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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춘3월 어느 저녁 때우리 부부 산책을 했어요수선화 한 그루를 사왔는데봄도 몰래 따라 왔네요수줍게 숨었던 꽃몽오리들우리 집안을 살피고 있네요문을 살그머니 닫았더니어느새 집안에 봄이 꽉찼네요어제도 오동통한 꽃몽오리들왜 하룻밤새 활짝 폈지어젯밤 우리 부부의 드라마를수선화가 엿본 것 같아요 까치의 휴일 솔솔 바람의 고마운 빗질을 받으며떠돌이 구름까지 머 리위에 얹혀놓고눈을감고 누구를 기다리는지오늘은 색다른 풍경 이 되버렸네요게으른 아지랑이들 어디 놀려 갔는지땡볕만 여기저기서 서성거리네다시 바람에 날개를 훨훨 저어나볼까까욱 소리가 나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3.09.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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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산을 힘겹게 넘어서며남긴 그 말을나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만감이 교차한 그 표정 속에서빛나는 것에만 눈길 주었지만갑자기 짓누르는 어둠의 정적에하루의 끝이 보인다 산을 넘고 있는 엄마 마음내가 얼마나 알 수 있을까 두 번 피는 월계화(月季花) 얼마나 그리웠으면피를 토하며 갔다가 또 다시 찾아왔을까 담장에 기대어멀리 바라보며감았던 마음 풀고 푼다비 속에서 파르르 떨며그 이름 다시 불러보지만들려오는 건 자지러진 매미소리 뿐 하늘을 물들이며 놀던 해도 보기가 안쓰러워훌떡 산을 넘는다달도 알고해도 아는데오직 너만 모르는 기다림아닌 척,
문화·문학
이동렬 기자
2023.09.1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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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가의 말(马)청명 날 친구의 가족과 함께 바다 가를 찾았다. 무더운 열기 아래 피서막 안에 갇혀있는 금빛 말 한 마리가 내 시야에 안겨온다. 초원에서 아침 이슬 풀을 뜯어먹으며 여유롭게 자연을 만끽해야하는 말이 무슨 인연으로 열대지방의 바다 가에서 그 혹독한 땡볕 아래 서있어야만 할가. 은연중 말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어쩌면 나의 영혼도 말처럼 졸고있었는지 도 모른다.저 말은 낮에 달리면 천리, 밤길은 팔 백리를 달리는 천리마 소질을 갖고 태어났는지 도 모른다. 다만 백락과 같은 스승을 만나
동포문단
장문영 기자
2023.09.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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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쇼핑”무역회사는 다년간 히스패닉계(西班牙裔) 불법체류자를 고용했다. 매니저 미스타 박은 매일 봉고차 두 대에 히스패낵 노무자를 실어왔다. 많을 때는 20여명, 적을 때는 10여명이었다. 남미 출신의 불법체류 노무자는 주로 10대에서 20대의 젊은이였다.이들은 스페인어(西班牙语)만 구사했고 영어는 통하지 않았다. 시초에는 “파트타임”(时间制)으로 고용되었고 시간당 3.5달러의 싸구려 보수를 받았다. 아침 6시부터 저녁 5시까지 하루 11시간 근무했다. 주로 “오다 상품”(订货商品)을 적사했다. 작업량은 흡사 부두에서 산더미
문화·문학
최춘란 기자
2023.09.1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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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그리움의 시작은 헤어짐이 아닌 만남에 있다. 대상과 나 사이를 연관 짓는 깊은 만남이 그리움의 시초가 된다.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타자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들을 흔히들 만남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모든 만남의 대상이 그리움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단편적인 스침이나 얕은 만남에서는 그리움이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어느 날 우연히 길가에 핀 들꽃을 보며 삶의 희망을 얻고, 그 꽃의 고독한 생명력에 공감한 적이 있다면 이를 ‘만남’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의 만남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대상의 일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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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뼘 키 헐벗은 몸 수행길에 꽂혔구나평생을 저며내는 뼈 깎는 여정인데묵묵히 감내하는 삶 한 순 간의 반딧불 엄마 들녘의 배고픔을 가슴에 담고 서서작은 산 등에 업고 더 큰 산 기다리나날마다 주먹구구로계산하는 가마솥 입추 노각이 하늘 보며 콧노래 부르는데매미가 시샘 났나 요란한 애원소리시원한 바람 한 줌에 돌아오는 기러기 메뚜기 넓은 들 한가운데신나게 뛰는구나무엇이간절해서눈뜨고 기도할까앞뒷발 휘도록 뛰도새 먹잇감 신센걸 고향 들녘 동구밖누런 들판백노라 농익는가논코물말라더니미꾸리 풍년이라해거름통발고기에밤을 새운 들녘아 락타 산
