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호  시인이 또 한 번 기적을 만들었다. 작년에 첫 시집 <천상의 연인>을 펼쳐낸 후, 올해 두 번째 시집이자 첫 시조집인 <천지연>(도서출판 바닷바람)을 출간했다. 

시조집 ‘천지연’에는 시인이 최근에 쓴 196수의 시조(연시조 포함)가 수록됐는데 제1부 들꽃 향기, 제2부 백두 계곡, 제3부 물레방아, 제4부 풋사랑, 제5부 천지연(연시조)로 나뉘어졌다. 

그의 시조에는 전통시조와 현대시조의 풍격이 어울어지도록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인간 삶의 오묘한 이치가 어울어진 미학을 멋지게 그려 형상화하고자”했고, “‘시적 거주’를 찾는 나그네 求道의 길”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비다운 시인의 바른 정신과 진한 사랑을 잘 그려내 은근한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국 연변직업기술학원 전직 고급 강사 출신인 권명호 시인은 최근 몇 년간 고되고 어려운 간병인 생활의 여가에 한시도 필을 멈춘 적 없었다. 가슴 뛰는 시구를 찾아내 생활의 고단함을 녹이고 고풍스러운 시조의 운율을 휘어잡아 인간 세상의 참된 삶을 노래했다. 

권명호 시인 
권명호 시인 

이동렬 발행인은 <시평>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그의 시조에는 자연 경물이나 인간세태 등 무엇을 써도 우선 격을 잃지 않고 민족의 품격을 지키고자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그것은 도고한 선비의 정신세계 같은 것이다. 

다음은 자연을 사랑하고 포용하고자 하는 섬세하고 예쁜 심성이 잘 보여진다. 

세월이 다 할수록 더욱 짙어가는 그리움과 사랑은 그의 시조의 또 하나의 주제이다. 여기에는 고향, 부모, 친구, 지인, 그리고 그가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시적 대상물에 쏟아붓고 있는 애정이라겠다. 

특히 그는 우리 민족의 찬란한 역사를 이뤄왔고 또 이어가고 있는 한글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 우리는 그의 시조에 한글 사랑이 듬뿍 배 있음을 쉬이 발견할 수 있다. 

선비는 정으로 살고 사랑으로 삶의 고달픔과 어려움을 녹여내며 바른 뜻으로 길을 낸다.” 

아래는 “시인의 말”이다. 

 

시인의 말

“인생의 노을이 진다. 노을빛에 비낀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를 보고 웃는다.

고향 땅 병풍산 아래 칠십 인생의 높은 계단 위에 초가삼간을 짓는다.

늦은 발걸음 서투른 솜씨로 녹음이 무성한 연못가 푸른 잔디밭 위에 한 폭의 시조집을 그려 본다.

시조는 고유의 전통 시로 이 땅의 서정시의 뿌리이다.

시조의 뿌리를 찾는 미친 몸 하나 휠체어를 밀고 땡볕에 가파른 골목길을 오르내릴 때 글을 쓰고 설한에 폭 젖은 몸 칼로 찌를 때도 글을 쓰면서 뜬 눈으로 밤새고 찬밥 덩이 냉수에 말아 먹고 쓰고 또 썼다.

그렇게 쓴 글 조각들을 모아 겨레의 얼이 살아 숨 쉬는 황토 초가삼간 시조집을 지었다.

은은한 시조 향이 흐르는 그 쉼터에 내 넋을 묻고 싶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인간 삶의 오묘한 이치가 어울어진 미학을 멋지게 그려 형상화하고자 노력했지만, 간결 절제된 시어의 매력이 리듬을 탈 때 시향이 독자의 감흥을 찌르기에는 매우 미숙하다. 흐름의 맥락 뒤 울림이 모호한 점 양해 바란다.

시조와 함께하는 삶을 바라는 초라한 시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하면서 잔잔한 시향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짧은 시향 길 희열과 애환이 교차하는 민망한 글 부끄럽고 받은 정성에 기쁜 마음 한량없다.

저에게 용기를 주고 도움과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이동렬 대표님, 신현산 시인님께 감사를 드린다.

출간에 애써주신 『도서출판 바닷바람』 여러분에게 노고의 고마움을 올린다.”

한편, 권명호 시인은 현재 연변시조협회 회원, 중국조선족시몽문학회 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한국 문학의강문인협회 회원, 한국 시산맥시회 특별회원으로 활동중에 있다. 그는 <문학의강>에서 신인상을 받고 한국문단에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천상의 연인』이 있으며,  『동포문학』시 부문문 우수상•대상 수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출판한 '천지연'은 그의 첫 시조집이자 두 번째 시집이다. 

현재 시조집 '천지연'은 인터넷서점 <예스24 (yes24.com)>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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