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이 다가오는 11월, 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그리운 계절이다.
따뜻한 5월이 가정의 달로 지정돼 있지만 어쩌면 차가운 겨울이 가족라는 단어를 더욱 떠오르게 할지도 모른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연결고리로 만들어진 가족 뿐 아니라 별의별 가족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감상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무엇인지 헤아릴 수도 있을 것.

다양한 가족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들이 대구를 찾아온다.

대구동성아트홀에서는 8일부터 13일까지 6일동안 ´가족 또는 Family 이야기-댁의 가족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주제로 가족영화 기획전을 연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새롭게 생성되고 소멸되는 가족에 대한 영화들이 상영되는 이번 기획전은 ´다섯은 너무 많아(안슬기 감독)´, ´후회하지 않아(이송희일 감독)´, ´길´(배창호 감독) 등 7편의 영화들이 상영된다.

특히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는 지난해 예술영화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은 작품으로,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동성애의 모습을 멜로라는 장르를 통해 과감하고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 흔치 않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박수영 감독의 단편 작품들로 구성된 ´단편섹션´에서는 ´핵분열가족´, ´가족 같은 개, 개 같은 가족´, ´마이티 맨´ 등이 가족이라는 주제를 단편영화의 매력을 만들어 냈다.

◈ 상영작 소개
- 다섯은 너무 많아(2005)

안슬기/조시내, 유형근/80 분

열여섯살 가출소년 동규. 아르바이트도 짤리고 하릴없이 방황하다 일회용품 신고 포상금을 타기 위해 시내가 일하는 도시락 전문점에 사진을 찍고 도망친다. 그러나 동규는 악바리 시내가 던진 돌에 맞아 쓰러지게 된다. 시내의 단칸방에서 정신을 차린 동규는 다짜고짜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다며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데...
한뼘 단칸방, 이상하게 자꾸만 식구가 늘어간다
동규의 기억을 되살려 어떻게든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애쓰는 시내. 그러나 이상하게도 날이 갈수록 시내의 한뼘 단칸방에는 조선족처녀 영희, 분식점 아저씨 만수 등 하나 둘씩 낯선 식구들이 늘어간다. 절대 가족이 될 수 없을 것 같은 그들이 만들어가는 좌충우돌 가족 만들기가 펼쳐진다.

- 후회하지 않아(2006)
이송희일/이영훈, 이한/114분

시골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대학에 가겠다는 꿈을 갖고 서울생활을 시작한 수민(이영훈 분). 서울에서의 일상은 기대만큼 희망적이지는 않지만, 수민은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부잣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에 지쳐있던 재민(이한 분)의 차를 운전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만남이 시작된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서로에게 깊은 인상을 품게 된 두 사람의 마음은 흔들린다.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재민과 수민은, 기업 부사장의 아들과 해고 노동자로 재회한다. 재민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수민은 공장을 나와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아 헤매다가 한 선배의 소개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발을 딛게 된다. 그 곳은 바로 게이 호스트바. 내키진 않았지만 도망칠 곳이 없었던 그는 어쩔 수 없이 그 곳에서 일을 하게 되고 그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한편, 집안에서 정해 준 약혼녀와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재민은 수민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외면할 수 없어서 호스트바로 그를 찾아간다.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약혼녀에겐 미안하지만 그는 자신의 욕망을 버릴 수 없다.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수민에게 빠져든 재민, 거부하려 해봐도 자꾸만 재민에게로 다가가는 수민의 마음. 두 사람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 간다.

- 길(2004)
배창호/배창호, 강기화/95분

장터가 아직 우리 삶에서 풍요로웠던 70년대 중반, 태석은 이십년 넘게 무거운 모루를 지고 각지의 장터를 떠도는 대장장이다. 다음 장을 향해 길을 가던 중 그는 서울에서 내려온 신영이라는 여공을 만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러 가는 길이라는 그녀는 장례식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코트에 커다란 ‘스마일’뱃지를 단,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처녀. 태석은 신영을 버스를 탈 수 있는 곳까지 데려가 주기로 한다.
길 위에서 태석은 줄곧 옛날을 떠올린다. 세상 없이 사랑했던 그의 아내, 그녀가 있어 매번 돌아갔던 작은 초가집, 가장 절친했던 친구 득수, 그러나 그로 하여금 지난 이십여년간 집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했던 득수의 배신까지 그는 기억 속의 길을 미움과 그리움 속에 걷는다. 그리고 태석은 신영이 그 원수 같은 득수의 딸임을 알게 되고,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나는데….

- 박수영감독 단편섹션

- 핵분열가족(2005)
박수영/안진수, 주부진/21분

어느날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늘 가족에게 희생만 하는 엄마는 재빨리 가족을 챙기려하지만 핵미사일이 떨어지기도 전에 방사능에 오염이라도 된 듯 가족들은 숨겨두었던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낸다. 제자와 바람피는 아빠, 부모의 폐물을 훔쳐 달아나는 딸등. 엄마는 결국 아들이 파놓은 구덩이에 숨고, 핵폭탄은 엄마가 뒤집어쓴 가족 사진 위로 정확하게 내리꽂힌다.

- 마이티 맨(2006)
박수영/이다윗, 조가은, 신태훈/28분

강한 힘과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 마이티맨. 그리고 마이티맨을 너무도 좋아하는 영광. 영광은 항상 자신이 마이티맨이 되는 꿈을 꾸지만 마이티맨은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존재일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영광은 외진 곳 허름한 문방구에서 마이티맨의 신비한 옷을 발견하고 결국 그 옷을 훔치는 사고를 저지르는데...
◇ 영화 ´가족같은 개, 개같은 가족´의 한 장면

- 가족같은 개, 개같은 가족
박수영/정유미, 성혁/30분

가족에게 버림받은 개, 뽀삐가 통한의 복수를 시작한다.
쉽게 길들이고 쉽게 버리는 인간들의 잔인함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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