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比明)의 '现代禅诗精选'출판에 즈음하여(이동렬)  
'시역선(詩亦禪)-자서'(비명)

번역 최옥란 박사

비명(比明)의 '禅诗选'출판에 즈음하여 
이동렬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재한동포작가협회장  

 

<도서출판 바닷바람>에서는 중국 항주에 살고 있는 유명한 시인 비명(比明)의 선시(禪詩) 100수를 번역(詩譯 최옥란 박사)해서 곧 출판하게 된다.  

최근 그는 고향 항주를 위해 사람들에게 “허선이 꽃도 선물하고 사랑을 축복한다(许仙送花,祝福爱情)"라는 시선(詩仙)같이 풍류적이고 아름다운 일을 하고 있다. 

그럼 무엇을 선(禪)이라고 하는가? 선은 범어의 '드야니(dhyana 禪那)'라고 하는 말을 음역으로 표기한 것인데, 이것이 한자로 옮겨지면서 선(禪)으로 발음하게 된 것이다.

시집 번역- 최옥란 박사 
시집 번역- 최옥란 박사 

선은 일종의 명상이라는 의미에서 생각 ‘사(思)“자, 생각할 ’유(惟)‘자, 닦을 ’수(修)‘자를 써서 사유수(思惟修)라고도 하고, 고요히 생각한다고 해서 ’정려(靜慮)‘라 하고, 또 악을 버리는 행위라 해서 ’기악(棄惡)‘이라고도 하고, 혹은 선으로 말미암아 온갖 공덕이 축적된다고 해서 ’공덕총림(功德叢林)‘이라고도 한다.  

월간 '불교와 문화'에 따르면 선(禪)은  ‘마음을 닦는 일’, 수심법(修心法)이라고 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마음을 닦는 법이 곧 선(禪)이라고 한다.  
 
네이버 자전은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모든 형식이나 격식을 벗어나 궁극의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적(禪的) 사유를 담고있는 불교시”라고.  

그러니 선시는 선과 시가 합일화된 용어로서, 여기에는 ‘선과 시’, ‘선적인 시’, ‘선의 시적 표현’, ‘시의 선적 표현’ 등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선은 정려(靜慮) , 사유수(思惟修)로 풀이된다. 이 정려와 사유수는 시의 내면적 소성(素性)과 부합되기 때문에 선과 시는 쉽게 결합될 수 있다.

또, 선은 불교의 한 유파이면서도 모든 형식이나 격식을 벗어나 궁극의 깨달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모든 사유를 포용할 수 있다.  
 
비명은 “자서(自序)”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영가(永嘉)대사가 육조혜능(六祖慧能)대사를 친견하고 크게 깨달은 바를 노래로 읊은 “증도가”(證道歌)의 “행역선좌역선”(行亦禪 坐亦禪, 움직일 때도 선‘禪’이고 앉을 때도 선‘禪’이다)처럼 나도 “시역선”(詩亦禪, 시를 짓는 것도 선‘禪’)을 행한 바이다.”  

이동렬 '도서출판 바닷바람' 발행인 

“현대 선시는 현대 시가의 예술적 표현 기법으로 선경(禪境), 선의(禪意), 선운(禪韻)을 표현하는 시로 당나라의‘시불’(詩佛) 왕유(王維) 등이 쓴 선시와 시적 표현의 예술적 기교와 시기적 선후가 다를 뿐 본질적으로 일치하다.”… 

현대 선시는 현대 시가의 한 갈래에 속한다. 현실주의, 낭만주의, 포스트 리얼리즘과 같은 현대 시가의 한 유파처럼 현대 선시도 시가의 한 갈래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선시를 이해하고 시적 오묘와 철리를 찾아내고 인생을 깨닳아가는 과정은 시의 왕관을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처음 선시를 접촉한 시인이나 독자들한테는 비명의 선시를 읽고 마음 깊이 깨닳게 되면 생각지 못했던 또다른 향수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4, 3. 26 


 

시역선(詩亦禪)

 —자서

 

