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06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이 7월 06일 화요일에 방송되었다.  

보고, 즐기는 계절이 있다면견뎌야 하는 계절이 있죠. 봄과 가을이 전자라면은요.겨울과 여름은 후자가 아닐까 싶어요.삼복도 시작되기 전에 무더운 더위와 싸우고 있는 요즘, 견뎌야 하는 계절이란 말이 실감이 나는데요.이 무더운 여름을 견디기 위해에어컨이나 선풍기도 틀고얼음 동동 띄운 차가운 음료나냉면, 콩국수 같은 것을 먹기도 하구요.건강에 좋은 보양식을 먹기도 하죠?그래도 견디기가 힘들면더위를 피해서 휴가를 떠나기도 합니다.우리는 이렇게 각자의 방법으로여름을 견디곤 하는데요.이제 시작된 여름, 올여름도 잘 견뎌 보자구요.

KBS 한민족방송-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 2021년7월 6일 화요일 방송

우수작 1. <봄에 걷는 재미> (, 60)

박순녀, 중국 길림성 연길시

시간이 파랗게 숨 쉬는 계절이다. 만물이 기지개를 편다. 참으로 기분이 상쾌한 봄이다. 나는 또 봄에 걷기운동을 하는 재미에 마음이 한결 즐거워진다. 문득 나는 작년에 걷기운동을 하면서 제비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열심히 마련해가던 일들이 아름다운 화폭처럼 환히 펼쳐졌다. 한 쌍의 제비 부부들은 각기 자기 둥지를 찾았다. 비어있던 제비둥지 어느 곳에나다 두 마리의 제비들이 자리를 정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 바깥에 앉아있는 제비들을 놀래지 않는다. 제비가 앉아있는 집 밑으로 걷기운동을 하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걷기만 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걷기운동을 하면서 알아두었던 제비 집들에서 제비가 달아나 다른 집으로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한 달쯤 지났는데 어느덧 엄마제비는 알을 낳아 품고 있었다. 아빠제비는 부지런히 벌레를 잡아다 부인제비한테 먹였고 때론 아빠 제비가 바꾸어 알을 품고 엄마제비가 먹이를 찾아다니기도 하였다. 또 일 개월이 지났는지 제비집들마다에서 짹짹 아기 제비소리가 들려 왔다. 품었던 알에서 털이 보시시한 새끼제비들이 태어난 것이다.

마치 거리마다에 경사가 난 것 같았다. 나의 걷기운동이 더 재미났다. 다섯 마리, 네 마리씩 아기제비들을 낳은 제비가족들은 제비 둥지 속에서 아기자기하게 살고 있었다. 아직 눈을 뜨지 못하는 아기 제비들은 엄마, 아빠제비가 날아온 자취만 나면 입을 짝짝 벌리고 어미 제비들이 넣어주는 먹이를 넙쭉넙쭉 잘 받아먹었다. 제비부부는 아기제비들이 먹이를 주는 순서를 어길세라 빠짐없이 골고루 넣어주고는 앉아 쉴 새도 없이 또 먹이를 찾아 날아가는 것이었다. 얼마나 감동을 주는 모습인가?

나는 나의 부모들이 우리 4형제를 힘들게 키웠던 나날들을 떠올렸다. 배불리 먹게 하기 위하여 돌피를 뜯고 이삭 줍고 방아를 찧어 쌀을 만들어 배불리 먹게 하려고 애써오던 부모님을 떠올렸다. 가느다란 허리에 굵다란 나무단과 새를 베여 등짐에 지고 가파른 산을 내리 걷던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고 내가 자식을 키웠던 나날들을 떠올렸다. 어느새 나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해졌다. 그 사이에 아기제비들은 컸는지 모두 얼굴을 둥지 턱에 내밀고 엄마아빠 제비가 먹이를 갖다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걷기운동을 하다가 제비집들을 만나기만 하면 풍덩 뛰기도 하고 박수를 치기도 하면서 아기제비들과 놀곤 하였다. 그야말로 오직 봄이 와야 볼 수 있는 신기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어 나의 걷기운동은 멈출 수가 없다. 또 하나의 봄 걷기운동의 재미가 아니겠는가?

편지사연.. 2. <나의 고독 예찬> (, 70) /

김춘식, 대한민국 인천광역시 부평구

코로나19시대에 들어선 후 나에게도 혼자 있는 시간이 참으로 많아졌다.그러자 남들로부터 종종 이런 물음을 듣는다.(친구) 요즘 뭘 해? 혼자 있으니 심심하지 않아?

(친구1) 날마다 뭘 해? 좀 고독하지?종종 친척이나 친구들과 위쳇이나 카톡으로 얘기도 좀 나눠. 그럼 마음도 많이 유쾌할 꺼야.나를 관심해서 하는 소리들이다.그러나 이는 나를 모르고 하는 소리들이다.심심해서, 고독해서 병이 나기라도 할까봐? 아니,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정말로 즐기고 좋아한다. 나는 고독 예찬주의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뿐 결코 외롭지 않다.그래서인지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이고,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이다.'’ 폴 틸리히(신학자)의 말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나에게 있어서 혼자 있는다는 건 번잡을 피하고 일체의 방해꾼을 단호히 거절하는 것이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에 음악을 들으면서 복잡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하고 깊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기도 한다.휴일날에는 홀로 집 근처에 있는 공원을 거닐며 몸도 단련하고 눈도 쉬게 하고 마음을 정리하기도 한다.삼라만상이 잠든 깊은 방에는 홀로 서재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고 객실에 홀로 누워 깊은 밤을 재촉하는 시계소리를 세기도 한다.이렇게 나에게는 절대 혼자이고 싶을 때가 많다.요즘도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묵상하고 책 읽고 음악 듣고, 글 쓰고, 산책하다 보면 오히려 시간이 모자란다.특별히 혼자 머무는 저녁시간이 내겐 가장 행복하고 귀중한 시간이다.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글 내용이 충실해지고,많은 사람 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글 내용이 부실해지는 걸 느낀다. 고독은 성공의 필수조건이요 고독과 인내야말로 작가의 가장 중요한 창작 연료이다. 글 쓰는 사람은 어떤 마음상태에서 영감이 넘치는가를 알아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은 고독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 그렇게 고독하게 쓰여진 언어들이 글이 되고 책이 된다. 중국이 낳은 세계적 수필가 임어당은 대여섯 명이 함께 차를 마시면 저속해지고,서너 명이 차를 마시면 유쾌한 것이고,둘이서 차를 마시면 한적한 것이고 혼자 차를 마시면 세상을 잊을 수 있다고 했다.행복한 에너지를 갖고 싶은가? 혼자 머물러라.

청취자 안내사항
청취자 안내사항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前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서울외국인주민 및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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