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한동포문인협회 迪卡詩 분과 [제52호]

 

자지자명(自知者明)

비추고 더듬어도
나 자신을 알 수 없네

영원한 미스터리
내 안에 있는 나

 


 

<시작노트>

이광일 프로필: 길림성 돈화시 출생,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행시문학회 시인등단.
이광일 프로필: 길림성 돈화시 출생,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행시문학회 시인등단.

지난 9월의 어느 날 저녁 , 여의도 현대백화점 주변 산책 중에 우연히 조각상을 발견하고 참신한 느낌을 받아서 폰카메라에 담았다. 순간 머리에 철학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이 떠올라 단숨에 작품을 완성하였다. 

 


 

<평설>

이준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중국동포디카시연구회(지부) 회원.
이준실 프로필: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중국동포디카시연구회(지부) 회원.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증명하는 예가 있다. 

전문가들이 학생들을 학업 성적이 돌출한 A군체와 학업 성적이 보통인 B군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관성 없는 단어 25개를 3초씩 상간을 두고 75초 동안 제시해 줘 기억하게 한 다음 우선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예측되는 단어 개수를 적게 하였다. 다음 3분의 시간을 이용해 기억하고 있는 단어를 적어보게 한 결과는 흥미로웠다. A군체 학생들은 한 명이 예측보다 하나 더 적어냈고 기타 모든 학생들은 기억했다고 예측한 단어 개수와 실제로 적어낸 단어의 개수가 동일하였으나 B군체 학생들의 결과는 판이했다. B군체 모든 학생들이 실제로 적은 단어의 개수는 예측했던 개수보다 적거나 많거나 모두 부동했다. 더 흥미로운 건 A군체와 B군체 학생들이 기억해 적은 단어의 개수는 개체로 보나 군체로 보나 별반 차이가 없었다. 

메타인지능력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분별하고 스스로 바로잡기 위해 또 다른 계획을 구상하는 일련의 포로세스로서 스스로의 이해 과정을 한 차원 높은 시야로 관찰, 발견, 통제하는 정신력이다. 학업 성적이 돌출한 학생들은 학업 성적이 보통인 학생들보다  IQ, 부모의 학력, 가정환경 등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메타인지능력이 월등했다. 즉 자신을 똑똑히 들여다볼 줄 아는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서 메타인지능력의 작용이 이토록 중요하다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자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자못 중요하다는 건 우리 모두 자명한 일이다.  

“사람은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 최악이 된다”라고 철학적인 발언을 했던 액션 영화배우 이소룡의 삶, 자신을  투철히 들여다본 듯한 가사의 노래 <나(我)>를 애절하게 불렀던 張國榮의 삶,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추고 겉보기엔 누구보다 밝고 활달했던 Coco Lee의 삶… 삶에 대한 해석이 아무리 다양하다 하더라도 바람직한 삶을 살기란 누구한테나 녹록치 않음을 실감하게 한다. 

공자는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고(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으며(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逾矩)”고 하였다. 성현 공자도 자신을 알고 도를 얻는데 평생의 노력을 경주했다.

자신을 알아가는 인간 수업은 그야말로 쉽지 않은 기나긴 “공정”이다. 아무렴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란 가사의 나훈아의 <테스형>이 그토록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까?

“나”에 대한 인간의 탐구는 계속될 것이고 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예술형식으로 표현될 것이다. 

이광일 시인의 <자지자명(自知者明)>은 현대 조각상 영상에 중국 고전 <노자>에서 유래한 경구 “자지자명”을 제목으로 달고, “비추고 더듬어도” “알 수 없”는 “영원한 미스터리” “내 안에 있는 나”라는 간명한 언술을 위화감 없이 붙여 읽는 이의 철학적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읽혔다. 시인의 주변 사물에 대한 통찰력과 박학다식함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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