비명 시인
비명 시인

“금강경”을 통해 붓다는 “일체 법(法)이 모두 불법(佛法)”이라고 설했다. 그렇다면 내가 쓴 현대 선시도 불법임에 틀림없다. 생각해보니, 우리의 의식주, 금기서화(琴棋書畫) 모두 수행이고 불법이 아닌가? 그럼 내가 쓴 현대 선시도 불법이고 수행에 속한다. 영가(永嘉)대사가 육조혜능(六祖慧能)대사를 친견하고 크게 깨달은 바를 노래로 읊은 “증도가”(證道歌)의 “행역선좌역선”(行亦禪 坐亦禪, 움직일 때도 선‘禪’이고 앉을 때도 선‘禪’이다)처럼 나도 “시역선”(詩亦禪, 시를 짓는 것도 선‘禪’)을 행한 바이다.

현대 선시는 현대 시가의 예술적 표현 기법으로 선경(禪境), 선의(禪意), 선운(禪韻)을 표현하는 시로 당나라의‘시불’(詩佛) 왕유(王維) 등이 쓴 선시와 시적 표현의 예술적 기교와 시기적 선후가 다를 뿐 본질적으로 일치하다. 왕유 등이 쓴 선시를 나는 ‘고대선시’로 부른다. 현대 선시는 고대 선시의 진수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풍부한 주제, 더 깊고 넓은 주제를 표현한다. 현대 선시는 현대 시가의 한 갈래에 속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사실 현대 선시는 현실주의, 낭만주의, 포스트 리얼리즘과 같은 현대 시가의 한 유파처럼 현대 시가의 한 갈래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선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독자들은 현대 시에 현대 선시가 빠지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왕관에 가장 빛나는 구슬이 빠진 것과 같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현대선시특선'은 나의 다섯 번째 현대선시집(첫 번째 현대선시집은 출판 중)이다. 이 안의 현대선시는 모두 최근에 창작한 것으로, 그 중 많은 시들이 국내외 종이 매체와 인터넷 매체에 게재된 바 있다. 이번에 시집 형식으로 출판된 것은 독자들과의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자들이 좋아해주고 무량한 법의 맛을 깨닫기를 바란다.

“아함경”에서 붓다는 "만법연생, 개시연분"(萬法緣生,皆系緣分, 만법이 생하는 것은 모두 인연따라 일어나는 것)라고 설했다. 독자들이 이 현대 선시집을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법연(法緣)이라고 할 수 있고, 나에게는 법열로 가득 찬 일이다. 이는 내가 경전을 독송할 때 석가모니 부처가 “반야심경”에서 설한 ‘오온개공(五蕴開空)’을 읽은 것과 같다.
 
이상 내용을 서언으로 대신한다.

저자, 2024년 1월 2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비명은 항저우 사람으로 줄곧 항저우에 거주하고 있다. 지금,그는 고향 항주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하고 있다: "허선(許仙)은 사람들에게 꽃을 주고 사랑을 축복하고 있다(“许仙送花,祝福爱情)". 사진은 시인이 행인들에게 꽃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도 남기며 사랑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장면이다. 
비명은 항저우 사람으로 줄곧 항저우에 거주하고 있다. 지금,그는 고향 항주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하고 있다: "허선(許仙)은 사람들에게 꽃을 주고 사랑을 축복하고 있다(“许仙送花,祝福爱情)". 사진은 시인이 행인들에게 꽃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도 남기며 사랑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장면이다. 

비명(比明), 현대선시(禪詩)대표작 '감은' 외, 17수

 

감은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생명 없거늘
공포를 느끼는 이도, 원망하는 이도 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에 나는,
진신의 법연을 닦는다 


感 恩

每一个人都会死去
有人恐惧有人抱怨
我因为在这个人间活着
有了一个:修炼真身的法缘

 

서문

인간세상 헤매고 다니는 나의 궤적은
세월의 서문과 같은 것이거늘
밤낮없이 광활한 천지간에 새긴 일필일화,
삼라만상 모두 초목의 자태가 있다

     

  题    词

我在这个人间的奔波
像是时光的一行题词
写在昼夜阔大的天地间
一笔一划:皆有草木之姿

 

