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영원한 권력은 없다. 국제관계도 마찬가지다. 국가도 인간 처럼 생로병사의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고, 흥망성쇠의 변천과정을 거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 처럼 대제국을 이루었던 로마제국이나,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었던 대영제국의 흥망성쇠가 그런 이치를 보여준다.국가든 개인이든 극성지패(極盛之敗)의 길에 들어서면 이상한 조짐이 보이는 법이다. 네로 황제와 같은 폭군의 등장과 사회적 통합의 붕괴 등이 그런 것이다.요즘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미국 패권의 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하루가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2.11 11:00
-
누군가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거나 친절을 받았던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삶에 힘이 되고 보탬이 된다. 그 누군가가 가족이든 친구든 아니면 그저 한번 스친 인연일지라도 오래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그 사람을 닮고 싶어진다.“내가 사이상(崔さん)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없지만 일본에도 오카상(어머니)이 있으니 슬퍼하지 말고 씩씩하게 살아요.” 어머니가 돌아갔을 때 오카상이 해준 말씀이다. 십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귓가에 쟁쟁하게 들리는 것 같고, 떠올릴 때마다 위로가 된다.오카상은 내가 일본 유학 시절, 마츠야마(松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2.05 14:43
-
며칠 전에 나는 나훈아의 “테스형”이라는 신곡을 듣고서 소크라테스가 누구인지 알아보게 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5세기경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다. 나훈아는 신곡“테스형”에서“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이라고 하면서 소크라테스에게 형이라는 호칭을 쓰며 아주 애절하게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라며 대화형식으로 노래하고 있다.아이러니하게도 이튿날 나는 “철학의 이해”라는 강의를 듣다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어 보라는 교수님의 추천을 받고 깜짝 놀랐다. 역시
오피니언
김경애
2020.11.30 19:37
-
세계보건기구에서 매년 10월 28일을 ‘세계 남성성건강일’로 확정한 데 비추어 국가인구계획출산위원회에서 국무원의 비준을 거쳐 20년 전 즉 2000년에 매년 10월 28일을 중국 남성들의 명절로 즉 ‘남성건강일’로 지정한 일은 오늘날 사람들의 시야에서, 우리의 생활권에서 사라지고 있다.나라적으로 10월 28일을 ‘남성건강일’로 정한 것은 그로서의 특별한 의의가 있다. ‘남성건강일’의 주제는 가정의 생활 질에 영향 주는 ‘성기능장애(ED)’를 비롯한 남성들의 전위선염, 전위선비대증, 고혈압병, 당뇨병, 만성피로증후군, 비만증후군, 탈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1.27 10:26
-
며칠 전 한국전쟁 70주년 관련 뉴스를 보면서 동료들과 전쟁의 발발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지금의 정세를 보면 마치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우연적 전쟁 발발의 조짐과 양태가 비슷해 내심 우려스럽다.최근의 남중국해 충돌, 대만과 중국의 긴장과 갈등, 대선 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 서아시아에서 나타난 국지전, 중국과 인도의 국경 충돌이 그렇다. 이 사건들처럼 우연한 국지전이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당연히, 아직 종전이 되지 않은 한반도의 상황도 그런 점에서 몹시도 우려스럽다. 한반도는 여전히 ‘동북아의 발칸반도’로 불
대림칼럼
동북아신문
2020.11.12 08:58
-
근년에 들어 중국연변지역에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불법 사냥을 금지하고 천연림을 보호하여 자연생태계가 복원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 멸종위기 동물로 알려진 백두산 호랑이는 자연보호구의 꾸준한 보호활동에 힘입어 서식지를 부단히 넓혀가는 추세이다.백년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연변에는 호랑이와 관련이 있다는 데서 비롯된 지명들이 많이 산재하여 있었다. 화룡의 호곡지명은 두만강 강물이 굽이돌며 깊고 길이 험하고 위태로워 호랑이 형국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고 왕청현 저고리고래 명칭은 호랑이가 어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1.12 08:28
-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 그중에서도 특히 면역력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좀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잡히지 않고, 오히려 확산일로에 있다 보니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습니다.백신 개발이 되더라도 제2, 제3의 코로나가 안 오리란 법이 없습니다.우리 스스로 지키기 위해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 식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면역력이란 해로운 물질, 이를테면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는 일종의 방어체계를 의미합니다.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에 음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피니언
