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홍구 법무법인 안민 사무국장(본지 회장)

  차홍구 법무법인 안민 사무국장(본지 회장)

한민족의 최대의 명철 추석(秋夕)이 다가왔다. 올해의 추석은 9월 29일(금)로 음력으로 팔월 십오일이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중국인들은 추석 무렵을 중추(中秋) 또는 월석(月夕)이라 하는데, 『예기(禮記)』에 나오는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중추절이라고 하는 것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누었을 때 추석이 음력 8월 중추에 해당하므로 붙은 이름이다.

추석은 계절로 말하면 가을의 가운데 쯤에 왔으니 추수(秋收)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황금나락이 물결치는 들과, 산과 들에 주렁주렁 열려 잘 익은 과일들은 수확을 바라고 있다. 농촌에서는 추석 전날에 벼가을을 해서 방아를 찧어 햅살로 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추석 이튿날부터 벼가을을 하기도 했다. 추석은 풍년을 기원하는 상징적인 날이다. 일년중 이날 밤에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월석이라고도 한다. 둥글고 큰 황금 달에는 옥토끼와 계수나무가 선명하게 보인다. 전설이자 곧 우리의 현실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한국세시풍속사전은 다음과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 
 “추석이 되면 조석으로 기후가 쌀쌀하여지므로 사람들은 여름옷에서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다. 추석에 입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한다. 추석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첫 번째 일은 차례를 지내는 일이다. 주부에 의해서 수일 전부터 미리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차례를 지낸다. 이 때에 설날과는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는 것이 상례이다. 가을 수확을 하면 햇곡식을 조상에게 먼저 천신(薦新)한 다음에 사람이 먹는데 추석 차례가 천신을 겸하게 되는 수도 있다. 차례가 끝나면 차례에 올렸던 음식으로 온 가족이 음복(飮福)을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는데, 추석에 앞서 낫을 갈아 가지고 산소에 가서 풀을 깎는 벌초를 한다. 여름동안 자란 풀이 무성하고 시들어 산불이라도 나면 무덤이 타게 되므로 미리 풀을 베어주는 것이다. 어쩌다 추석이 되어도 벌초를 하지 않은 무덤은 자손이 없어 임자 없는 무덤이거나 자손은 있어도 불효하여 조상의 무덤을 돌보지 않는 경우여서 남의 웃음거리가 된다. 추석명절에 차례와 성묘를 못 하는 것을 수치로 알고, 자손이 된 도리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한국 사람의 의식구조이다”. 

옛날에, 추석에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가마싸움, 소놀이, 거북놀이, 소싸움, 닭싸움” 같은 놀이를 하고 했다. 특히 추석과 같은 보름 명절에는 강강술래와 같은 원무(圓舞)가 중심을 이룬다. 한가윗날 보름달 아래서 노는 원무는 한층 운치가 있다. 추석놀이들은 단순한 놀이일 뿐만 아니라 풍농을 기원하고 예축하는 신앙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추석에 내포된 이야기는 끝이 없다. 한마디로, 풍족하고 행복한 생활을 지향하는 우리 조상들의 념원과, 조상의 은혜와 자연의 혜택을 잊지 않는 순수한 마음이 추석이란 명절에 녹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추석이 되면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므로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우리가 추석을 바라는 것은 이렇게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이 삶의 의미를 더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에서는 올해 추석을 맞이해 “추석 전 공급대책 발표…3기 신도시 공급 앞당긴다”, “추석연휴 6일간 영상통화 무료로 이용하세요”, “대출·카드빚 안 내도 연체 안 된다? 추석 연휴 금융 거래 꿀팁”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단다. 축제도 많이 연다. 특히 중국동포들은 전통적으로 추석이면 모여서 신나게 노래자랑대회를 개최한다. 다양한 전통민속놀이도 펼친다. 신나게 놀고 즐기고, 그래서 서로에게 에너지를 얻고, 삶의 보람을 만끽한다. 

올해는 코로나19를 지나보낸 후의 첫 추석이다. 어렵고 힘든 세월을 보냈으니 이제는 추석을 만끽해도 좋을 듯싶다. 인생에는 그렇게 많은 추석이 차례지지 않으니 모두가 이날에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날 따라 당나라 이백의 시가 새삼스레 떠오른다. 

창밖에 달빛이 밝으니 서리내린 듯 하노라 
머리들어 밝은 달 바라보고 머리 숙여 고향생각하노라. 

이국타향에서 추석을 쉬는 동포들에게도 추석이 풍성한 명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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