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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도 창호는 레이훙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한 레이훙을 식당으로 보낼수도 없었고 호텔로 보내기는 레이훙이 입은 옷이 너 야했다. 집으로 가겠는가고 물었을 때 레이훙은 울던 사람 같지 않게 말갛게 웃었다.

<<좋아요. 어떤 집에서 사는가 구경도 하구요...>>

샤워를 한 레이훙이 욕실에서 나왔다. 화장이 지워진 얼굴이 뜨거운 물의 열기를 받아서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금화의 옷을 바꿔입은 모습이 좀은 우습깡스러웠고 어른의 옷을 입고 장난하는 애들같아보였다. 길다란 머리가 젖어서 어깨우에 축 처져있었다. 물기를 닦느라고 머리를 갸웃이 하고있는 레이훙의 모습에서 애교가 툭 하면 떨어질것 같았다. 모욕을 해서인지 눈의 붓기가 많이 내려있었다.

<<옷이 커요. 사모님 키도 크고 뚱뚱한 편이세요?>>

레이훙이 묻는것이 무리가 아니였다. 지금까지 금화는 한번도 창호가 하는 식당이나 노래방에 온적이 없었다. 그랬기에 종업원들중 금화를 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처럼 금화는 그림자처럼 살았다. 한국에 가기전 그래도 자기가 하는 식당이니 송별연이라도 하자고 창호가 말을 내민적이 있었다. 그러나 금화는 싫어요 라는 말 한마디로 거절해버렸다. 설복의 필요는 없었다. 그것이면 끝이였으니까.

<<너보다 덩치가 크지. 그리고 애를 낳은 중년부인니까 당연하게 부풀어있지.>>

<<그래요? 많이 이쁘죠? 아저씨 사모님은 꼭 이쁘디 이쁠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창호는 얇게 미소를 띄우며 한숨을 쉬였다.

<<그래. 이쁘지. 넘 이뻐서 길가던 사람들이 돌아다보다가 도망을 칠만하거든.>>

금화는 아무런 특징도 찾을수 없는, 수수하다못해 기억에조차 남지 않을 그런 녀자였다. 그녀의 조용함이 어떤 의미에서는 현숙함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창호는 조용함의 이미지속에 들어있는 과거를 들여다보고있었다. 그래서였는지 창호는 그녀앞에서 미소를 짓는것조차 미안하다는 느낌을 받군 했다.

<<아저씨 유모아하시는거죠? 아저씬 젊었을 때 인기가 좋았을건데요. 따르는 녀자 많았지요?>>

창호는 웃어버렸다. 과거를 이야기하기에는 레이훙은 상대가 아니였다. 그 암담하던 나날들을 이야기해보아야 기분만 잡칠뿐 지나간 이야기라는, 구수한 옛말같은 이야기는 아닐것이였다.

<<많았지. 너무 많아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도 찾을수가 없었거든.>>

<<바이러를 찾아요? 바이러스만큼이면 너무 많아서 셀수조차 없잖아요?...>>

레이훙은 기어이 듣고싶다는 얼굴이였다. 창호는 손을 저었다.

<<뭐 좀 마실래?>>

<<네? 그러죠 뭐. 마실것 뭐가 있어요?>>

<<쥬스도 있고 맥주도 있지. 난 맥주 좀 마시겠어. 넌?>>

레이훙은 할끗 창호의 눈치를 보고 대답했다.

<<저두요. 저두 맥주 마실래요. 어디 있어요? 랭장고에?...>>

레이훙은 랭장고문을 열고 맥주를 꺼내놓고는 머리가 들어갈듯 랭장고에 머리를 들이밀고있었다.

<<왜 그래?>>

<<안주는 뭘로 해요? 있어요?>>

창호는 웃으면서 말했다.

<<안주까지 먹을래? 뭐 제대로 한잔 할 생각이니?... 낙지도 있고 명태도 있어. 그리고 마른 안주와 과일도 있고. 먹고싶은거로 꺼내. 난 안주고 뭐고 술만 있으면 되니까.>>

레이훙은 랭장고에서 낙지와 명태, 과일과 마른 과일포들을 가지고 부엌으로 갔다. 잠간후 낙지와 명태는 전자레인지에 굽고 과일들은 껍질을 벗겨 베여서 접시에 담아왔다. 조선족이 사는 방식을 공부한 흔적이 엿보였다.

<<잘하는구나? 너 이제 조선족이라도 믿는 사람이 있겠다.>>

레이훙은 남실 웃었다.

