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5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이 10월 5일 화요일에 방송되었다. 

편지사연.. 1. <부회장이 된 감상> (70, ) 10/5

권순복, 중국 길림성 안도현

지난해 4월, <연변 조선족자치주 아동문학학회>의 폐쇄를 선고하는 김현순 회장님의 글이 학회의 공지란에 올랐다. 나는 놀라움과 아쉬움을 금치 못했고 안타까움에 마음이 쓰라렸다.

2004년 3월 5일에 설립된 <연변 조선족자치주 아동문학학회>는 16년간 문학 이론탐구와 창작 지도를 겸병하면서 조선족 아동문학의 발전을 위해 큰 기여를 하였으며 많은 작가들을 양성하고 발굴하는 터전으로 활약했다. 특히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한국계몽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학회 등의 단체들과 자매결연의 연을 맺고 <동심컵> 중한아동문학상, 세계동시문학상 등 120여명의 아동문학작가에게 수상의 계관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아동문학학회지 <아동문학샘터>를 세계적으로 발행을 함으로서 조선족아동문학을 국제문단에 널리 소개하는 큰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조직이 제5기 회장단 성원들이 뿔뿔이 탈퇴하는 바람에 폐쇄 직면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우리글 우리말이 점점 소실되고 작년부터 조선족학교에서도 일률로 중국어로 교학하고 조선어문이 주요과목에서 탈락된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우리 아동문학의 중견 역량으로서 우리글과 우리말을 보존하고 계승하고 있는 성스러운 사업을 하는 조직이 폐쇄된다는 것은 우리 문단과 우리 아래 세대들의 양성에서 큰 손실이고 진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나의 애석하고 안타까움을 문학 동인들과김현순 회장님을 찾아가 논의를 했더니 나에게 부회장직을 맡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조선족학교를 5년 밖에 다니지 않았기에 토대가 몹시 박약했다. 그래서 부회장 중임을 떠멜 수 있는지를 주저했던 것이다.

그러나 재삼 생각 끝에 나는 나의 노력으로 16년 이어온 학회의 폐쇄를 막을 수만 있다면 우리글과 말을 지키고 전파하는 성스러운 사업에서 큰 업적을 이룰 수는 없더라도 소박한 마음으로 내 나름대로 있는 능력을 다해 성심껏 해나간다면 그것도 보람찬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튿날 많이 부족한 나지만 부회장직을 맡아서 있는 힘껏 회장님을 받들어 학회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글을 학회구룹에 올렸다. 이렇게 나는 <연변 조선족자치주 아동문학학회> 제6기 회장단의 성원으로 부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일 년간 수술을 두 번 하고 89세의 노모를 보살피고 과외숙제보도를 하는 힘든 나날에도 학회의 사업을 성심껏 해나갔기에 회장님과 문우들의 긍정과 탄복을 한 몸에 안을 수 있었으며 <선진사업일군>이란 영예를 안게 되었다. 금후에도 우리민족의 얼을 지켜나가는 것을 중대한 직책과 사명으로 간주하고 우리말과 우리글을 영원히 보존 계승되고 발전하게 하는 성스러운 사업에 나의 여생을 다하리라고 결심해 본다.

편지사연.. 2. <코골이 협주곡> (, 50)

허국철, 중국 길림성 룡정시

국경절 휴가일을 타서 부모님들도 뵐 겸가을철 일손도 도울 겸 부부동반에 딸애까지 함께 고향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부모님들께서 맨발바람에 달려 나와 반겨준 건 물론 딸애는 여태껏 구경조차 못했던 시골의 별유선경에 신기해하기만 하였다. 첫날에는 그럭저럭 수확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헌데 이튿날부터는 장난이 아니었다. 허리가 아프고 팔이 쑤셔나서 각통이 심해서“아이고 팔이야, 다리야, 허리야.”하는 신음타령이 절로 나왔고, 저녁에는 해나른 해서 밥맛도 없고 도저히 밤잠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리 돌아눕고 저리 돌아눕고 전전긍긍하며 창문으로 비쳐드는 교교한 달빛을 바라보노라니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기며 개구쟁이 동년시절이 영화화면처럼 선히 떠오른다. 잠귀신과 실갱이질을 하던 감미로운 추억은 뜻하지 않던 아버지의 코골이소리에 중단되고 말았다.“드르릉…드륵…크르륵—카—카! 불시에 소리가 멈추자 불길한 예감에 방문을 열어보니 입을 하— 벌리고 한참 있다가 “크으윽--”하고 날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그제야 안심하고 자리에 누운 나는 가슴이 알짝지근해지고 코끝이 찡해졌다. 곡식농사에 자식농사에 얼마나 심로하셨으면 코고는 소리조차 손잡이 뜨락또르가 가파른 산길을 톺아오를 때의 동음처럼 저렇게 숨 가빠하실까? 어슴푸레한 달빛을 빌어 금방 본 아버지의 흰머리와 거미줄같이 얼기설기 엉킨 밭고랑 같은 주름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나는 저으기 무거워지는 두 어깨에 지그시 힘을 주어 지휘봉을 높이 쳐들었다. 아버지의 장엄하고 우렁찬 “황혼의 석양 멜로디”와 딸애의 경쾌하고 생기발랄한“미래의 청춘원무곡” 악장을 눈앞에 그리며……조금 후에는 나의 웅장하고 씩씩한“주춧돌환상곡”까지 합세하여 아름답고 미묘한 코골이 3중주가 어두운 밤 장막을 헤가르고 먼 창공에 오래오래 울려 퍼질 것이다.

(허국철) 드르릉 드르릉… 가랑 가랑… 쌔애근 쌔애근…

청취자 참여코너
청취자 참여코너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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