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자수

 북한 가서 박물관 또는 미술관을 참관하고 돌아 온 사람치고 북한자수 하면 경찬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북한은 정권수립 이후에 민간의 자수를 국가적인 예술높이로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이리하여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 생각하지도 못하는 관련 자수 인재 배양 제도를 실시해 왔다.

 

첫째: 북한에서는 국민학교, 중학교에 자수과목을 설치하여 선생님이 가르치는가 하면 미술대학에 전문 자수전업이 있어 교수님들이 자수에 대한 이론, 실기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둘째: 북한의 자수예술가(수예가)는 다른 분야의 예술가(예하면, 화가, 도예가, 배우 등)들과 같은 대우를 받을 뿐만 아니라 지어 더 월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화가 중 가장 우수한 사람을 인민예술가라 하고, 가장 훌륭한 배우 역시 인민예술가라고 한다. 수예가중에도 인민 예술가가 있다. 리원인, 김청희가 바로 인민예술가이다.

 

셋째, 국가에서 전문 자수에 종사하는 일군에 대해 엄격한 예술 등급를 정하였는데 1급은 수예공이다. 자수분야에서 가장 낮은 등급이나 반드시 이론과 실기 시험을 거쳐 합격한 후 전문 자수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높은 급별은 인민예술가인데 17 등급이다.

 

그 밑으로는 공훈예술가(16급)가 있다. 북한에 공훈예술가는 8명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다. 

 

자수분야에서 매 한 급 승급하기는 엄청 어려운 일이다.

①매년 나라에서 내는 이론시험에서 뛰어난 성적을 따내야 하는가 하면 ②실기시험에서 그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③11급부터는 매년 2점 이상의 창작품을 내야하고 예술가동 맹위원회에서 평가하여 통과되어야 한다. ④국내외 전시회에서 반드시 상을 받은 역사가 있어야한다. ⑤그리고 공훈예술가로 진급하려면 위의 조건 외에 자수 기교에서 새로운 창조가 있어야하고 국외 비교적 큰 전시회에서 금상을 따내야 하는 등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 ⑥등급이 높을수록 시험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예하면 수예공 시험은 일 년에 1-2차가 있으나 수예가(11급)시험은 3년에 한번 있다. ⑦수예가들의 창작품 수준이 떨어지거나 또는 시험에서 성적이 내려가면 원 예술가 등급에서 오히려 아래로 내려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러니 알심 들여 노력하고 연구하지 않을 수 없다.

 

미술가협회 관련인사들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 중국, 인도, 베트남, 일본에도 옛날부터 자수가 성행했고 지금도 자수를 많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자수의 그 가치를 예술적인 고도에 끌어올린 나라는 북한뿐이라 한다.

 

세계 어느 나라를 물론하고 그런대로 자기 나라에서는 한두 번째로 꼽히는 자수전문인과  북한의 수예가와 비교해 보면 그 예술수준이 북한의 300명 밖에서 돌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국제 예술품 전시회에서 그 많은 나라의 예술작품을 압도하는 기세로 북한의 자수가 첫자리에 꼽히는 일이 종종 나타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북한의 자수는 그 수기법이 30여 가지, 실꼬는 기법 또한 여러 가지라 같은 비단실이어도 그걸 풀어서 다시 꼬는 방법에 따라 표현이 확 달라진다 한다.

때문에 북한 자수에서 표현되는 인물의 얼굴에는 내심활동표현이 뚜렷하고 피부근육의 표현이 살아 움직이는 감을 주게 된다.

 

북한정부에서는 방문 오는 국가 급 외빈들에게 주로 수예작품을 선사한다. 일부 수상들은 북한을 방문하기 몇 달 전에 먼저 자기 사진을  보내 자수초상화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북한의 민간에서는 많은 부녀들이 자수를 뜨고 있다. 물론 그 수준이 평양의 전업 창착팀에 비하면 비할 바 아니지만 그런대로 아주 보편화되어 있다.

북한, 중국의 변경지역을 통해 한국으로 흘러 들어온 수예품은 거의가 북한 민간에서 만든 것이다. 북한의 수예를 이끌어 가는 창작사로는 평양수예연구소, 만수대창작사, 조선민예총국 등 단체들이다.

 

현재 북한제도의 제한으로 북한에서는 수예품 내용이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예하면 종교적 색채가 있으면 안 되고, 자본주의 사상이나 귀족적인 생활색채가 있어도 안 되며 나체나 반나체도 허용이 안 된다.

 

수예작품 내용상 너무 단조롭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수준과 기교는 다른 나라들에서 인정을 해주고 있다.


동북아기자   2007년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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