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4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 편지사연 1. <엄마의 한글책> (남, 60대) 10/4 화   

최영철, 대한민국 경기도  부천시 부일로 356번길  22호 

  1968년 5월 19일 밤 자정이 넘었다.목릉시 하서향 보흥대대에 사는 우리 집은 불안한 기분 속에 잡혔다. 역사반혁명 모자를 쓰고 반란파들의 투쟁을 받는 아버지께서 한 시가 넘었으나 집에 오시지 않았다.서성이던 엄마는 방에 들어갔다 나오셨는데 오른손에 책 한 권이 쥐어있었다. 엄마는 그 책을 나한테 넘기며 말씀하셨다.

(엄마) 이 책이 반란파들의 손에 들어가면 나도 남조선 특무로 몰릴 수 있으니 쓰레기 무지에 갖다 버려라.

  이 책은 엄마가 난생 처음으로 받은 우리글 교과서 한글책이다.1953년 겨울에 촌정부에서 학교문턱을 넘어보지 못한 40여 명 촌민의 문맹 퇴치를 위해 야간학교를 세우고 한글을 가르쳤다. 그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엄마께서  그 야간학교에서 난생 처음 받으신 교과서 한글책이다. 머리가 남보다 총명한 엄마는 남보다 빠르게 우리글을 읽고 쓰셨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한글 책을 애지중지해 농궤 안에 넣고 보관하셨다.

  엄마의 속생각을 읽은 나는 한 손에 한글책을 들고 한 손에 손전지를 들고 헛간 뒤로 갔다. 3일 전에 반란파들의 집 수색을 우려해 내가 애지중지한 고등학교 수리화 참고서와아버지께서 애독하신 소설책 홍길동전, 심청전, 삼국연의를 두꺼운 종이로 포장한 후 비닐로 여러 번 감싼 후 헛간 뒤에 반 미터 깊이 구덩이를 파고 파묻었다.나는 이 책꾸레미를 파내서 포장을 풀고 엄마의 한글책을 넣고 재포장해 묻었다. 그 이튿날 오후에 반란파들이 와 집수색을 했는데  증거물을 찾지 못하고 허탕쳤다.

  1976년 10월에 문화대혁명이 끝나자 나는 책꾸레미를 파내 엄마와 아버지의 책을 돌려드렸다.그때 두 분께서 얼마나 반가워 하시던지  지금도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1988년 7월에 할빈에 있는 나는 엄마의 병세가 위급하다는 형님의 전화를 받고 형님 집에 갔다. 내가 엄마의 옆에 앉자 엄마는 머리 맡에 있는 작은 보따리를 가리키며 풀어보라고 했다. 풀어보니 첫눈에 안기는 것이 엄마의 한글책이었다.  3일 후 엄마는 흰저고리에 검은치마를 입고 작은 보따리를 안고 저 세상에 가셨다.

  오늘도 엄마는 어릴 때 저 세상에 간 자식 다섯을 모아놓고 한글을 가르칠 것이다.

(엄마) 가 갸 거 겨~~ 아 야 어 여~

엄마 수고하세요. 


▶ 편지사연 2. <우리말을 아끼자> (여, 10대) /  

김현주, 중국 길림성  룡정시 북안소학교 6학년

  언어문자는 한 민족의 문화받침 돌이다. 그 독톡한 형태 구조의 언어는 우리들이 전통적인 사유방식과 갈라놓을 수 없다. 하기에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높이 찬양하고 전파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우리 언어는 동일한 문자와 발음에 여러 가지 뜻을 포함하고 있다. 례를 들면 “아끼다” “돈을 아끼다” 에서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눈에 보이는 그 어떤 사물을 필요에 따라 사용하다는 뜻이고 “시간을 아끼다”는 규정된 시간 사이에 어떤 규정된 것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부터 우리의 받침에 쓰이는 그 발음과 달리 다른 음을 나기 때문에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 문자 자체를 틀리게 쓸 수 있다.

  례를 들면 “같이” 우리의 발음에 “가치”로 되었지만 쓸 때에는 “같이”로 쓰여진다. 또 “먹이다”라고 우리는 “머기다”로 읽지만 실지로는 “먹이다”라고 쓴다. 이와 같이 우리 언어는 간단하면서도 다중성을 띠고 있는 신비의 문화이다. 문자가 같고 발음이 같지만 그 사용되는 말마디에 따라 뜻이 달라지고 쓰이는 문장에 따라 새로운 뜻을 나타난다.

  나는 조선족이다. 때문에 나는 누구보다 우리 민족 언어를사랑하고 아끼기 위하여 노력하겠다.


청취자 참여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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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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