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순 (도쿄 샘물학교 통신기자) 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계절에 일본조선족노인절효도잔치가 10월 22일 토리데조선족문화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도쿄 샘물학교 전정선 교장이 원더맘 이벤트 윤정화 대표와 손잡고 기획한 행사로, 일본에 살고 있는 우리 조선족 어린이들에게 전통적으로 전해온 노인효도예법을 가르쳐 주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마침 10월 23일은 음력 9월 9일로 중양절(重阳节) 이어서 하루 앞당겨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원더맘이벤트 윤정화대표가 준비한 큰상
원더맘이벤트 윤정화대표가 준비한 큰상

우리 조선족은 예로부터 경노애유(敬老愛幼)하는 민족 전통을 가지고 있다. 노인을 존경하고 노인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갖는 것은 지금도 경시할 수 없는 아름다운 풍속의 하나이다.

이번 행사는 이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우리 조선민족의 옛풍속 효도예법을 배우고 익혀서 일본에서도 노인효도법을 대대손손 지켜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또한 일본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조선족 노인분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러한 자리를 만들었다.

3달전부터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협찬금, 봉사활동, 학부모들의 열정,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어린이들의 적극적인 참여 하에 무사히 열리게 되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솔솔 부는 가운데 치마폭을 날리며 예쁜 한복을 입고 문화회관 앞마당에 서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저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같은 민족이어서인지, 연령대가 비슷해서인지,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어 가족 이야기, 건강 이야기, 일본생활이야기, 비자 이야기, 나이 알아 맞추기 등등 화제거리가 끊이지 않았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다정스러웠다.

이번 행사에는 30여명의 어린이와 11명 장수 노인 그리고 협찬자들까지 80여명이 참가하였다.

참가자 전원 기념 사진
참가자 전원 기념 사진

오전11시부터 샘물학교 어린이들의 전통음식 체험이 시작되었다.

콩을 갈고 있는 어린이들
콩을 갈고 있는 어린이들

순두부 맷돌 갈기 체험

어린이들은 미리 불려놓은 콩으로 번갈아 가면서 맷돌을 돌려 콩을 가는 체험을 했다. 맷돌을 돌리자 콩물이 맷돌 가운데서 흘러나왔고 이를 본 어린이들은 신기해하고 기뻐했다.

샘물학교 학부모 대표(리화)는 갈아놓은 콩물로 직접 순두부를 만들어냈다.

배추김치 만들기 체험

배추김치는 우리 조선민족의 전통음식 중 하나이다. 늦가을에 만드는 음식으로 우리 어머니들이 서리 맞은 배추를 초 절이 하였다. 추운 겨울철을 대비하는 김장은 어머니들의 연말 행사 중 하나였고 그 김치는 겨우 내내 먹게 되는 가장 요긴한 반찬이었다.

어린이들은 절임 배추에 고추가루 양념을 한 속을 넣어 빨갛게 변해가는 걸 보고 새로워하고 재미있어 했다

찰떡치기체험

어린이들은 무거운 떡메를 올렸다가 내리치며 떡치기 체험을 했다. 아이들은 솥에서 찐 찹쌀이 떡으로 변해가는 걸 보고 흥미진진해 했다. 두부를 만들고 찰떡을 만들고, 노인절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었다.

전통음식 체험이 끝난 후 점심 12시에 노인절 경로잔치가 시작되었다. 이번 행사에 봉사로 참여해주신 사회자(윤희)가 올린 일본조선족노인절효도잔치에 대한 인사말과 함께 행사가 시작되었다.

사회를 보고 있는 윤희 사회자
사회를 보고 있는 윤희 사회자

첫 절목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입장이었다. 그들은 관중들의 박수소리 속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씩씩하게 큰상을 향해 걸어 나왔다. 큰상에 앉으신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의 웃음꽃이 피어났다. 누구나 다 저 상에 한번쯤은 앉아보고 싶지 않을까 싶다. 

앞줄 오른쪽으로부터 리룡식 박해순 부부,리춘근 리경희 부부,김재룡 리해옥 부부,뒤줄 오른쪽으로부터 최송순, 김복녀, 박정숙, 후안 레이코, 전정선 교장
앞줄 오른쪽으로부터 리룡식 박해순 부부,리춘근 리경희 부부,김재룡 리해옥 부부,뒤줄 오른쪽으로부터 최송순, 김복녀, 박정숙, 후안 레이코, 전정선 교장

먼저 도쿄 샘물학교 전정선 교장이 인사말씀과 함께 이번 행사의 주제 및 행사를 조직하게 된 동기를 말씀하셨다.

