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동은 아직도 옛날 골목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동네입니다.
서울 광화문 일대가 몇년 전부터 아파트니 오피스텔이니 재개발이 되기 시작해
그 아름답던 골목들이 다 사라져 버렸는데,
사직동만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도심에 남아 있는 유일한 달동네지요.
아홉평, 열평짜리 땅에 지붕과 지붕을 다정하게 맞대고 서 있는 작은 한옥, 허름한 양옥들이 정겨운데,
곧 이 동네도 사라질 운명에 있습니다.

작년 11월까지 14년 동안 사직동의 작은 한옥에 살면서 참 많은 걸 보고 겪고 느꼈습니다.
제게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지요.

가난한 사람들은 좁은 골목에 화분들을 내다놓고 갖가지 꽃을 가꾸는데,
아마도 이 화분의 꽃들은 고단한 삶의 숨구멍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장미가 한창입니다. 붉은 장미가 골목골목 밝히고 있습니다.
저도 한옥에 이사가자마자 화분에다 장미를 길렀는데, 나의 장미가 첫꽃을 피울 때 여간 감격스럽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작년 이맘 때 찍은 사직동 골목의 장미입니다.
즐감하시길....장재선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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