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제가 중국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인사 잘해야 된데이. 한국에서는 인사만 잘해도 반은 묵고들어 간데이" 이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제가 한국에 도착하고 가장 먼저 들었던 소리랍니다.

제가 비록 조선족이기는 하지만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정말 부담스러웠습니다. 낯선 땅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부담을 유학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입니다. 특히 다른 '문화'라는 벽을 넘어야 하는 저에게 한국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어머니, 제가 한국에서 가장 당황했던 것이 무엇 때문인지 아세요? 인사 문화였습니다. 왜 한국 선생님들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인사예절을 강조했는지 처음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모든 일을 인사에서 시작합니다. 길에서 만나는 한국 친구들은 하루에 몇 번을 마주하든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해서 저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속으로 '아까 보고 인사했는데 왜 또 인사를 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고 하루에 두번 인사하지는 않잖아요.

저는 지금까지 56개의 민족들이 공존하며 사는 거대한 대륙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많은 문화를 접하고 이해한다고 생각해 왔었죠.

그렇지만 저에게 한국은 인사 하나로 다민족 국가 중국에서는 알기 어려웠던, 단일민족 국가가 가지는 '소속감', '동지애', '배려심' 등과 같은 끈끈하면서도 따뜻한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었습니다. 이런 문화적 배경 속에 싹튼 한국인의 예절 문화는 매력적이고 충분히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답니다.

이제 저는 한국 친구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인사의 소중함을 가르쳐준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느낍니다. 어머니, 나중에 다시 뵙게 되면 가장 큰 목소리로 한국에서 배운대로 멋있게 인사를 드릴게요!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부산일보 / 박호남/중국·영산대 경영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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