도쿄샘물학교 전정선 교장
도쿄샘물학교 전정선 교장

그 다음 이번 행사에 상차림을 맡아주신 원더맘이벤트 윤정화 대표가 큰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고, 잔치상에 앉으신 노인들께 만수무강하시라고 큰절을 올렸다.

큰절을 올리는 원더맘이벤트 윤정화 대표
큰절을 올리는 원더맘이벤트 윤정화 대표

예쁜 한복을 입고 내 딸 내 며느리 같이 큰절을 올린 윤정화 대표의 모습에 큰상에 앉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너무 감격스러워 했다.

그 다음 본 행사를 준비한 취지에 맞게 샘물학교 학생을 포함한 조선족어린이들의 큰절과 술 올리기가 있었다.

큰절을 올리는 최준, 권소연 학생
큰절을 올리는 최준, 권소연 학생

절을 하는 예법은 이미 샘물학교에서 배웠기에 자연스럽게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절하는 법을 잘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교감 선생님을 비롯하여 곁에 있던 어른들이 차근차근 가르쳐 주었다. 아이들은 뭔가 큰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무척이나 기뻐하였다. 한편 큰상에 앉은 분들은 손녀손자같은 아이들이 예쁘게 큰절을 올리니 천년만년 만수무강이라도 하실 듯 흐뭇해 하셨다.

샘물학교 학생들을 포함한 어린이들이 큰절을 올리고 있다
샘물학교 학생들을 포함한 어린이들이 큰절을 올리고 있다

술잔을 받아 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고 오신 모든 분들의 피로가 가시는 듯했다. 이어 교장 선생님의 선창으로 다 함께 생일축하노래 합창이 있었다.

이가원학생이 주말 시간을 이용하여 접은 종이학 120마리를 로인분들께 걸어드렸다. 학은 천년을 산다고 알려져 있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하면서 만들었다고 했다.

종이학을 접고 있는 이가원 학생
종이학을 접고 있는 이가원 학생
이가원학생이 접은 종이학 
이가원학생이 접은 종이학 

큰상에 앉으신 리룡식 사장은 일본에 온지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이런 노인절 잔치를 맞게 되었다고 하면서 감개무량 해하셨다.

리룡식 사장과 부인
리룡식 사장과 부인

큰상에 앉으신 박정숙 할머니(도쿄 샘물학교 교감선생님의 어머니)는 일본에 와서 이렇게 행복한 잔치상을 받아 보리라 생각조차 못했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워하셨다.

박정숙 할머니
박정숙 할머니

내빈 대표로 니가타산업대학교 교수이며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발전기금회 이사장이신 김광림 교수님께서 큰절을 올리신 후 조선족 문화회관에 대한 소개 및 일본 조선족들의 문화와 활약상에 대한 말씀이 계셨다.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발전기금회 이사장 김광림 교수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발전기금회 이사장 김광림 교수

도쿄샘물학교 교감인 강국화선생님으로부터 도쿄 샘물학교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도쿄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님은 지금은 한국에서도 노인절 효도잔치를 거의 안하는데 조선족분들이 이렇게 전통을 잊지 않고 훌륭하게 잘 지켜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도쿄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
도쿄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

오후1시부터 1부,  2부,  3부로 나누어 무대 공연이 진행되었다.

제1부는 샘물학교 공연이 있었다. 김시아 학생과 김주아 학생의 노래 “요렇게 조렇게”, 주시우 학생의 시랑송 “민들레와 할미꽃”, 홍경연 학생의 노래“나는 행복합니다”, 그리고 단체로 노래“고향의 봄”을 불렀다. 노인분들은 도쿄 샘물학교 어린이들의 축하 연출을 보면서 아주 기특해 하셨다.

사회를 하는 이가원 학생
사회를 하는 이가원 학생
김시아, 김주아 학생 두자매의 노래 “요렇게 조렇게”
김시아, 김주아 학생 두자매의 노래 “요렇게 조렇게”
주시우 학생의 시랑송 “민들레와 할미꽃”
주시우 학생의 시랑송 “민들레와 할미꽃”
홍경연 학생의 노래“나는 행복합니다”
홍경연 학생의 노래“나는 행복합니다”
도쿄샘물학교 학부모 리화, 강민성 학생, 김대길 학생의 가라테 표현
도쿄샘물학교 학부모 리화, 강민성 학생, 김대길 학생의 가라테 표현
도쿄샘물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합창 “고향의 봄”
도쿄샘물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합창 “고향의 봄”

제2부는 일본조선족가무단 ‘해바라기 예술단’의 공연이 있었다. 문화회관 김권철로부터 해바라기 예술단에 대한 소개와 인사 말씀이 있었다.