부들단

 

비천해 보이는 풀도
부들단을 만들 수 있거늘
법당에서 제불보살을 영접하는 이 한생
드디어 원만을 이루리라

     

  蒲    团

那么卑微的草
也能做成蒲团
在佛堂日日面向菩萨
一生:终成圆满


의식

 

독경 말미에
부처님 명호 염송해야
마무리가 이루어지거늘
꽃이 가지를 떠나기 전처럼
바람아, 날 먼저 안아다오

 

 仪    式

 

诵经诵到最后
总要念句佛号
诵经这才结束
像是那朵花离开枝头前
风中,总要先抱一抱我


하루하루

 

누군가 꼬리 끼인 것처럼
나도 늘 포복만 하고
벌레와 개미처럼 살며
끄적여 본다, 코리끼와 같은 시를

 

        每    天

 

有人夹着尾巴
我总是在匍匐
虫蚁一样活着
写一些:大象一样的诗

 

     동환

사찰문에 매달려 있는 동환
갈라진 틈, 그럼에도 고요하거늘
마치 한 사람의 인생과도 같아
상처가 있지만, 원만 그 자체이다


  铜    环

寺门上有个铜环
缺口;仍很安静
像是一个人的一生
有伤口,仍然圆满

 

 까마귀


막 돋아난 나뭇가지처럼
겨울의 백양나무 위에 서 있다
그날, 달빛이 비추고
나는 인간 가장귀에서 부좌하고 있다 


  乌    鸦

像是刚刚长岀的一节枝桠
站立在冬天的一棵杨树上
那天,月光照下来
我在人间的枝桠上:趺坐


      
 쇄편

사실, 깨진 조각 하나하나가
온전한 나 자신이거늘
유리, 당자, 도관
나는 인류의 가장 큰 조각이다


  碎    片

其实,每一个碎片
都是一个完整的自己
玻璃;塘瓷;陶罐
我是人类最大的一块碎片


      경칩

그날, 벼락치는 그 소리
물 밖으로 튀어나온 잉어마냥
먼 산의 종소리처럼
또 나인 듯, 독경 후 일어섰다


        惊    蛰

那天,那声霹雳炸响
很像那条鲤鱼跃岀水面
很像远山的钟声敲响
又像是我:诵经后站起身来

비명은 항저우 사람으로 줄곧 항저우에 거주하고 있다. 지금,그는 고향 항주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하고 있다: "허선(許仙)은 사람들에게 꽃을 주고 사랑을 축복하고 있다(“许仙送花,祝福爱情)". 사진은 시인이 행인들에게 꽃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도 남기며 사랑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장면이다. 
비명은 항저우 사람으로 줄곧 항저우에 거주하고 있다. 지금,그는 고향 항주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하고 있다: "허선(許仙)은 사람들에게 꽃을 주고 사랑을 축복하고 있다(“许仙送花,祝福爱情)". 사진은 시인이 행인들에게 꽃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도 남기며 사랑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장면이다. 

  소용돌이

 

그 강은 물 위에서
소용돌이를 치며, 바람 속에서
마치 내가 고향을 돌아보는 것처럼
햇살이 비치고
멀리 보이는 저 큰 산
아직도 구름 아래서 돌아보고 있구나

 

        漩    涡

那条河在水上
打了个漩涡;风中
像是我在回望故乡
阳光照下来
远处,那座大山
仍在云下回望

 

     산행

오솔길은 산으로 향하고
나는 절로 향하네
때론 솔바람이 일렁이거늘
고요속에서 몸을 뒤척이는 듯싶구나


     山  行

小径去往山里
我,去向寺里
有时松涛响起
像是寂静翻了一个身


        번역

봄은 햇살 아래서 여름으로 번역되고
나 역시도 여름에 진입하였구나
그날, 바람결에 나는 
시대에 의해 도라지꽃으로 번역되었네


        翻    译

春天被阳光 译成夏天后
我便也进入夏天了
那天,风中
我被时代翻译成一朵桔梗花了


       부친

먼저 내 삶에 살아 숨쉬고
나중에 내 가슴에 살아 계시며
이젠 내 벽 속에 살아 계시네
그 액자, 또 다른 나의 창문이라네


        父    亲

先是活在我的生活里
后来活在我的心里
现在活在我的墙上
那个相框:像是我的又一个窗口

 

