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동현이는 맥주를 훌쩍거리며 투덜거렸다.

<<지금은 돈벌기가 점점 어려워졌어. 잠간만 눈을 팔다가는 뒤통수 얻어맞는 세상이야...>>

동현이는 여전히 북경에서 회사를 차리고있었다. 회사의 규모는 바람이 실실 새고는 있었지만 그런대로 부풀고 있었다.

창호는 소파에 앉은채 웃으며 맥주캔을 쳐들었다.

<<그게 똑똑하게 살라는 말이다. 네가 생각하는대로 사시라 하는 말씀.>>

<<하긴 한계를 느낄 때가 있어...>>

동현이는 심각한 얼굴을 했다.

창호가 일어서서 전화기앞으로 갔다.

<<회사에 전화 좀 하겠다. 오래동안 밖으로만 나다녀 집에 일이 어떻게 되였는지 모르겠어.>>

<<전화료금만 내. 그러면 장거리든 국외든 내 관계할바가 아니니...>>

<<너 언제 그렇게 짜졌니? 천하 호걸을 자처하던 사람이?>>

<<호걸이 따로 있나. 시세를 따르는 놈이 호걸이지...>>

동현이는 너털웃음을 웃었다.

창호는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인순이가 받고있었다. 창호의 목소리인것을 알고는 화를 내고있었다.

<<그렇게 소식도 없이 나다니면 어떻게 해요? 전화 한번 하는게 힘든 일이세요?... 아무튼 잘됐어요. 나래아가씨가 온대요. 비행기표때문에 북경으로 해서 오니까 마중을 해달라고 하던데 창호씨게 알렸으니 전 이제 해야 할 일 다 한거예요...>>

인순이는 딱딱하게 용건만 이야기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동현이가 창호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왜? 뭘 저당잡혔니? 얼굴이 왜 그렇니?>>

<<아니야. 엎딘바 절이라고 마중을 하라나...>>

창호는 이상을 말하고싶지 않았다.

이튿날 창호는 시간에 맞추어 공항으로 나갔다. 탑승객들이 밀려나오고있었다. 기다림이 조금은 지루해졌다고 느껴지는 때에 나래의 얼굴이 보였고 젖고있는 손이 보였다.

창호의 눈이 점점 커지고있었다.

나래의 가슴에는 초록빛 모자가 씌워진 아기가 안겨져있었다.

아기의 얼굴이 환영처럼 창호를 향해 다가오고있었다...

2004년 11월 4일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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