<<그래요? 저요. 말공부도 많이 해요. 영애있지요? 애가 저 선생이거든요. 안닝하시요?... 어때요?...>>

<<안닝이 아니고 안녕하세요, 이렇게 발음해.>>

<<안-ㄴ-잉? 조선말 발음에는 이상한것이 너무 많아요. 그리구 ㅅ, ㅈ, ㅊ, ㅋ, ㅍ, ㄱ 이런 받침발음은 정말 어려워요. 중국말에는 이런 발음이 없지 않아요. 참, 중국말이 얼마나 좋아요? 그런 어려운 발음이 없으니까...>>

창호가 웃으며 말했다.

<<한 민족의 언어는 다 그렇게 발음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중국말도 다른 민족이 배우려면 자기 민족에게는 없는 발음이 있는거야. 그래서 어려운거야.>>

레이훙은 혀를 내밀어보였다.

<<모르겠어요. 왜 다 같은 사람들인데 기어이 이상한 다른 말을 쓰는지. 세상이 다 같은 말을 쓰면 멋지겠는데... 그렇지 않아요?>>

레이훙에게는 오지에서 자란 녀자애의 순진함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이 시각 창호는 그 순진함에 얼마나 위협인가를 가늠하고있었다. 순진함은 칭찬할만한 일이였지만 레이훙의 순진함은 그만큼 세상을 알지 못하고있다는 뜻이였고 그 순진함으로 하여 자기의 정감에 너무나 집착할수 있었다. 오늘 레이훙의 표현은 그것을 잘 말해주고있었다.

창호는 갈등하고있었다. 레이훙이 사랑한다고 했을 때 창호로서는 충격이 아닐수 없었다. 사랑을 한다. 레이훙이 그 말을 하는 순간에 창호는 그건 아니야 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마치 오래동안 생각을 해왔던듯이 번개처럼 튀여나온 감각적인 호소였다.

창호는 카이란을 생각했다. 예감같은것이 있었다. 과거의 흔적에서 한 소녀가 웃으며 다가오고있었다. 그 소녀와 레이훙이 보라빛 안개속에서 희미하게 웃고있었다. 누가 누구인지 분별이 안되였다. 캉아저씨는 카이란이 창호의 아이를 임신했었다고 했다. 그럼 그 아이는 어디에 있는가? 카이란은?...

<<넌 술 마시지 말고 쥬스나 마셔라. 녀자애가 술 그렇게 마시면 안돼.>>

창호의 어조에 년장자의 부드러움이 다분했다.

<<싫어요. 저도 마실거예요. 아저씨가 마시는만큼.>>

레이훙은 고집을 부렸다.. 살짝 내민 입술에 집착과 기대가 묻어있었다.

<<좋아, 그럼 넌 맥주를 마셔라. 난 배가 불러 양주 좀 마시련다. 랭장고속에 얼음이 있어. 가져와...>>

창호는 레이훙에게 년장자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위엄을 갖추며 목소리를 다듬었다.

레이훙은 흥분해있었다. 행동들이 과장되여있었다. 레이훙은 랭장고에 가서 얼음을 가져다 창호의 잔에 넣고는 허리를 굽히고 술을 부었다. 허리를 굽히는 순간, 금화의 헐렁한 블라우스를 입은 탓이였는지 피끗 봉긋하게 깜찍한 유방과 연한 포도빛의 유두가 스쳤다. 샤워를 하면서 브래지어를 벗었거나 고의로 벗고있는지 모를 일이였다. 창호는 후자로 느끼고있었다. 숨이 턱에 닿으며 금속성을 울리는것 같았다.

<<됐어! 그렇게 많이 부으면 돼?!>>

창호의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높았다. 레이훙이 놀라면서 머리만 쳐들었다.

<<네?!...>>

창호는 자기의 실수를 깨달았다. 미소를 지으려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부드러움이 없었고 오히려 우는것처럼 되여버렸다.

레이훙이 눈을 깜빡거렸다.

<<왜요? 어디 아파요?>>

창호는 입가를 실룩거리며 머리를 저었다. 그러면서 목소리를 낮추려는 노력을 했다.

<<아-니- 좀 피로해. 술이나 마시자. 어때? 건배는 삭제하고 그대로 마시자. 몇시니?>>

<<몇시니?>>

레이훙이 불쾌한듯 되물었다.

<<됐어. 늦은것 같아서... 어서 마셔.>>

창호는 레이훙은 관계하지 않고 술잔을 입에 가져가 한모금 마셨다. 혀끝에 술맛이 당겨오지 않았다.

<<너 주방에 가 작은 잔 가져올래?>>

레이훙이 작은 잔을 가져오자 창호는 자작을 해서 스트레이트로 한잔을 마셨다. 가볍게 목을 자극하며 술이 미끌어져들어갔다. 원래 마셨던 술기운이 남아있어 위의 반응이 빨랐다.

레이훙이 낙지를 집어 창호에게 내밀었다.

