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업 시인  전 길림시조선족문화관 관장

제48장 상하관계와 무위(無爲)

원문:

爲學日益.爲道日損.損之又損,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取天下常以無事,及其有事,不足以取天下.

원문번역:

학문은 닦으면 닦을 수록 욕심은 늘어나고 도는 닦으면 닦을 수록 욕심이 줄어드니 줄어들고 줄어들고 줄어들다나면 “무위(無爲)”의 경지에 이르게 되느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듯 하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없더라. 천하는 왕왕 무위(無爲)로 얻게 되느니, 정사(政事)가 번거로워지면 천하를 얻을 수 없느니라.

풀어보기:

지금은 스트레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개기인의 스트레스를 말하다 못해 이젠 집체 스트레스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물론 여러가지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고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바로 상사나 사장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다.

우리말 속담에 시어미 역정에 개 옆구리 찬다는 말이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에 그런 스트레스는 또 전가되고 쉬운 말로 한다면 전염을 시키게 되어 있는 것이다. 회사 일 때문에 사장이 스트레스를 받고 사장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쌓이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자기 수하의 부사장이나 부서장들에게 풀어버리고 부사장이나 부서장들은 또 그것을 자기 수하의 팀장이나 담당에게 풀어버리고 팀장이나 담당은 또 그것을 말단직원에게 풀어버리고 말단직원은 더 어디다 풀 수가 없기에 고객에게 풀거나 노동과정에 무책임한 태도, 혹은 무효 노동이나 책임회피 등 방식으로 풀어버리거나 회사에 “보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말단직원들의 이런 무책임과 자기 특유의 스트레스 해소방식으로 그의 상사나 팀장 혹은 담당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런 스트레스는 또 결국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고 순서에 따라 위로 전염되어 올라가면서 결국에는 사장에게 도루 올라가게 되고 회사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회사 운영이 어려울수록 사장이나 직원들은 점점 더 욕심을 부리게 되고 욕심을 너무 부림으로 노자사이, 파트너사이, 상하급사이 모순이 나타나고 차츰 격화되면서 회사는 위험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무위(無爲)라는 말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무위라는 말은 기실 일이 될 수 있는 여건과 환경, 그리고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자연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고 사장이 직접 일에 참여하지 않고도 일이 되어 나간다는 말이다. 말하자만 회사직원 모두가 자기 직책을 다 할 때 사장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회사는 잘 되어 나간다는 말이다.

사장이 할 일이 바로 회사의 모든 직원이 다 자기 각자의 직책을 잘 하도록 만드는 데 있는 것이다. 사장이 안달아나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하고 사장이 보이지 않으면 직원들이 일을 하지 않을 때는 회사는 이미 위험에 봉착한 다음으로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 것이다.

키워드:

爲學日益.爲道日損: 학문을 닦음에서는 배우려는 욕심을 매일 더해야 하고 도를 닥음에는 매일 자기의 욕심을 줄여야 한다.

배우면 배울 수록 더 배우고 싶고 배울 욕심이 더 생기는 것이 바로 학문을 닦는 과정이다. 기업관리는 학문을 닦는 과정이 아니다. 많은 거추장스러운 설치들이 필요 없고, 책에는 어떻게 복잡하고 많이 썼던 것과 관계가 없이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보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계획한 기한 내에 목적에 도달하면 좋은 것이다. 간단하고 효과적일수록 좋은 것이다. 물론 아무리 간단하다고 하더라도 목적을 이루는 효과적인 방법일 때에까지 간단한 것이다. 간단하다고 해서 무작정 줄이고 떼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실제 효과성에 이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는 말이다.

無爲而無不爲: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사장은 회사 직원들과 자기의 수하들이 각자 직책을 다 하도록 환경을 마련해주는 데 있는 것이다. 회사의 시스템이 각자 직책을 다 하도록 설치되었을 때 사장이 더 할일은 없는 것이다. 사장은 부단히 변화는 형세와 시장과 대세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직원 모두가 자기의 직책을 가장 원만하게 완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면 되는 것이다. 무엇이나 사장이 다 몸소 확인을 해야 일이 진행될 때 회사는 위험한 것이다. (계속)

 

전경업 프로필

전경업, 남, 1959년 흑룡강성 녕안시 출생.자유기고인.
길림시비물질문화유산전문가위원, 길림시제1기사회과학전문가뱅크성원(2018년, 민속문화류).
전문서 “거꾸로보는 도덕경”(연변인민출판사)과 중문시집”2017”(상해문예출판사), “경업의 시”, “아내”, 영문시집《SAFE HARBOR:LIFE WITH MY OLD LADY》(신세기출판사) 등과 번역서 “양극의 현상태”, “당대시경”(공역), “은신술”, “항복기심”, “선용기심”, “무주기심” 등 50여권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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