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이
선잠 깬 나무들이 봄 인사 하는지라
만나는 얼굴마다 밝은 빛 넘치거니
상춘의 우리 눈빛에 봄꽃들이 어리네
고목
거친 몸 바람결에 마음이 나이 세네
저승 꽃 핀 가지에 행선지 달아놓고
이 땅에 몸을 맡긴 채 물소리로 귀 씻네
낡은 신
인생의 험로에서 짓밟히고 뭉개져도
진창길 가시 밭길 어디든 가야하니
흘러간 세월 행간에 만신창이 되누나
세상살이
한평생 살았어도 그늘 한뼘 못 남기고
땀 방울 눈에 매고 먼산 보며 달려가니
바람도 지친 발걸음 잠간 쉬여 가라네
밤눈
캄캄한 어둠 속에 하늘 땅 키스하며
정주고 마음주니 자연은 하나 되여
사랑을 엮어 간다네 봄의 꿈을 이루려
소한(小寒)
모질게 얼궈봤자 날은 가고 절기 돌아
오늘에 그 이름은 태양볕에 색바래져
하늘길 저만 가는 길 막지 못할 섭리네
풍경
산수를 그냥 두고 그럭저럭 살수 있나
안 보면 한이 되고 때 지나면 후회할터
그 속에 삶이 있으니 친구되여 살리라
쉄처
오늘도 시조 한수 지으며 읊조리며
삶이란 터전에서 몸과 마음 쉬어 가네
나이는 묻지 말아요 학문닦이 먼저네
입춘 (立春)
겨울이 떠나는 날 서설(瑞雪)이 마중하네
굴러간 세월이니 흰옷을 벗어라며
좋은 기 한짐 지고 와 이 땅우에 부린다
설중매(雪中梅)
찬바람 모진 폭설 깡다구로 참고 참아
시린 등 활짝 펴며 눈 속에 피어 났네
그 기개(气概) 누가 따르랴 뭇꽃 중의 왕이다
리영해 프로필
아호: 옥광(玉光)
* 90년대 초부터 {율시-중국어},{칠언 절구}창작.
* 수년간 {율시, 칠언 절구} 전국 여려 문학지, 신문, 잡지에 발표
* 연변시사협회 고문{延边诗词协会 顾问 }
* 연변작가협회 회원. 연변시조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