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1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이 9월 21일 화요일에 방송되었다. 

편지사연.. 1. <뜻깊은 추석> (, 10)

김지웅, 중국 길림성 룡정시 북안소학교 6학년

해마다 추석이면 나는 어른들과 같이 산소에 다녀오곤 한다. 하지만 그때는 어려서 그냥 어른들을 따라가서 맛난것들을 먹는 재미가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는 왠지 수두룩한 의문이 생겼다.가는 길에 나는 어른들에게 하나하나 묻기로 하였다. 아빠는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산소는 1년에 3번 가는데 청명, 단오, 추석이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청명은 조상들의 아침식사, 단오는 점심, 추석은 저녁식사라고 하셨다.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아빠의 말씀을 새겨들었다. 세 명절 중 한번이라도 빠지면 조상들은 한때를 건너게 되므로 어른들이 이렇게 꼬박꼬박 챙기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또 제사상에는 진지 밥과 반찬 그리고 과일을 올릴 수 있는데개수는 모두 1개, 3개, 5개… 여야지 짝수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아빠는 또 조상들은 우리들을 위하여 많은 고생을 하시다가 돌아가신 분들이기에 잘 모셔야 한다는 것도 알려주셨다.

나는 제사 지내는 법도 조금 익혔다. 먼저 산신령님께 술을 붓고 절을 한다. 다음 조상님들께 술을 붓고 절을 하는데 절은 번마다 세 번씩 하곤 하였다. 이번 추석에 나는 많은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도 어른이 되면 조선민족의 전통풍속에 따라 꼭 조상님들을 잘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편지사연.. 2. <추석> (, 10) 9/21

김걸, 중국 길림성 왕청현 천교령조선족학교 5학년

올해 추석에도 누나와 나는 어김없이 아버지 묘소에 찾아 갔었다이름 모를 풀들이 키 돋움을 하며 빽빽이 자리를 틀고 있었다. 한참을 올리 훑고 내리훑어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누나는 부랴부랴 벌초하기 시작했다아버지는 2년 전 간암으로 돌아가셨다. 홀몸으로 나와 누나를 돌보시다가 말이다. 어머니가 집을 가출한 후 아버지는 술에 더 집착했었다.

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자 아버지는 나를 30리 떨어진 지금의 학교에 보냈고 이웃의 소개로 남의 집에 숙사를 정하였다. 누나는 돈벌이 하러 연길로 가고 말이다. 주말에 집에 들어서면 집안은 스산하고 썰렁했는데 숙사 집보다 포근한 감이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 품속에서 꿈을 꾸며 자는 것은 달콤했다. 이른 아침이면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서 앞강에 가서 물고기를 잡아 탕을 끓여줬는데 구수한 향이 온 집안에 가득 찼고 그 맛은 별맛이었다. 돌아올 때면 이것저것 가방에 챙겨주시고 숙사 집 아지미 말씀 잘 듣고 공부 잘 하라고 부탁하시며 정거장까지 바래다주곤 하였다.

병마에 오래 시달린 아버지는 2년 전 끝내 버텨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아버지는 불쌍한 분이시다. 돌 전에 어머니를 잃고 홀아버지와 남동생 둘과 살다가 아버지마저 일찍 돌아가시고 가장으로 남동생들을 보살펴주었다. 설상가상 고령인 할머니까지 얹혀살게 되어 아버지 고생은 한입으로 다 말할 수가 없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자꾸 물건을 잃어버리고 옷을 거꾸로 입고 신을 바꿔 신고 다녀 아버지를 많이 속 태웠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친 아버지는 술로 마음을 달래다 더는 지탱하지 못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머니 마음도 이해할만 하다. 가정을 이루어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었지만 빚에 시달리고 올망졸망한 자식들에 앓는 할머니까지 얼마나 속이 타다 못해 재가 되었으면 어린 자식들 몰래 집을 나가셨을까? 누나는 이젠 서른 살에 가까워 온다. 하지만 부모들이 곁에 계시지 않고 나까지 그림자가 되어 따라다니니 큰 방해가 되는 것 같다. 이제 바늘귀만큼 철이 드니 누나가 가엾어 보인다. 나는 하루빨리 커서 누나의 일손을 도울 것이다.누나의 부름소리에 나는 사색에서 깨어났다. 앞으로 공부를 잘해 누나에게 큰 기쁨을 안겨 드릴 것을 아버지와 약속하며 낫자루를 더 으스러지게 틀어쥐었다

청취자 참여코너
청취자 참여코너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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