안재충 기자
2020.11.11 10:48
-
조 바이든이 마침내 선거인단 과반 확보에 성공하면서 미국 대선의 최종 승자가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선거에 불복하고 일부 경합주 선거에 대해 소송전을 벌여 대법원까지 끌고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판도를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이번 미국 대선은 '미국식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실패였다. 폭력이 수반된 선거 과정은 물론 당선인 확정이 지연되는 대혼란은 정치 후진국에서 보여지는 현상과 다를 바 없었다.이번 선거에서 비록 바이든이 이기긴 했으나, 그는 '반쪽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후 다시 통합되는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1.09 12:04
-
중국 공산당은 위기에 강했다. 위기 때마다 새로운 생존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것은 예외없이 성공했다. 1930년대 국민당의 공세에 맞선 마오쩌뚱의 '대장정'이 그랬고, 1970년대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그랬다. 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에 맞서 '쌍순환과 기술 자립을 통한 세계 1등 국가'의 길을 제시했다.어제 폐막한 19기 5중전회는 향후 5년간 경제발전 전략과 2035년 세계 1등 국가로의 국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개발의 핵심 전략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30 14:13
-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하얼빈역에서 3발의 총성이 울렸다. 메이지유신과 일본 근대화의 주역이자 대한제국 멸망의 주범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을 약관 31세의 청년 안중근이 쓰러뜨리는 순간이었다. 이 역사적인 의거를 통해 하얼빈은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해외 역사도시가 되었다.당시 안중근 의사가 쏜 총은 분노의 총탄이 아니라 '평화의 총탄'이었다. 그는 조국의 위기를 걱정하는 애국지사를 넘어 동양의 평화를 걱정하고 실천한 '동양평화의 지도자'였다.의거 직후 부터 계속된 취조와 재판에서 그는 시종일관 자신의 거사가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23 08:31
-
19금 종편 드라마임에도 시청률 28.5%를 찍은 부부의 세계를 보셨나요? 여주인공인 지선우(김희애 역)의 조력자로 남편의 불륜을 조사해준 민현서(심은우 역)가 등장하는데, 진료차 병원을 방문했다가, 의사인 지선우가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남자친구로부터 도망치도록 도와줍니다. 놀라운 것은, 몇번이나 민현서는 남자친구와 동거하는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벗어나기 어려워 합니다. 드라마니까 가볍게 저러고 싶을까 생각하고 넘겼던 대목입니다. 놀랍게도 데이트폭력이라는 사회 현상을 살펴보면서, 너무나도 전형적이고 현실적인 대목이
대림칼럼
동북아신문
2020.10.20 11:06
-
(사)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원장 곽재석)은 10월 16일(금), 서울 김희수아트센터에서 개최되는 “봉오동·청산리전투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공동주최기관으로 참여하여,『재외동포 귀환이주와 법적 제도적 과제』논의를 심화했다.학술대회는 7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외한인학회는 ‘봉오동·청산리전투’와 간도 한인사회‘를 조명하는 두 개의 기획세션을 운영하고,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중국동포의 ’한국 귀환‘ 문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이 주관하는 세션에서는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학술논문
동북아신문
2020.10.20 08:13
-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보게 바뀐 것을 말한다. 이 말에 가장 부합하는 도시는 중국 선전이다.중국 개혁개방의 상징도시인 선전에서 어제(14일) 특구 설립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기념식에서 "선전은 중국 인민이 창조한 세계 발전사의 기적이며, 중국식 사회주의의 위대함을 가장 잘 구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시 주석의 이날 선전 방문은 세 가지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보여주면서 개혁개방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15 09:49
-
