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5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 편지사연.. 1. <파업> (남, 50대) 7/5 화   

장범철, 중국 길림성 연길시 

  나는 전에 상해에 있는 영국 국제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내가 그 학교를 떠나기 반년 전부터 월급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연속 두 달이 지나도록 월급이 발급되지 않았다. 학교 이사진의 믿음성 없는 해석과 반복되는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에 나중에는 설마했던 파업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처음에는 중국 국적의 조교들이 파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제 시간에 출근했다가 온 하루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퇴근 시간을 기다려 퇴근하곤 하였다. 비록 마음씨 착한 몇몇의 한국 부모님들이 조교로 자진하여 수업을 돕기 시작했지만 영화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믿기 힘든 황당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면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전학하면서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사진은 계속해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뒤이어 청소를 책임진 직원들과 학교 버스직원들이 파업하면서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올 수가 없었고 청소는 교원들과 행정직원들이 시간을 짜내서 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학하게 되었고 월급을 받지 못한 부분적 교원들은 영국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국제학교에서 일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일이 이렇게도 엉망인 와중에 학교 내부에서는 또 권력 다툼이 생기면서 학교 행정은 거의 마비된 상태였다. 

  우리 학교는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를 포함한 2살부터 17살 연령 단계의 20여 개 국적의 아이들이 학습하고 있었다. 한때는 상해에서도 손꼽히는 유명한 국제학교였는데 세상 일은 참 알 수 없다더니 이제는 곧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병원하고 학교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고 종교처럼 믿던 한 상해 직원은 뜻밖의 결과에 자신이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고 자아비하를 했다.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 나는 휴식시간에 놀이터에서 아무 것도 모른 채 즐겁게 뛰노는 유치원 어린이들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햇살이 눈부신 맑게 개인 날이었다.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이 학교를 내일부터는 올 수 없는 것이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세 살짜리 딱친구인 에스빠냐 여자애하고 영국 여자애가 나중에 엉엉 울면서 갈라지는 것을 볼 때 나는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학교 이사진에 화가 났으며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한테 참 못된 짓을 하고 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편지사연.. 2. <거짓말> (남, 80대) /  

남종화, 중국 요녕성 심양시 

  오늘은 어린시절에 있었던 슬픈 이야기를 더듬어 봅니다. 저는 중국 길림성 연길현 용신구 대신촌 대신튼 한옥 초가집 소 여물 집풀 써는 작두칸에서 1939년 5월 8일 새벽에 남아로 태어났습니다. 생모는 산후병으로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어린 애를 할머니 품에 두고 돌아오지 못할 저세상으로 가버렸답니다!!

  할머니 품에서 동냥젖을 먹으면서 3살 애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하루가 다르게무럭무럭 자라던 해 감자꼴에서 새엄마가 우리 집으로 시집옵니다!! 잔칫날 큰상을 3살 애와 새엄마가 같이 받았답니다!! 새엄마는 시집온 지 2년 만에 몹쓸 병에 배아와 함께 사망하셨고 할머니도 연달아 6살 저를 두고 저의 곁을 영원히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누구 소개로 어린 아이를 낳지 못해 이혼한 엄마를 맞아들였습니다. 새엄마는 마음씨 곱고 자봉침을 유난하게 잘 다스리는 재간으로오는 첫날 저에게 새옷 한 벌 만들어 난생 처음 개구쟁이 몸에 입게 하였습니다.우리 가정에 행복함을 불러온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보약같은 엄마 품에서 세상에 부러움 없이 살았습니다.

  우리 집은 큰집, 작은집과 함께 살았습니다. 이때 작은 아버지와 마음씨 고운 새엄마는 아들을 얻으려고 가짜 이혼을 하고 3살 아이가 있는 새엄마를 받아들여 매일 불화가 끊이질 않았습니다.3살 아이의 새엄마는 자기 아이만 안고 돌며 인정머리 없이 세상사를 모르고 마을 이웃과 친척들과 발길을 멈출 정도로 냉정한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소를 기르고 예닐곱 살부터 농사일을 했는데어린 몸으로 그 누구에게 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고 살아왔습니다.하루 온종일 일하고 저녘 무렵 배가 출출해서 집에 와서 저녘 먹으려고 부리나케 달려와 밥 채촉하니 저녁밥이 아직 멀었으니 좀만 기다렸다 먹으라고....약 10여 분이 지나 아버지가 오니 밥과 국사발을 올리면서큰 애는 밥을 먹었느냐고 물으니 밥을 먹고 잔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 거짓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옷 한 벌 만들어 입히던 세상에 하나뿐 엄마가 그리워지면서 나도 모르게 서러운 눈물이 쏟아지면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청취자 참여 코너
청취자 참여 코너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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