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명 이상의 도시가 생겨나면서, 상하수 시스템이 없는 도시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깨끗한 물을 먹고, 깨끗한 물로 씻는 일이었다. 외과 수술에서 가장 먼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는 절개 수술이, 결석 제거술이었던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깨끗한 물을 보관하고 마시기 위하여 발명된 것이 맥주와 와인이라고 한다(“메스를 잡다”, 아르놀트 판 더
[서울=동북아신문]간밤에 생생한 꿈을 꾸었다.퀴즈쇼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동일한 양식으로 자료를 출력하여 코팅하고, 정신 없이 짧은 시간을 쪼개서 이것 저것 준비하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아이 다섯명과 다섯가족이 착석을 하게 되고, 퀴즈쇼가 시작되었지만, 아이가 아니라 함께앉은 가족들이 퀴즈를 끌고 나가는 모습을 시작으로 나는 점점 깊은 패배감에 빠
[서울=동북아신문] 작년에 처음 글을 쓸 때, “나는 열심히 살고 있는 척 하고 있다”가 시작이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좁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처럼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나는 참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늘 당당하게, “네!”라고 대답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그보다 더 열심히 살 수는 없고,
[ 서울=동북아신문]내가 언제 불안을 느꼈었나. 생각을 해봤다. 지금 인 것 같다. 장학금을 논의하다가, 고등학생에게 줘야 하나 대학생에게 줘야 하나 하는 질문에 나는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너무 무기력했다. 가족이 나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주지 못하면 그 대로 너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있는 것을 쪼개서 연명하는 것 말고는 별다
[서울=동북아신문]남편과 연애 10주년을 맞으면서 올해의 생일 선물로, 나 홀로 이태리 여행을 받기로 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10년 만의 나 홀로 여행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선물인지 잘 알 것이다. 6월 6일 나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꿈에 그리던 이태리로, 나의 첫 유럽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10년만의 어려운 여행에 아쉬움 1%로도 없을 만
[서울=동북아신문]요즘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한다. 진짜 궁금한 것, 진짜 일에 필요한 것들로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밤늦게 까지 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 지금의 반만 했어도, 박형수 선생님은 아마 나를 예뻐서 업고 다니지 않으셨을까 싶다. 고등학교를 졸업 한지도 만 15년이 되었고, 박형수 선생님을 담임으로 알고 지내게 된지도 만 18년이다. 내가
"대학 때 중국 국립극단이 공연한 연극 크루서블(The Crucible, 薩勒姆的女巫)을 보면서, 아마도, 이것이 문화대혁명이었을 꺼야...." 이번 호에는 정련의 기억 속의, 문화대혁명의 일들을 더듬어보자. [서울=동북아신문] 대학 때 중국 국립극단이 공연한 연극 크루서블(The Crucible, 薩勒姆的女巫)을 보면서, 아마도, 이것이 문화대혁명이었
[서울=동북아신문] 나랑 똑같은 딸을 낳아 손잡고 여행 다니고 수다 떨고 싸우고 삐치고, 이런 상상을 오랜 시간 해왔다.시댁에 첨 인사 갔을 때, 큰 아주버님의 큰 딸이 또래라, 그 방에 숨어서 즐겁고 조용한 3일을 잘 보내고 왔다. 그 때 그 조카는 대학생이었고 당연히 나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잘 챙겨줬다. 아무 준비 없이 간 나에게 자기 홈웨어를 빌려주고
[서울=동북아신문] 이해한다고 안다고 함부로 말했던 모든 상대에게 사과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겪고 화를 내고 하는 과정이 얼마나 다른 건지, 요즘 초보로서 새로이 겪는 모든 것들 때문에 세삼스럽게 배우고 있다. 사윤이가 학교에 갔다. 요즘 “1학년” 이라고 부른다. 애가 조금 쑥스러워 하지만 너무 좋아한다. 어제는 사윤이와 함께 방과후 과정
[서울=동북아신문]주식은 희망산업이다. 주식의 가치는 성장성이고 주식의 가격은 유동성이다. 다 희망이다.한국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나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내 아이가 자라게 될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외국인인데 넌 촛불집회는 왜 가니, 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최근에 어떤 분이 내가 하고 있는 세월호뺏지를 보고, 이제는
[서울=동북아신문]1. 제주인의 사랑사윤이를 가지고서 추리소설을 잠깐 끊고 “인도인의 사랑”이라는 책에 몰입한 적이 있다. 짧고도 긴 인도인의 사랑이야기를 몇개 담은 그 책은 나에게 더 큰 다른 세상을 보여주었고 또 다른 “사랑”, 그리고 또 다른 정서와 가슴의 크기를 보여주면서 나에게 감동과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나는 나와 다른, 내가 이해하기 어렵지만
[서울=동북아신문]1073일만에 세월호가 수면위로 다시 떠올랐다. 우리 아이마저 지켜주지 못하는 이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 건지, 수백명의 아이가 물에 빠져 목숨이 간당간당할 때 마저도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라면 법을 지키라고 우리를 강요하고 공권력으로 폭행과 감금 및 사형까지 선언해주는 이 나라의 법은 왜 존재하는 건지, 나는 오래 동안 분노를 해왔다.
[서울=동북아신문]막장드라마의 유행은 악역과 함께 한 것 같다. 캔디같은 피해자코스프레를 하면서 나홀로 착하고 선한 사람이었던 주인공들이 악역에 맞서 싸우면서 마구마구 독해지고 그러면서 시청률은 올라간다.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가 점을 하나 찍고 돌아오면서 드라마에 공식적으로 “막장”이라는 장르가 생겼다고도 한다. “왜, 나는 너를 만나서, 너는 나를 아
[서울=동북아신문]간신과 폭군의 공통점이 그 어떤 콤플렉스라면 다른 점은 살인을 하는 자와 살인을 하도록 끊임 없는 유혹을 주는 자라는 점이 아닐까 싶다.“곡성”이라는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첫인상으로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본 원작의 작품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직접적인 악행보다는 본능속의 두려움을 불질러놓는 악마의 유혹이 주축이어서일 것 같다.시골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