룡정시 삼합진 소재지에는 삿갓모양으로 우뚝 서 있는 시루봉이라 부르는 산이 있다. 두만강 너머에서 바라보면 산 형태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진 후지산과 흡사하다. 시루봉을 두고 일본야사에서는 예로부터 온갖 추측이 난무하여 왔다. 1827년에 쓴 일본외사日本外史는 후지다게富士岳라고 적고 있었으나 1893년 일본화가 요우사이노부가즈楊斎延一가 그린 그림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은 모양을 하고 있어 시루봉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다가 지난세기 초에 일본인들이 들어오면서 시루봉을 덴노후지산으로 부르며 회령과 두만강 일대에서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14 08:52
-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평양에서 대규모 심야 열병식이 열렸다. 스케일과 화려함으로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0시에 열린 노동당 창건 75돌 열병식 연설에서 '미안하다' '감사하다'는 말을 10여 차례 반복하며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평양시 당원들의 노력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안경을 벗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북한 지도자의 이같은 모습은 '무결점' '무오류'로 상징되는 '수령관'에서 벗어나는 이례적인 것이다. '최고존엄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12 15:15
-
1. 제1고향과 제2고향한 사람의 고향이 1234 이렇게 여러 곳일 수 있을까? 대학교 때 한 선배가 졸업하면서 나에게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 곳에 3일 머물게 되면 한 달 머무는 데 문제가 없고, 한 곳에 3개월 머물게 되면 1년간 사는 데는 문제가 없고 3년만 한 곳에 꾹 머물고 산다면 한평생 사는 데도 문제가 없게 된다.” 이런 비장한 결심을 나에게 보여주고 졸업한 그 선배는 자신의 말 대로 상해에 취직한 후 그렇게 3일, 1개월, 3개월, 1년, 3년을 살아왔고 지금까지 헤아려보면 무려 25년간 상해에서 살았으니
대림칼럼
동북아신문
2020.10.10 13:00
-
지난 9월 동아일보에 안영배 기자의 횡설수설 글이 실렸다. 제목은 이다. 내용인 즉 중국 정부가 소수민족에게 통용언어교육(중국어)을 강화함에 따라 중국 내에서 우리의 한글이 위축될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다.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미루어 말씀드리지만 중국정부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다만 한글을 사랑하고 한글을 아끼는 마음에 이런 글을 쓴다. 우리 말과 우리 글은 우리부터 소중히 여기고 정성 들여 사용해야 한다. 한글도 모르는 이에게 한글로 마구 상대방을 비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제 아무리 한글을 잘 안다고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07 10:23
-
문재인 정부의 별칭은 '촛불정부'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했고,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웠던 촛불시민들이 만든 정권이기 때문이다. 요즘 그런 정권을 보는 촛불시민들의 심경이 착잡하고 불편하다.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일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여론을 들끓게하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남편의 '요트 구매 출국 문제'가 대표적인 사건이다.KBS 보도 등에 따르면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과 미국 동부해안 항해 등을 목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KBS의 보도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비판여론이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06 09:16
-
대선을 한달 앞둔 미국 정치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 때문에 사실상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의 TV토론은 조롱과 증오가 난무하는 사상 최악의 토론회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7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도 20만명을 넘겼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코로나19가 관리되지 않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무릇 '난세에는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 데, 요즘 미국을 보면 그 말이 들어맞지 않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05 09:26
-
시를 쓰는 것은 시인의 정감과 정서의 심리적 현상이다. 물론 시인의 정감과 정서는 시인이 축적한 체험, 지식, 감각에서 오는 것이 당연하다. 시인의 심리학을 연구하려면 지각과 감각, 형상 사유와 이미지, 사유와 언어, 운율과 정서, 정감과 의지, 체험과 기억, 관념과 지향 등을 떠날 수 없다. 시를 쓴다는 것은 이런 종합적 심리활동인 것이라 본다.이런 이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깊은 작업으로서 이론에 종사하는 분이나 시인들이 연구해야할 과제이다. 물론 이미 연구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된다. 나는 나의 시 창작
오피니언
동북아신문
2020.10.03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