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2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이 6월 22일 화요일에 방송되었다.  

탕핑족을 아시나요?탕핑족이란 말 그대로바닥에 눕는다는 뜻인데요.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다는 의미입니다.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이 취업을 할 때쯤부터인생을 포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해요. 청년들이 게을러서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요. 열심히 공부하고 일 해 봐야먹고 살기도 어렵고, 집 한 칸 마련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라고 해요. 중국에서는 인구 절벽이나 호환마마보다이 탕핑족을 더 무섭게 여긴다고 합니다.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드러누운 청년들을 일으켜 세울 방법이 없을까요?

KBS 한민족방송-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 2021년6월 22일 화요일 방송

편지사연 1. <포기할 수 없는 이유> (, 60)

리복자, 중국 길림성 안도현

무료로 옥빈이를 돌본 지도 어느덧 3년이 되었다.옥빈이는 나의 막내아들과 한 학급에 다니는 아이인데 엄마가 2급 장애인인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세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뜨다 보니 복리원에서 지내다가 한족인 의붓아버지 슬하에 와서 사는 아이다.언제나 외롭고 주눅이 들어 기를 못 펴는 그를 볼 때마다 아프고 저린 내 마음은 울고 있었다. 하늘이 내 절실한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3학년 때 옥빈이네가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와나의 마음은 격동으로 벅찼다.

이렇게 옥빈이는 하학하고 우리 집으로 와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이렇게 까지 힘겨울 줄 어찌 상상이나 했으랴!당시 생활난에 조금이라도 보태려고 돈을 받고 보도했었다.옥빈이까지 네 명의 남자애들을 가르치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더욱이 옥빈이는 어느 과목이나 형편없이 뒤쳐져서 걔를 가르치는데 너무 긴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다른 애들은 숙제도 검사해주지 못했다.

옥빈이의 성적은 눈에 띄게 제고되는 반면에 내 아들의 성적은 미끄럼을 타기 시작했다.정말 맹랑하고 속 탄 일이 아닐 수 없었다.더구나 네 아이가 서로 다른 학년이다 보니 나의 부담은 더더욱 번중했다.숙제보도를 마치고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나는 녹초가 되가 목이 쉬여 말하기조차 힘들다.그런데 이 보다도 나를 더 마음고생 시키고 역정나게 하는 것은 옥빈이 엄마의 처사였다.옥빈이 엄마는 돈에 대해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다.애가 학교에 다니는 버스비도 챙겨주지 않았다.그리고 옥빈이는 일 년 중 거의 삼분의 일은 우리 집에서 아침밥을 재차 먹는다. 주말에는 아예 잠까지 자면서 우리 집에서 살다시피 한다. 물론 간식을 옥빈의 몫까지 사는데 이미 습관이 된 나였다.흡사 내가 친엄마가 된 듯싶다

재작년에 우리 어머니가 중환에 계시고 남동생이 간경화 복수로 생명이 경각을 다투어치료비용도 지인들의 후원에 손을 내밀게 되었다.나는 부득불 돈을 받고 보도하는 아이를 내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입을 모아 옥빈이를 포기하라고 권장했고 나 자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보다 많이 밝아지고 생기가 도는 또 희망으로 차 넘치는 반짝이는 옥빈이의 두 눈을 볼 때마다 차마 포기할 수가 없었으며 만일 지금 포기한다면 옥빈이의 인생은 진짜 망치게 되며 어쩌면 애당초 그대로 내버려 두기보다도 더욱 큰 상처를 가슴에 남겨 놓을 수 있다는 죄책감과 무서움이 나의 마음을 옥조인다옥빈이의 올바른 인생을 바로 잡아줘야 하는 것이 곧바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편지사연.. 2. <만년 정취 가꾸기> (, 80)

이진욱, 중국 길림성 연길시 이진욱

만년 인생을 자연의 네 절기에 비유한다면 겨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도 청신하고 왕성하던 식물체들은 가을을 넘어 겨울에 이르면 고사되고 만다. 그러나 사람은 인생의 겨울에 이르렀어도 식물체마냥 사멸 되지는 않지만 인생의 정취가 점차적으로 식어가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나는, 비록 젊음에는 비길 수는 없지만 우리 부부의 만년 황혼 인생의 오늘을 보다 아름답고도 이색적으로 지내기를 바라고 살아가고 있는 현황이다. 우리 부부의 봄, 여름, 가을은 아름다웠고 열정에 차 넘쳤고 풍요로웠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겨울은 생기와 정열이 사그라져 가는 겨울의 문턱에 바야흐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불현 듯 이게 아니다라는 경종이 울릴 줄이야! 부모가 준 단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을,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백년해로 하자 맺은 그 서약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

겨울의 문턱에 이르자 일터에서 손을 떼고 제각기 자신의 락취대로, 아내는 한 예술단체에서 가야금도 뜯고 춤, 노래로, 나는 테니스운동과 글쓰기가 주업이었고 공동 흥취로는 가야금, 피리, 목금을 합주하고 춤도 추고 독후감을 피력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나는 부엌일에서 해방돼 아침운동이나 독서를 하지만 아내의 부담은 여전하였다게다가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실면증이 있었다. 계속 이렇게 지낸다면 비록 내색은 하지 않아도

언짢아 할 수 있음을 감안하고 근 60여 년 간 아내만 하던 주방 일을 내가 한몫을 하기로 작심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아내의 칭찬은 더욱 나의 열성을 불러일으켰다. 이렇듯 아내의 즐거움과 만년의 정취를 자아낼 줄은 실로 뜻밖이었다.

하기에 절반 남짓한 백미에 전날 저녁에 물에 담가둔 잡곡으로 밥을 짓는다. 때론 쌀을 안칠 때 쌀 위에 홍당무나 감자 아니면 고구마, 떡호박을 얹어서 밥을 짓는다. 때론 쿠쿠아가씨가 맛있는 밥이 다 되었다고 알리면 미리 준비한 양배추와 깐 마늘을 또 고압가마 뚜껑을 열고 냉큼 넣는다. 이윽히 지난다음 양배추를 꺼내어 잘게 썰고 간장이나 고추장과 참깨기름을 쳐 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늦잠에서 깨어난 아내가 뒤질세라 잰 솜씨로 날마다 색다른 육류와 남새로 맛난 볶음채 혹은 국을 끓인다. 하기에 아침마다 바삐 돌던 아내 부담도 덜고 더욱이 서로 비기기나 하듯이 날 따라 새록새록 전에 먹어보지도 못했던 보신밥보신탕개발하는 데서 식보로 만년인생을 기꺼이 엮어가고 있는 그 재미 실로 쏠쏠하다.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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