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호 시인 시조집 앞표지 
권명호 시인 시조집 앞표지 

초봄

 

이른 봄 꽃샘 추위 
뿌리가 시리도록

혹한에 웅크리고 
꿈 속에 신음하다

초록 빛 봄 햇살 따라 
파릇파릇 움트네 

 

백두 계곡

 

은백색 바다 위에 
치솟은 백두 성산

새들도 쉬어가는 
푸른 숲 깊은 계곡

가쁜 숨 몰아쉬는 
그 바람소리 거칠다

 

천지수

 

반만년 해와 달이 
밝혀준 백두 영산

천지수 깊은 심장 
백의 혼 끓어 번져 

쪼개진 치욕의 분단 
울먹이며 치솟네

 

백두 들꽃

 

설산에 고이 담은 
천년의 짙은 향기 

동토를 뚫고 피는 
뜨거운 순정인가

무궁한 세월 함께 한 
우리 겨레 꽃이여

 

낙엽2

 

이별로 적은 엽서 
눈물의 잎새 되어 

밤 사이 울긋불긋 
언덕을 물들이니

낙엽이 익는 소리에 
천년노송 잠드네

 

폭포

 

구름 위 천지 이고 
장엄한 푸른 얼굴

쉼 없이 곤두박질 
하아얀 필로 풀어

겨레의 찢어진 넋이 
가슴 뜯는 아픔아

권명호 시인 

나그네 

 

세월에 떠밀려서 
달리는 인생 미로

구만리 머나먼길 
돌고돌아 황혼마루

향수에 심금을 울린 
노을 타는 나그네

 

칠순

 

스쳐간  풍상고초 
하얗게 내린 서리

흰눈섭 굳은 눈길 
주름져 지친얼굴

말끝에 걸린 미련만 
바람결에 져가네

 

흰 눈

 

밤새워 내린 폭설 
아침해 눈부시네 

딛고 간 발자국에 
남겨진 더운 숨결

하얗게 수놓은 산천 
고향 눈이 그립다

 

천지연

 

천상의 고인 성수 
구름 위 파란 주옥

수억년 전설 속에 
겨레 얼 끓어 올라

이 땅의 백두대간에 
뿌리내려 숨쉬네 

반만년 긴세월에 
우리 겨레 지켜주며

오늘도 벅찬 긍지 
머리 위에 이노라면

장하다 함께 할 세월 
무궁무진 하리라

 

권명호 시인 프로필 

권명호 시인은 현재 연변시조협회 회원, 중국조선족시몽문학회 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한국 문학의강문인협회 회원, 한국 시산맥시회 특별회원으로 활동 중에 있다. 그는 <문학의강>에서 신인상을 받고 한국문단에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천상의 연인』이 있으며,  『동포문학』시 부문문 우수상•대상 수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출판한 '천지연'은 그의 첫 시조집이자 두 번째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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