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9일 화요일
연출: 김경희 작가: 김경순
진행: 이소연, 전춘화

KBS 한민족방송인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이 02월 9일 화요일에 방송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북방지역 동포들과 국내에 거주하는 동포들에게 한민족의 문화와 생활정보를 제공해 민족공동체 의식과 자긍심 고취를 위한 동포 사랑방 구축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내용을 소개해 드린다. 

이소연: KBS 한민족방송을 사랑해 주시는 동포 여러분!안녕하세요?<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이소연입니다.

한국에서는 모레부터설 연휴가 시작되는데요.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두기를 위해이번 설에도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하고 있구요.고향에 계신 부모님들도자녀들에게 이번 설에는 오지 말라고 한다고 해요.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겠죠?

중국에서도 설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고민이 많다고 하는데요.춘절 연휴 귀향을 막기 위한 다양한 보상책까지 내놨다고 해요.고향에 가고 싶어도부모형제들이 보고 싶어도우리 조금만 더 참기로 해요.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요첫 곡을  들으면서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시작하겠습니다.

KBS 한민족방송-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행복우체통 2021년 2월 9일 화요일 방송

[편지사연1]"고추 달리개(여, 50대)" 

김경희, 중국 흑룡강성 계서시

나의 할머니는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 (할머니) 고추 달리개 하나만 있어도 순천김씨 대를 이어나가겠건만, 쯔쯔...할머니께서는 슬하에 33녀를 두셨다. 그런데 손군들 대에 와서 가들가들 순천 김씨 성을 탄 씨종자는 셋뿐이고, 그 외 손군들이 열아홉이나 되었다. 그러니 남존여비사상이 꽉 찬 할머니로 놓고 말하면 고추 달리개타령이 나올 만도 했다. 어린 기억에 할머니는 아들딸들이, 큰 손군들이 드린 돈을 할머니께서는 속옷주머니에 꽁꽁 감추었다가는 늘상 막내삼촌네 맏아들에게 가만히 쥐어주는 것을 목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릴 때 오죽했으면 나의 꿈이 남자가 되는 것이었을까! 할머니의 고추달리개타령에 아들 하나 못 둔 엄마는 또 얼마나 눈물동이를 쏟았는지 모른다. 그때는 남존여비사상이 통을 치고 있는 때고 할머니는 시도 때도 없이 엄마에게 딸들만 낳았다고 눈치를 주고 있는 판이었고 엄마는 눈물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할머니: 쯔쯔, 넷째까지 가시나야.애가 눈썹과 귀밑머리가 붙었구만. 이런 애는 남의 집에 줘야 다른 애한테 좋대. 그 아래로 낳으면 아들이구.

손군 욕심에 할머니가 하는 넋두리로만 생각했는데애를 보낼 집이 생겼다며 중매군이 찾아왔다. 엄마는 더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열불을 토하고 말았다.

엄마누가 이렇게 터무니없는 뜬소문을 퍼뜨려서 남의 가정에 화불을 놓는지는 모르겠네그런 생각 티끌만치도 해본 적 없으니 당장 이 집에서 나가주세요.

머니도 얼마나 손자 비위가 났으면 그랬을까그런데 그 유일한 희망이었던 막내아들네 맏이가 장가를 들고 애를 낳았는데 또 딸인 거다.

할머니의 "고추달리개" 꿈은 이렇게 풍비박산이 되고 말았다. 후에 손녀신랑들이 들락날락하며 가정에 새로운 분위기를 부여하면서 할머니 입에서 그 가시나소리도 종적을 감추었고 고추달리개타령도 드물어져 갔다. 고추달리개면 어떻고 딸이면 또 어떤가. 우리 딸들이 엄마, 아빠를 호강시켜드리고 있다. 노년생활을 충실히 보내고 계시는 우리 엄마, 아빠를 하늘에 계시는 할머니께서 굽어보신다면 할머니도 더는 고추달리개타령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편지사연2]"우리 민족의 맛(여, 10대)"

곽우성, 중국 요녕성 심양시 

우리 조선민족은 예로부터 근면하고 깨끗하고 예의바른 민족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죠, 우리 민족 전통음식도 오래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친구들은 우리 민족 전통음식 중에 무엇이 제일 맛있나요? 얼마 전부터는 고추장이 나의 새로운 딱친구가 되기 시작했어요. 우리 집 식구들이 단란히 모여 앉은 밥상 위에는 항상 고추장이 들어간 매콤한 음식들이 동반되고 있죠. 이날도 이모께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비빔밥을 정성들여 만들어주셨어요.