<<안주 들어요.>>

창호는 입가에 온 낙지를 손으로 밀었다.

<<양주에는 과일 안주가 더 좋아.>>

창호는 사과배쪼각을 포크로 찍어 입에 넣고 씹었다.

구들에 앉는데 습관이 안된 레이훙은 불편한지 다리를 어디에 가눌지 몰라 몸을 뒤틀었다.

<<저도 양주 한잔 마셔도 돼요?>>

창호는 투명하게 부드러운 레이훙의 얼굴을 보며 술병을 들어 레이훙의 잔에 술을 부었다.

<<술은 좋은 물건이 아니야.>>

<<그래도 아저씬 그냥 마시지 않아요. 많이 마시죠?>>

<<일때문에 마시는거지. 그러다보니까 안마시면 오히려 생각이 나군 하지.>>

<<그래도 너무 마시지 말아요. 그러다 건강 빼앗기면 큰일이잖아요. 저는요, 아저씨 언제나 지금처럼 정력적이고 멋졌으면 좋겠어요.>>

창호는 레이훙이 어떤 화제를 이끌어가고싶어하는가를 알수 있었다.

<<오늘이 몇일인지 모르겠어. 어떻게 사는지 날자까지 기억하지 못하고 살고있거든.>>

<<아저씨는요, 너무 멋진 남자예요.>>

<<나 어디 멀리 떠나서 려행이라도 했음 좋겠다. 팍 다 잊게스리...>>

<<와-아! 려행?...>>

레이훙의 목소리에 탄력이 붙었다.

<<저도 려행 무지 좋아하는데... 저 함께 가주죠? 어디로요? 북경?...>>

<<북경은 시시해.>>

<<그럼 상해?>>

창호는 푹 소리를 내서 웃었다. 손가락을 내밀고 찌르는 시늉을 했다.

<<조공이 룡을 좋아했다는 말이 있지?>>

레이훙은 말뚱말뚱해서 창호를 보았다.

<<조공이 룡-을-요?>>

<<그래. 조공이라는 사람이 룡을 무지무지 좋아했대. 그래서 룡이 감동을 하여서 방문을 왔댔지. 그런데 조공은 실제의 룡을 보고는 혼비백산해서 도망을 쳤다나...>>

레이훙이 알아듣고 작은 주먹을 휘둘렀다.

<<아저씨 절 조롱하고있군요? 글치요?>>

레이훙이 응석을 준비하고있었다. 창호는 웃음을 거두고 술잔을 들었다.

<<술이나 마시자. 나 취하는것 같다.>>

레이훙은 눈을 내리깔고 술을 마셨다. 화가 났는지 잔이 많이 내려갔다.

<<그렇게 마시면 못써!>>

<<마실거예요!>>

창호는 한숨을 쉬였다. 레이훙을 집으로 데려오는것부터 잘못되였다는, 마지막 결론을 내리고있었다.

<<마셔라. 마음껏. 취하는것도 일종의 향수이니까....>>

창호는 자기의 노력에 금이 가는것을 느끼며 술을 마셨다.

<<취해버렸으면 좋겠어!>>

마음의 어디선가 누구인가가 소리지를 지르고있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취기가 몰려왔다. 창호는 마지막 남은 술을 입에 털어넣고 일어섰다.

<<난 자야겠다. 넌 저쪽 방에서 자라. 원래 손님이 오면 자는 방이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창호는 자기의 방에 들어가 누웠다. 레이훙이 상을 거두는지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들으며 창호는 눈을 감았다.

혼란이 계속되고있었다. 모든것이 무성(無聲)의 세계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여 한창 끓어오르는 죽처럼 되여있었다. 알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흔들거리고 누군가는 잔인한 표정을 짓느라고 우스운 상을 하고있었다. 깊은 수림이 나타나고 오솔길, 그리고 낭떠러지가 나타났다. 창호는 낭떠러지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계곡에서 물이 흐르고있었다. 물결이 세찬지 하얗게 보였다. 목이 말랐다. 그러나 그곳으로 가는 길이 없었다. 저 물은 마실수 있다고 누가 말하고있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창호는 그 사람이 계곡의 물은 마실수 있다라고 말하고있는것을 알고있었다. 갈증을 참을수 없었다. 창호는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 달렸다. 앞에서 두가닥의 철궤도가 연장되여있었다. 렬차레일보다는 졻은, 광산의 광석운반차가 달리는 레일같았다. 그러나 그 레일은 끝없이 앞으로 뻗어나가고있었다. 창호는 그 레일을 따라 달렸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이 레일은 삼림렬차가가 다니는 철도라라는것을 알아차렸다. 코맹맹이같은 렬차가 멀리서 보였다. 연기를 퐁퐁 내뿜으며 렬차가 달려오고있었다. 땅이 덜덜 떨리고있었다. 창호는 렬차를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길다란 통나무를 싫은 차바곤도 보였다. 창호는 철길에서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발이 말을 듣지 않는다. 소리를 지르고싶었지만 입안이 말라 소리가 나가지 않았다. 렬차가 창호의 몸우로 지나갔다. 왜서인지 죽지는 않는다...

