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12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 2024년3월12일 화요일 방송

청취자 참여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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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사연.. 2. <유산> (여, 60대) 3/12 화

김성옥, 중국 북경시 통주구

2023년 1월 7일은 아버지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25주년 기일이다. 오늘도 새해 달력을 받아 안고 첫 장의 7일을 보며 남보다 특이하게 살다 가신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앞선다… 아버지 김규봉은 목단강조선족사범 제 1기 졸업생으로  28세 어린 나이에 목단강시 동승소학교 교장 겸  교두주임으로 발령받아 일편단심 사업 잘 하시었다.

1964년 목단강시 우수 교도주임 영예를 안고  북경 천안문 성루에 오르는 영광을 지니었다. 그런데 38세 그해 겨울, 갑자기 급성 감기로 인해 뇌막염 후유증으로 두 다리 쓸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떨어질 줄이야! 불행 중 다행으로 의식 상태는 정상이었다. 뚝딱뚝딱 아버지는 앞치마 두르고 앉은 자세로 한달 만에 수동식 휠체어를 만드셨다. 바로 그 시각부터 아버지는 이 휠체어에 앉으셔서 낮에는 아픔의 고통을 잊으려고 별의별 일을 다 찾아하시고 밤이면 혼자서 팡팡 다리를 두드린다.

개혁개방 후 남동생네 부부가 집을 지으려고 양돈 업을 시작하니 휠체어에 앉으셔서 시간 맞춰  돼지 죽을 잘 퍼 먹여 남들보다 한 달은 먼저 팔았다. 림창에 사는 여동생 부부가 검정귀 버섯 재배 부업할 때면 또 그 8리길을 휠체어 타고 가셔서 도울 수 있는데 까지 도우셨다.

1996년 여름 아버지께서 남기신 그 사연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 30년 만에 목단강 시내로 오신 아버지께서 매일 휠체어 밀며 시내 구경 다시니었다. 그날은 일요일날,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혼자 8년 투강기념비를 구경 가셔서 기념 사진 한장 찍으셨는데 어떤 일이나 자식 걱정부터 하시는 자상한 아버지가 이 사진 찾는 일로 나를 가슴 아프게 하였다. 바로 사진 값을 치르며 무더운 날씨에 딸 성옥이와 자전거 타고 왔다 갈 생각에 마음 아파 호주머니 돈 싹 털어 우표를 사서 우리 단위 주소를 적어 놓았다. 돌아오면서 다시 보니 아이스크림 한대 살 돈 마저 없었다. 두 다리를 못 쓰는 아버지가 이토록 딸을 생각하는 행동에 감동 받지 않을 자식 어디 있으랴!

난 아버지께 등한시한 자책감에 아버지 손을 잡고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더더욱 오늘까지 나의 마음속에서 내려가지 않는 것은 여름에 그 사진 찍으시고 몇 달 후 겨울에 돌아 가신 것이다….평생 아버지 이름으로 된 은행 통장 하나 없는 가난한 선비 아버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동식 휠체어 바퀴를 돌리고 돌리며 우리에게 돈으로 계산이 안 되는 금은보화 정신 같은 유산을 남기신 분이 바로 나의 아버지이다. 이런 아버지가 계셨기에 우리 집은 어제나 오늘이나  항상 화기애애하고 웃고 떠들며  화목한 가정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독백)   천당에 계시는 아버지, 지금은 휠체어가 아니고 고급 ‘’벤츠’’자가용을 운전 하시겠지요 !, 꿈에도 보고 싶은 아버지, 편히 계세요.  아버지의 명복을 빕니다!

▶ 편지사연 2. <아빠가 오던 날> (여, 10대) /

김예진, 중국 길림성 연길시 중앙소학교 3학년

아빠가 생각 날 때면 설날을 기다리게 된다. 작년 설날에 엄마와 나는 고사리볶음과 소고기볶음을 간단하게 해놓고 설날을 쇠었다. 저녁, 엄마와 나는 침대에 누워 제각기 생각에 잠겼다.

(엄마) 무슨 생각 해?

(김예진) 아빠 생각.

바로 이때 “똑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김예진) 와! 아빠다.

나는 너무 놀랐다.

(엄마) 아빠 말을 했더니 아빠가 왔구나.

(김예진) 아빠, 왜 아무 연락도 없이

불시에 왔어요?

(아빠) 엄마와 너를 기쁘게 하려고…

아빠는 고운 머리삔, 학용품 등을 선물로 사오셨다. 우리 가족은 온 밤 아빠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달빛도 부러운지 창문 사이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엿 듣고 있었다.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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