 일환으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이날 행사에는 최호권 구청장, 강광일 영등포예총회장, 이은집 한국문협부이사장을 비롯하여 구민과 문인 등 축하객 약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홍정희 사무국장 사회로 성황리에 열렸다.

제1부 사회자의 개회선언과 함께 국민의례와 애국가제창, 작고 문인에 대한 묵념, 김옥출 회장의 내빈소개, 인사말, 축사를 비롯 축하연주로 가야금의 변정현과 해금 이예진, 야생 홍수진의 해금 3중주로 「꽃날, 문리버」 등을 연주하여 많은 참석자의 감동과 음률을 선사했다.

이날 영등포아트홀 전시실에는 매년 주기적으로 열리는 목련전으로 김영 시인의 「바다로 간 우산」 등 25편의 수준 높은 다양한 작품들이 일상에 메말라가는 구민의 감성을 적셔주는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어 제2부에는 김현삼 소설가의 사회로 소프라노 임청화의 「사랑의 나무」가 연주되었으며, 이정희 시인의 「산맥과 파도」(도종환 시)를 비롯 최영희 시인의「사랑하는 까닭」(한용훈 시), 정현숙 시인의 「길」(김기림 시)이란 시낭송이 있었다. 

한편, 한국시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한 허영자 원로시인의 ‘시와 시를 쓰는 창작자들’이란 특별한 주제로 약 20분간 문학강연이 열려 언어와 사상과 감각으로 시를 창작하는 시인들에게 가슴 깊이 오래 간직할 뜨거운 큰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후 바리톤 박경준의 구수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꽃비 내리네」의 독창이 장내 분위기를 압도했을 뿐만 아니라 소프라노 임청화와 함께 「오늘 하루 멋진 날」이 연주되어 가을비 내리는 밤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또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시극 「어머님의 아리랑」은 홍금자 각본 김윤섭 해설로 이정현 이순례 양승혁과 한승아(아역) 등이 출연하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1960년대 전쟁 후 대혼란에 빠져 먹을 것이 없어 하루를 넘기기가 무척 힘들었던 시절, 각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물로 배를 채워가며 밖에서 뛰어노는 것도 말릴 정도였는데, 그때마다 엄마는 온갖 들녘에 흐드러지게 핀 참꽃을 따다가 끼니 대용으로 아이들에게 먹였단다. 이 실화는 황금찬 원로시인의 ‘어머니의 아리랑」이란 시를 각색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극 끝에 홍석영 신가은 시인의 시낭송과 강은숙 시인 등 영등포 문인들의 합창곡이 울려 퍼져 가을비 내리는 밤하늘을 촉촉이 적셔주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김옥춘 회장은 “문학은 우리가 끝까지 지키고 가꾸어가야 할 가치”라면서 “우리 문인들은 영등포의 융성한 문화발전과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데 주력하고,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을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구민들 누구나 다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풍요로운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자”고 말했다.

                         장동석 기자 stone2277@naver.com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