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한동포문인협회 迪卡詩 분과 [제54호]
- 순간 포착과 詩의 절묘한 만남
1) 여운
가을이 떠나면서 흘린 시
줍는 건 남겨진 자의 몫
2) 선택
경고했음에도 결코 멈추지 않는다
딜레마에 빠져 끝까지 밀어붙히는
어리석은 사람이 꼭 있다
그게 바로 나다
3) 노후
이빨이 더러 빠졌어도
누군가에게는 쓸모가 있다
4) 버킷리스트 No.1
이 몸이 더 녹기 전에
세상을 좀 더 둘러봐야겠다
5) 숙명
때로는 집이 짐이 되기도 하지만
물려받은거라 팔아버릴 수도 없고
6) 무릇
예술이란
잠자는 밥알을 알알이 깨워
맛깔스런 옷 입히는 것과 같은 것
7) 사랑한 죄
나무는 억울해도 말 못한다
남몰래 균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독버섯이 버젓이 자라난 마당에
8) 골다공증
반평생 살아보니 알겠더라
너도 내 나이 되어봐
9) 근본
한 줌의 재로 날아갔지만
그 뿌리를 찾는 사람들
10) 모래시계
빛의 속도로 흐르는 자투리 시간
이번 역은
디지털단지, 디지털단지 역입니다
11) 실버타운의 저녁
얼룩졌던 기억 씻어 말리고
태양이 퇴근 중이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냈다
최춘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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