문화회관 김권철님
문화회관 김권철님

정림혜 가수와 최성 가수의 “오래오래 앉으세요”, 박봉화씨와 장금녀씨의 “소고춤”이 있었고 정림혜 가수와 최성 가수 “흰눈이 내리네”, 장금녀 가수의 “오라버니”, 김봉화씨의 “소장고춤”, 서은석 가수와 정림혜 가수의 “당신이 좋아“ 등 많은 절목이 공연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어린이들은 흥에 겨워 박수치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정림혜와 최성 “오래오래 앉으세요”,“흰눈이 내리네"
정림혜와 최성 “오래오래 앉으세요”,“흰눈이 내리네"
박봉화와 장금녀의 “소고춤”
박봉화와 장금녀의 “소고춤”
김봉화의 “소장고춤”
김봉화의 “소장고춤”
장금녀의 노래 “오라버니”
장금녀의 노래 “오라버니”
서은석와 정림혜 “당신이 좋아”
서은석와 정림혜 “당신이 좋아”

제3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공연이 있었다. 리룡식 사장님 부부의 노래와 춤“릴리리야”, 최송순 할머니(김련화 어머니)의 노래 “찔레꽃”, 김재룡 할아버지(김대길 할아버지)의 노래 “논물관리원”이 있었다.

내빈과 관중들은 무대 위까지 올라가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타국에서 보는 공연이어서인지 더 색다른 느낌이 든다. 고향이 그리워지고 부모자식이 생각나게 하는 공연이었다.

리룡식 사장과 부인의 노래와 춤 “닐리리야”
리룡식 사장과 부인의 노래와 춤 “닐리리야”

얼싸 좋다 모두들 무대에 올라가서 닐리리야 니나노를 부르며 어깨 들썩 우리 민족 춤을 추는데 너무 보기 좋았고 관중석에선 눈물을 흘리는 분도 계셨다. 

최송순 할머니의 노래 “찔레꽃”
최송순 할머니의 노래 “찔레꽃”

최송순 할머니는 딸 김련화 씨와 같이 불러서인지 노래가 아주 자연스러웠다. 우리에게 친근한 노래여서 좋았고 엄마와 딸의 다정한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

김재룡 할아버지의 노래 “논물관리원”
김재룡 할아버지의 노래 “논물관리원”

김재룡 할아버지는 아내와 딸이 무대에 올라와 춤을 추니 일절만 부르려고 했는데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3절까지 다 불렀다고 하셨다.

특별공연 무대로 도쿄 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님의 유모어적인 인사말씀과 은은한 기타연주가 있었다. 언제나 도쿄 샘물학교 행사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이시다.

도쿄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
도쿄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

도쿄 샘물학교 전정선 교장선생님께서 일본 조선족 노인절 효도잔치의 총결말씀이 있으셨다.

마지막으로 학부모 대표 리화가 수고하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오후2시가 되어서야 점심식사가 시작되었지만 모두 마음이 즐거우니 배고픈 줄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하였다. 상에 오른 반찬들은 샘물학교 학부형들이 정성을 담아 준비해 준 것이다.

식사시간에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부회장 최우림 사장, 재일중국조선족경영자협회 前사무국장/이사 박춘익 사장, 월드옥타치바지회 서성일 차기회장으로부터 노인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인사 말씀이 계셨다.

샘물학교 학부모와 봉사자분들이 마련한 밥상
샘물학교 학부모와 봉사자분들이 마련한 밥상
봉사활동을 해주신 분들의 아름다운 모습
봉사활동을 해주신 분들의 아름다운 모습

이번 노인절효도잔치 행사는 전례 없던 행사였지만 관계자 모두의 협조와 지지 속에서 무사히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이번 행사를 통하여 도쿄샘물학교 학생들도 여러 가지 전통문화 체험을 쌓을 수 있었다.. 

 

사진제공 리수걸

 

부록

 

★주최  도쿄 샘물학교, 샘물전통문화원, 원더맘이벤트(https://wondermom-event.com)

★장소제공 일본조선족문화회관

★협찬한 단체와 기업,개인

・단체: 재일중국조선족경영자협회,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발전기금회,  월드옥타치바지회

・기업: (株)아시안 익스프레스리룡식사장, 삼구일품김치 리성사장, ㈱G&T 박춘화사장, 蒲谷漢方研究所 로홍매소장님

・개인: 김련화 현금/선물협찬, 윤홍미 손맛순대협찬, 스마일 떡공방 떡세트 협찬

기타협력단체: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 일본조선족문화회관 권호군 회장, 대성테크놀지 김성군사장, 도쿄한국교육원 하광민 원장, 일본조선족가무단 김권철단장, 해바라기예술단 박봉화 단장, 아시안브릿지 디렉터스 이수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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