곽우성이모님, 이모님이 이후에 연세가 많으셔서 고추장을 만들 수 없으면 우린 어떡해요?

이모그럼 네가 천천히 만드는 방법을 배우면 되지

그때부터 나는 속으로 고추장 만드는 방법을 꼭 기억해두겠다고 남몰래 다짐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하학하고 집에 오니 이모께서 한창 고추장을 만든다고 해나는 순간의 기회를 놓칠세라 책가방을 벗어던지고 이모 옆에 앉아 열심히 관찰하기 시작했어요. 이모께서는 먼저 한주 전부터 말렸다고 한 새빨간 고추들을 분쇄기로 가루를 내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시장에서 사 오신 열두 장의 동글납작한 엿들을 펄펄 끓고 있는 물에 하나하나 넣으면서 살살 국자로 끊임없이 젓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준비된 고춧가루를 엿물에 넣고 계속 저으니 새빨간 고추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지난 후 이모께서는 이쁜 항아리에 고추장을 담으니드디어 우리 이모패고추장 완성이 항아리 속에 소복이 담겨진 고추장은 이제 곧 이모의 정성과 사랑을 듬뿍 담고 우리 집, 그리고 이모 친우들의 밥상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이모의 정성이 담뿍 담긴 이 고추장항아리를 보는 순간 나는 이모께서 걱정하시며 되뇌이던 말씀이 또다시 떠올랐다.

이모: 이렇게 맛좋은 우리 음식들이 언젠가는 대가 끊어져 곧 사라지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구나.

확실히 그렇습니다. 급격히 도시화 발전되고 있는 지금 우리 민족전통음식들은 점점 고유의 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다양했던 그 나름 맛의 비법들은 세대가 지나면서 맥이 끊어져가고 있고 우리 대부분 어린이들의 입맛도 간단한 외국음식에 점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세대가 가고 두세대가 가면 우리의 맛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할 수나 있을까? 나는 커서 고추장 만들기, 나아가 우리 민족의 전통음식 만들기 방법들을 후대들에게 이어주어야겠다고 속으로 굳게 다짐합니다.바로 우리 어머니, 할머님들의 손끝의 향이 가득 담겨진 우리 민족의 맛을 영원히 영원히 이어가리라.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청취자 참여안내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청취자 참여안내

 


 

KBS 한민족방송 김경희 피디
KBS 한민족방송 김경희 피디
KBS한민족방송 김경순 작가
KBS한민족방송 김경순 작가

 

 

 


이소연(李素妍 ) 약력: 

숙대 경제학과 졸업 
KBS 공채 3기 아나운서 입사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 

<TV 프로그램>
여성백과 / 토요초대석
누가누가 잘하나 
<RADIO 프로그램>
영화음악실 /KBS FM 희망음악
음악과 시/ 오후의 교차로
우리들은 동향인/ 통일열차
종교와 인생/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


전춘화(全春花) 약력:   

·前 연변대학 외국어학부 영어전임강사
·前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現 홍익대학교 국제학생지원실 실장  
·現 홍익대학교 상경학부 조교수
·現 한국공자문화센터 홍보부장
·現 공명국제인재개발원 원장
·現 (사) 조각보 이사
·現 공명 한중청년교류협회 지도교수
·現 다가치포럼 운영위원회 위원
·現 한중포커스 신문 자문위원
·現 KBS 한민족방송 행복우체통 고정출연
·現 TBS 라디오방송 시청자위원
·現 성남 상원여중 운영위원회 지역위원
·現 서울 외국인주민 및 다문화가족 지원협의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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