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삼의 중국문화풍경]

중국을 다녀온 한국인들의 불편 중 하나가 세면실이다. 중국에서는 위생실, 처스워厠所, 화장실, 변소 便所 등으로 불리어진다. 여러 가지 소문을 들었다. 중국 어디 시골 가니깐 칸막이가 없이 통칸이었다. 또 칸막이는 있는데 문이 없었다. 하여간 한국인들로 치면 불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온 한 노인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중국 여행길에 급기야 뒤를 보아야 하기에 여러 골목을 뒤지다가 겨우 변소를 찾았다, 급기야 들어가서 그런대로 뒤는 보았으나 불행이도 그 변소에는 화장지가 없었다. 밖에서 기다리는 조카를 불러서 화장지를 가져오라 했거늘, 주변에는 작은 가게도 없는지라 화장지를 사오느라 꽤나 오래 돌아다닌 모양이다. 화장지도 가져오고 뒤처리도 다 되었으나 노인은 너무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있었던지라 일어날 수가 없었다. 조카의 부축으로 겨우 호텔로 돌아왔으나 관광은 고사하고 온종일 침대에 누워서 앓음 자랑을 해야만 했다.

변소에 대한 기재는 중국에는 옛날부터 거의 없었지만 간혹 문구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옛날 부자들은 변소에 들어가기 전에 옷을 갈아입는다고 한다. 그래서 변소 간다는 것을 갱의(갱의)라고도 불렀다.

‘경사무측’ 京師無厠 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많다. 청나라 말까지 커다란 베이징에는 변소가 몇 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 변소 가는데 돈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듯이 일부 도시의 변소는 돈을 받는다. 백성들은 밤사이의 오줌이며 대변물의 요강을 새벽이면 길바닥에 그대로 던지는 것이었다. 그 광경은 무척 더러웠을 거다. 청나라 말에 이르러서야 공공변소가 생겨나고 또 인분차가 다니기 시작하였다.

중국은 WTO에 가입한 그해 그달에 세계공공변소조직(W.T.O.)에 가입하였다. 국민의 별다른 주의는 일으키지 못했지만. 작년 연말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에는 표준에 부합되는 화장실이 5583개, 그중 2급 이상이 1700여 개다. 2007년에는 1100개 화장실을 신설, 개건할 계획이다. 대부분 베이징 시교의 관광구역 현에 집중되어 있다. 베이징에는 고급스러운 화장실도 등장한다. 최근 새로 준공한 화장실에는 휴게실과 탈의실이 구비되었고 음악도 흐르고 있다. 그리고 뒤처리가 끝나면 자동으로 물이 쏟아진다.

지방에서도 변소혁명을 다그치고 있다. 산수로 유명한 계림에서도 관광구역과 경치 부근에 새로 위생실을 신설하고 있다. 원래 61개 공공변소가 있었지만 합격되는 것은 23개뿐이었다고 한다. 한번은 시장이 변소를 찾느라 2개 거리를 누비었다는 일화도 있다. 나중에 여인숙 주인의 안내로 뒷문으로 들어가서 뒤를 보았다고 한다.

먹을 것을 해결하고 나니 중국인의 위생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 것 같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