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28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 편지사연.. 1. <두 살 차이는 얼마여야 할까?> (여, 50대) 6/28 화  

김경희, 중국 흑룡강성 계동현

  ‘하루 볕이 새롭다.’는 말은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의 나이 차이를 상대해서 늘 사용해 오던 말이다. 나는 이 말을 줄곧 언니를 상대로 한 나에 대한 보호막으로 삼아온 것 같다.  

  나와 언니는 두 살 차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참도 언니꼬랭이였다. 학교 다닐 때도 언제나 언니 꽁무니를 따랐고 언니가 친구들과 놀 때도 언니꼬랭이 되어 언니들의 동생이 되어 즐겼다. 찰껌딱지여서 떼여놓을 수 없음을 알기에 언니는 아예 나를 어디에나 무엇을 하나 데리고 다니는데 습관이 되었다. 

  돼지풀 뜯으러 들판에 나갈 때는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부르며 나섰는데 돌아올 땐 한 손에 풀광주리를 쥔 언니 등에 업혀 오는 것이 다반사였다. 

  나를 위해선 무엇이든 서슴지 않는 언니였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던가 싶다. 지금은 가리는 것 없이 닥치는대로 다 먹건만.

  언니가 해산한 후 젖을 내느라고 형부가 해 올린 돼지발쪽을 내사나 맛있다고 먹어대던 일은 지금도 얼굴 뜨거운 일로 남아 웃음거리로 되고 있다. 

  그런 나이기에 내 가정을 이루고도 내 아이를 갖고도 설명절이면 당연히 언니네 집에서 설명절을 쇠는 걸로 알고 있었고 그런 나이기에 차에 치워 한쪽 발뼈가 부서졌을 때도 애를 데리고 언니 집에서 치료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런 나이기에 부주의로 쇄골뼈를 끊어먹었을 때도 수술실에 들어가며 누구한테도 알리지 않고 언니한테만 알려 수술하고 나온 나의 참패상을 수습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난 자꾸 나한테 묻게 된다. 두 살 차이는 얼마일까? 두 살 차이는 얼마여야 할까?정말 숫자로 계산할 수 있을까?바꿔놓고 내가 2살 이상인 언니라면 이렇게 해낼 수 있을까?... 

  이런 언니이기에 80 고령의 엄마, 아빠의 신체를 고려하여  남방에 집을 사고 엄마, 아빠를 모시고 가족 대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언니이기에 대가족을 책임질 임무를 선뜻 메고 나서는 것이다. 이런 언니이기에 언니에게 난 영원히 언니꼬랭이 이쁜 동생인 것이다. 언니꼬랭이인 나도 퇴직하면 당근 또 언니 따라 남방으로 가겠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한테는 맏이도 막내도 아닌 둘째가 적합한가 보다. 그것도 언니와는 두 살 몇 곱 나는 나이 차이로 말이다.다 같이 나이를 50 중반을 넘어가는데도 ‘하루 볕이 새롭다.’는 말이 설까?

  아마도 습관된 사랑의 표출이라 함이 더 적절할 것이리라. 언니의 역을 동생이 어찌하고 동생의 역을 언니가 어찌 하랴. 생활은 연극이 아니니까. 


▶ 편지사연.. 2. <단오날의 단상> (남, 70대) /  

최문, 중국 길림성 연길시

  매년 음력 5월 5일은 우리 민족들의 전통명절인 단오절이다. 예로부터 우리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동포들은 매년 이날, 마을운동회를 소집하고 민족전통 체육 종목인 씨름, 그네뛰기, 널뛰기 등 운동 종목을 설치하고 즐겁게 단오절을 쇠었다.

  지금도 시골에서 온 울긋불긋 치마저고리를 받쳐입은 쌍태머리 처녀들과 파마머리 새각시들이 하늘이 떠나갈 듯 기세 드높은 응원의 함성소리 속에서 오랫동안 연마한 기교와 근력으로 물찬 제비가 하늘로 치솟듯 구르기 몇 회 만에 훨훨 날아 방울대를 ’철-렁’치는 장관을 이루던 정경은 나의 추억 속에서 앵돌아지며 사라질 줄 모른다.

  파란만장한 인생길의 70대 말을 톺고 있는 나는 지금 미증유의 특대 코로나 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관건적 시기에 인간의 메울 수 없는 욕심으로부터 발발하는 로-우 전쟁의 만만치 않은 피해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유엔 난민기구가 전한데 의하며 지난 2월 24일부터 로-우 전쟁이 발동되어 우쿠라이나 난민이 인접국인 유럽 각국으로 흩어졌으며 본국에 머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난민 위기를 겪고 있다. 아울러 로-우 충돌이 에너지, 재정, 통화 등 분야의 불확신성을 더욱 높이면서 유럽국가들이 이번 전쟁의 주요 경제 피해국이 됐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위기는 세계인구 17억 명을 빈곤과 기아에 빠뜨릴 수 있으며 전세계 인구의 5분의 1 이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은 “생명을 구하고 고통을 줄이면서 평화의 길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하면서 지난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로씨야와 우크라이나를 순방해 대통령 푸틴 로씨야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기 회담을 갖고 양국이 대화를 통해 현재의 충돌을 해결하도록 추진했다. 그러나 우리가 우려하는 비명의 총소리는 역사적인 각종 원인으로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지난 6월 3일(음력 5월 5일), 단오절이 휘붐히 밝아오자 나는 애국 시인 굴원을 비롯한 우리 민족과 로-우 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절세의 애국자들을 떠올리며 숭경하는 마음으로 풍속에 따라 새봄을 맞아 새파랗게 자란 쑥 한 줌을 뽑아다가 처마 밑에 정성스레 꽂았다.


청취자 참여 코너
청취자 참여 코너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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