       바람 결에

이 세상에 비집고 들어온 것 같은
그날, 나는 남산강시에 당도했다 
대웅전 앞에 서서 바람결에
마음을 다잡아보자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风    中

像是被这个人间挤进来的
那天,我来到南山讲寺
站在大雄宝殿前,风中
我定一定神
我这才可以喘上一口气来


        만발

가지에 핀 꽃
사실, 햇살도 활짝 피고
내 눈도 활짝 열렸네
바람 결에
날아다니는 저 나비 
닮았다네, 내 심장 박동소리와 

 

        盛    开

盛开在枝头上的花
其实,也盛开阳光
盛开我的眼光
风中
那只飞来飞去的蝴蝶
很像:我的心跳


       적막

두 달 여의 시간이 흐른 듯
부엌에 있던 토란 한 알
무성한 싹이 돋아나있네, 그날 
아련한 초록빛, 
얼마나 많은 적막을 견뎌낸 것인가


        寂    寞

好像有两个多月了吧
厨房里,有一颗芋艿
那天郁郁葱葱发芽了
那种绿:该要忍受多少的寂寞啊!


발자국 운치 

가볍게 흩날리는 눈
소설이든 대설이든
압운과도 같네, 바람결에
나는 눈밭에서 맨발로 다니네
이 세상과도 같은, 큰 발자국 운치

 

        韵  脚

那些飘落下来的雪
小雪或者大雪
都像是在押韵;风中
我在雪地赤足高蹈
像是这个世间:最大的韵脚


호숫가에서

의자 등받이에 날아내린 새여
난 과거가 없거늘
호수를 마주한 푸른 벤치
깨뜨리고 싶지 않다네, 이 순간의 고요를

 

        湖    边

鸟儿飞落椅背
我便没有过去
绿色的长椅面对湖水
我不想打破:此刻的宁静

 


비명 프로필 

비명, 본명 사민(謝敏). 남. 한족. 1963년 6월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출생. 전문대학 졸업, 시인, 작가, 배낭여행객으로 '현대 시불'로 불린다.

시 작품들이 ‘시간’(詩刊), '인민문학', '인민일보' 해외판 및 국내외 종이 매체와 인터넷 매체에 게재되었다. 영어, 일본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작품들이 번역되었고 중국과 외국의 문화 교류를 추진한 작품들이 여려 편 있다.

처음으로 '과두체'(蝌蚪體)의 현대 시가 창작 시스템을 만들었다. 현대 농선시(農禪詩)의 창작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섰고 현대 선정시(禪情詩)의 작문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열반의 올챙이”(涅槃的蝌蚪), “비명시선”(比明詩選), “장시와 조시”(長詩與組詩), “비명사랑시”(比明愛情詩), “비명수필집”(比明隨筆集), “현대농선시 50수”(現代農禪詩50首), “현대선시 200수”(現代禪詩二百首), “현대선정시”(現代禪情詩) 등 시문집 8부가 국내외 100여 곳의 도서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현재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에 거주하고 있다.

作者簡介:

比明,姓名謝敏。男。漢族。1963年6月3日生於中國浙江省杭州市。大專學
曆。詩人,作家,背包客,被譽為“現代詩佛”。有作品在《詩刊》《人民文學》和《人民日報》海外版及國內外的紙媒與網路上刊發。有作品被翻譯成英語、日語、荷蘭語、西班牙語等多種語言。有作品進行中外文化交流。首創“蝌蚪體”的現代詩歌寫作體系。率先提岀現代農禪詩的創作理念。首次提岀現代禪情詩的寫作概念。著有《涅槃的蝌蚪》《比明詩選》《長詩與組詩》《比明愛情詩》《比明隨筆集》《現代農禪詩50首》《現代禪詩二百首》《現代禪情詩》等詩文集8部並被國內外100餘家圖書館永久收藏。現居中國浙江省杭州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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