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27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 편지사연.1. <한 여인에게 하고 싶은 말> (여, 50대) 

엄명희, 중국 길림성 도문시 (손홍범 관리)

아침에 친구한테 요청통화가 왔다. 자주는 연락이 없기에 어쩌다가 만나면 우리는 할 말이 많아서 오랫동안 말을 주고 받는다. 한참 이말 저말 하던 친구가 남편에 대한 불만을 쏟는 것이었다. 그 친구의 남편은 내가 잘 아는 사이인데 열심히 일을 하고 집에서는 주방에도 자주 들어간다. 아마도 다른 면에서 아내의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하는 걸까?

(엄명희) 남편이 그만한 정도면 좋은데 왜서 이러는 거요?

(옥녀) 요즘 들어 남편이 딱 미워져요. 밖에서는 그렇게도 상냥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집에 들어오면 그렇지 못해요. 얼굴을 봐도 웃음기가 없고 무뚝뚝하고... 참 미워서 어떡해요?

(엄명희) 남편이 원래부터 무뚝뚝하잖아요? 이때까지 그런 줄 알고서 살아왔는데 이제 육십 대에 와서 허물해선 뭘 해요? 원래 그런 사람인데... 그리고 그게 뭐 큰 흠집이라고 그래요?

나의 말에 그 친구는 그래도 남편이 딱 미워진다고 자꾸 곱씹었다.

(엄명희) 옥녀 님이 2년 간 허리병으로 많이 앓았는데 그때 남편이 짜증을 내던가요? 그리고 여지껏 외도한 적 있어요?

(옥녀) 아니, 그런 건 없어요. 내가 아플 때 끼니마다 내 입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주었고 어느 한번 밤늦게 들어온 적도 없었구요.

(엄명희) 그럼 넘 훌륭하군요. 이런 남편인데 왜 나무라요? 가령 남편이 해님처럼 잘 웃는다고 합시다. 그러나 집사람이 아파할 때 밥도 안 해주고 또 밖에서 다른 여자들과 돌아친다면 그래 어느 쪽이 더 좋은가요? 사소한 흠집으로 해서 전체를 부정하지 말고 큰 우점을 많이 찾아내 보세요.

나는 마치 심리상담이나 하듯이 이렇게 나오자 그 친구는 할 말이 없는지 가만있었다. 그렇다. 부부가 살면서 이와 비슷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데 우리는 남편 혹은 아내가 혹간 그 어떤 일로 미워하거나 불만이 생긴다면 우점을 많이 찾아보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누군들 흠집이 없으랴만 큰 흠집이 아니라면 구태여 자꾸 외울 필요가 없다.

부부가 살면서 대방의 흠집을 찾으면 찾을수록 많아짐을 느낀다. 그러니 가정에 불화가 안 되는 흠집이라면 한쪽 눈을 감거나 묵인하는 것이 명지한 것이 아닐까? 나는 그 친구가 어서 긍정의 눈으로 남편을 쳐다보길 기대한다.


▶ 편지사연 2. <엄마의 핸드폰이 되고 싶어요> (여, 10대) 6/27 화

선진, 중국 요녕성 심양시소가툰구조선족중심소학교 5년

“앞으로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물으면 많은 친구들은 의사, 과학자, 선생님 등이라고 대답할 것이죠. 그러나 나는 친구들과 달리 핸드폰이 되고 싶어요.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냐구요?

요즘 세월에 아이패드와 핸드폰은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서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지요. 차를 탈 때도 핸드폰, 화장실에서도 핸드폰, 가족모임 때도 핸드폰, 길 걸을 때도 핸드폰이죠.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날 나는 또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더는 참지 못하고 뽀로통해서 톡 쏘았어요.

(선진) 엄마, 엄마는 딸이 좋아, 핸드폰이 좋아?

(엄마) 당연히 우리 딸이지.

엄마는 1초도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어요. 그래도 나는 의심스러워 화를 내면서 말했다.

(선진) 그런데 왜 매일 핸드폰만 봐… 핸드폰이 엄마 딸이야?

(엄마) 엄마는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수요 때문이야. 수시로 위챗으로 통지도 하고 공작회보도 해야 한다.

어처구니 없는 대답에 나는 몸을 홱 돌리고 내 방으로 들어가가버렸다.

(선진) 그럼 휴대폰과 결혼할 것이지 왜 아빠랑 결혼해서 나를 낳았어? 나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어른들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핑계를 대곤 하죠. 그렇죠. 그래서 나는 엄마의 핸드폰이 되고 싶어요. 그래야 엄마가 매일 나만 쳐다볼 뿐만 아니라 나를 귀여워하지 않겠어요.


청취자 참여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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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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