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16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행복우체통 2022년 8월16일 화요일 방송된 편지글 내용입니다. 

▶ 편지사연 1. <삼베옷 례찬> (남, 60대) 8/16 화

최상운, 중국 길림성 연길시 (박송천 관리)

지난 여름, 삼복철 무더위를 어떻게 보낼까 근심하는데 내 마음을 알기나 한 듯 한국에 갔던 딸이 한국에서 멋진 삼베옷을 사 가지고 왔다. 삼베옷을 입고 보니 선들선들한 게 기분이 좋았다. 삼베옷을 입고 거리로 나갔더니 친구들이 나한테 좋은 옷을 입었다 하면서 이 옷을 어디에서 샀는가 물었다. 나는 딸이 한국에 갔다가 사 왔다고 자랑하였다.

삼베옷을 입고 보니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어릴 때 삼베옷을 입어 본 적이 있었다. 어머니가 우리 집으로 시집 올 때 외할머니가 자신이 손수 짠 열세베를 혼수품으로 어머니한테 주었다. 어머니는 그 삼베를 잘 간수하였다가 여름철이면 우리들에게 삼베적삼을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 내가 입었던 삼베적삼은 옷깃을 흰 천으로 만들었는데 누런 베와 흰 천이 어울렸다. 그때는 어쩐지 그 삼베적삼이 맘에 들지 않았다. 말쑥하고 부드러운 무명옷이 한창 류행되는 때라 눌구무름한 삼베적삼 색깔이 보기 싫은 데다 입으면 썩썩한 감이 들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다 친구들까지 “너 아직도 삼베옷을 입냐?”할 때면 얼굴이 뜨거워 나면서 삼베옷을 입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몇 십 년 만에 다시 삼베옷을 입고 보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 옷은 나라와 민족, 풍속, 기후에 따라 입는 양식과 형태가 다르다. 우리 조선 민족만은 옛적부터 옷을 만드는데 쓰이는 원단을 비단과 면직을 사용하였지만 특수하게 삼베를 많이 사용했다. 삼베옷을 입어본 사람들은 다 우리의 베옷이 무더운 여름철에 입으면 바람이 잘 통하고 살에 붙지 않아 여름 더위를 넘기기는 제일 좋은 옷이라 말한다. 그들은 우리의 전통 옷 삼베옷이 세상에 둘도 없는 최고의 여름 옷이라고 생각한다.

금년 여름 무더웠다. 삼복철엔 엄마 소리도 하기 힘들 정도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딸이 적절한 시기에 색깔과 양식이 좋은 삼베옷을 사와 여름 무더위를 무사히 넘기고 보니 우리의 전통옷 삼베옷을 자랑하고 싶다. 옛날 삼베옷은 색상이 눌구므름하고 성글고 썩썩한 감이 들었는데 지금의 삼베옷들은 문발이 가늘고 촘촘하며 색깔이 다양하고 부드러웠다. 이제는 비단옷이나 면직옷, 모직옷, 화학제품의 옷들과도상대할만큼 발전하고 있었다. 시대의 발전에 맞추어 갱신한 우리의 자랑스런 삼베옷을 보노라니 삼베옷이야말로 여름철 옷 중에서 세계 일류의 옷이 아닐까 생각한다.


▶ 편지사연 2. <어머니의 무기> (남, 10대) /

황룡, 중국 길림성 훈춘시제4소학교5

어머니에게는 말썽꾸러기 나를 대처하는 여러가지 “무기’가 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온종일 컴퓨터에 마주 앉아 유희를 노는 것을 본 어머니는

“따 따 따” 따발총을 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머니) 너 방학에 아무것도 안 하고 놀기만 할 작정이냐?

온종일 컴퓨터에 앉아 있지 않으면 텔레비죤을 보고... 어머니의 따발총소리에 습관이 된 나는 대수럽지 않게 여기고 계속 컴퓨터를 놀았습니다. 그러자 성난 어머니는 이번엔 “중형땅크”인 아버지까지 내세웠습니다. 나도 지려하지 않고 배짱을 세웠습니다.

(어머니) 좋다 이젠 엄마를 위협까지 하는구나. 내일부터 소비 돈을 1원이라도 주는가 봐라. 아버지와 할머니한테도 돈을 주지 말라고 다 말해 놓을테니 재간이 있으면pc방이구 유희청이구 마음대로 다녀봐라.

어머니는 여러 가지 무기가 다 효력을 잃자 이번에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경제제재”에 “경제봉쇄”까지 실시하였습니다. 돈이 없으면 pc방이 아니라 내가 가장 즐기는스케이트를 타러 갈 수도 없었습니다. 나는 분하고 서러워 나의 제일 효과적인 방법인 “단식투쟁”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저녁을 먹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자는 척하였습니다. 1시간 2시간 아무런 동정도 없었습니다.

(황룡 독백) 내가 조금 아파해도 마음이 쓰려 못 견디는 어머니가

밥을 안 먹고 자는 나를 그냥 둘 수는 없는데… 나는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 부끄럼이고 뭐고 일어나 밥을 먹을까 어쩔까? 망설이는데 주방에서 덜꺽덜꺽 기척소리가 나더니 좀 지나 어머니가 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어머니) 애야, 엄마가 말이 그렇지, 왜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소비돈을 안주겠니?밥을 안 먹고 굶은 너를 두고 도무지 잠이 안 오는구나 어서 일어나 식기 전에 먹어라.

내가 못 이기는 척 하고 일어나 보니 어머니의 손에는 김이 몰몰 피어오르는 편의국수 사발은 들려 있었습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콧마루가 찡해지면서 어머니의 무기가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단식투쟁”까지 하며 어머니를 속 타게 한 자신이너무 너무 미웠졌습니다.

어머니, 사랑해요. 어머니의 그 “무기”까지도.


청취자 참여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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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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