창호는 눈을 떴다. 창으로부터 달빛이 비스듬히 비쳐들어오고있었다. 창문의 샤시가 비쳐져 벽에 두가닥의 그림자를 그리고있었다. 창호는 꿈에서 본 레일을 련상했다. 작은 기관차가 얼른거리는듯싶었다. 창호는 꿈에 따구쟈의 어느 곳을 꿈꾸고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땨구쟈는 마을까지 뻐스도 통하지 않는 삼림속 마을이였다. 작은 삼림렬차나 뻐스를 타고 다섯시간, 그리고 걸어서 이십리, 그러면 그가 하향을 했던 따구쟈라는 마을이 있었다. 무슨 계시였을가? 오래동안 땨구쟈는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십수년은 되였을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꿈에 나타난것이다. 창호는 가슴이 답답했고 목이 말랐다. 습관처럼 침대맡의 스탠드우에 손을 가져갔으나 물컵은 없었다. 어제 저녁 레이훙과 술을 마신 생각이 났다. 다른 생각을 하다보니 물컵에 물을 받아놓지 않았다는것을 알았다. 레이훙이 집에서 자고있다는 생각을 하니 일어나기가 싫어졌다. 다시 눈을 감았다. 달빛의 감촉이 눈가에 어른거렸다.

거척소리가 났다. 창호는 그것이 레이훙이라는것을 알아차렸다. 기다렸던것은 아니였다. 다만 예감일뿐이였다.

달빛속에 알몸의 레이훙이 서있었다. 길다란 검은 머리가 어깨우에 드리워있었고 한손에 쥐면 가득찰만한 유방이 봉긋하게 나와있었다. 그리고 자그마한 유두가 달빛속에서 작은 그림자를 만들고있었다. 살짝 들어간 배의 아래 계곡에 숲의 검잇한 그림자가 보였다. 곳게 뻗은 다리가 미끈했다. 달빛에 비쳐진 레이훙의 알몸에서 하얀 안개가 돋는듯 했다. 하나의 정지된 대리석조각이 정적의 순간을 음미하는듯 했다. 레이훙의 몸에서 돋는 안개속에 알릴듯말듯한, 감각으로만 잡을수 있는 분홍빛이 물들고있었다. 지는 달이 던지는 노을이였다. 지는 달에도 노을이 있다는것, 처음으로 창호는 그것을 알았다. 바로 그 달의 아련한 노을빛을 받으며 레이훙이 조각으로 서있었다.

조각이 움직였다. 조각은 천천히, 그리고 바람처럼 창호의 이불밑으로 들어왔다. 레이훙은 창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숨소리가 쌔근쌔근 들려왔다. 몸이 사늘했다. 창호는 팔을 내밀어 레이훙의 등을 안았다. 매끌한 피부의 감촉이 신기하게 생동했다. 레이훙의 유방의 감촉이 가슴에 닿아왔다. 그러나 성적인 욕구는 발동이 되지 않았다.

창호는 카이란을 생각했다. 가슴에 안긴 이 녀자가 카이란이라는 착각이 들었다. 레이훙과 카이란이 뒤섞여있었다. 누구인지 분간이 안되였다. 그리고 품속의 사람이 레이훙이라는 긍정을 확인했을 때 창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과거의 사랑에 대한 추억과 성적인 욕망이 사라져있는 이 순간의 자신에 감동하여 울었다. 목메이지는 않았다. 다만 눈물만이 그렇게 흐를뿐이였다.

창호는 꿈속의 레일과 삼림렬차를 생각했다. 따구쟈, 따구쟈의 울창한 삼림이 고즈넉한 정적속에서 숨쉬고있는것 같았다. 숲의 숨소리, 창호는 밀림의 숨소리를 알고있었다. 그리고 수림의 향기는, 가슴의 저변속에 아직도 남아있었다. 레이훙의 몸에서 바로 그 싱싱한 숲의 향기가 새여나오는것 같았다. 그랬다. 먼먼 과거의 카이란에게도 이런 밀림의 향기가 있었다. 그것은 창호의 삶과 함께 살아있는 향기였다. 창호는 따구쟈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가야지, 이제는 가볼 때도 되였어.

따구쟈로의 려행을 생각하며 창호는 눈을 감았다. 그때 창호의 눈에서 흐르던 눈물은 흐르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레이훙은 안온한 잠에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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