문화·문학
장문영 기자
2023.09.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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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 하많은 毫들이 대나무끝에 올라叙事를 한다하나로 입을 모으면천년세월이 무릎을 꿇어낱낱이 헤아려지는 까닭에오늘까지도 그 추상같은 서슬에천지간에는시비의 애환이 들끓고 있다갑골문 칼이 붓이였던 세월文이였고武였다뼈조각이 종이였던 세월글이였고화석이였다뭇획들이 부둥켜 안고세상을 닮아 가려고흉내를 내고 있을 무렵거부기는 엉기적엉기적뭍에 올랐다짐승들은 산을 내리고평화의 혁명창과 방패는 한몸이 되였다긴 세월을 주거니 받거니陰刻의 골이 깊어 갈 때세상은 깊은 잠에서 깨여났다네 한복 造化이런 조화는 드문 이야기조선의 하늘아래그 순백한 때깔이 땅을 덮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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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태 꽃 사이를 서성이던 벌은말없이 꽃의 옷고름을 풀었다 바람이 꽃을 흔들어도벌은 흔들리지 않는다 꽃의 몸부림에 취한 벌자리 떠 또 어디로 가는 걸까 꽃은 가슴을 여미며말없이 숙연해진다 씨앗은 그저 맺히는 것 아니다꽃의 아픔이다. 아버지 굳은 땅 깊은 속살을 찾으면서도소의 눈동자에는높은 청산을 담고있다깊이 파인 주름 속에수많은 생활의 무덤이 숨었지만아버지의 눈동자에는밝은 별이 뛰놀고 있다추수를 지향하는 봄밤은뚜벅뚜벅 깊어가는데아버지 주름속의 소 한 마리무거운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다듬이소리 토닥토닥 긴긴 다듬이소리에 하얗게 발가락까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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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사랑어두운 내 밤하늘에 혜성이 나타난 순간그 눈부심에 나는 그만 눈이 멀어 버렸네2. 태초에 아마도 이런 것 같다태초에 나는 우주의 한 점 먼지였다가먼지끼리 뭉치고 뭉쳐 단단해져단단한 운석이 되어 지구의 어느 곳에 떨어지면서타고 부서지고몇 천만 년쯤 잠자다가구름이 되었다가 안개가 되었다가한송이 연꽃으로 피었다가한마리 벌레였다가 인간이 되어이제까지의 나와 교류장애를 겪다가다시 또 흙먼지로도 되고비안개로도 되어 이전의 나와 완전한 화해를 하기를 무한 반복하였다유기체에서 무기체로자유스럽게는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오갔다그러니 생명을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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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만필 어린 시절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큰 소원이라면 혼자 조용히 마음 놓고 글을 읽을 수 있는 자그마한 글방을 가질 수 있는 것이었다.지금의 애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아주 작은 소원이지만 그때 나에게 있어서는 전혀 실현할 수 없는 공상이었다.여섯 식구가 허줄한 초가 한 간 반을 남북 두 개 구들을 놓고 살고 있었는데(초가삼간을 두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정주간은 두 집 사이에 막지 않고 툭 틔어 있다.)그나마 북쪽 구들은 임시 임시로 친척들이나 가깝게 지내는 마을사람들이 들어서 살기에 온 집 식구가 남쪽 구들 하나를 놓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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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舞 -조지훈에 부쳐 봄 자락 끝에 피어나는흰 옷의 서러운 여운인가아지랑이 타고 오르는춤사위 엷은 물결외씨 발길이 밟는古土의 오가는 훈향한 서린 땅넋이야 있고 없고봄신령이 접해산기슭 언저리에고뇌를 덮어승무를 춘다*흰 옷에 서린 여인의 넋이여해몽에 시간이 덧없다*조지훈시인의 詩에서 인생길 銅錢으로자존을 지켰다銀錢으로이웃을 사귀었다허나 金貨(금화)가 없어때깔을 벗지 못한 이름 석자동전 모아 산 詩로한 줌 흙에 끌고 간다내가 그은 인생길이다 은발에버스앞 손님에게 한 올 검정검정이 없이하얗게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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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0호] 순간 포착과 詩의 절묘한 만남 알츠하이머/ 김춘자어느 쪽이 집으로 가는 길일까 독수공방/ 이광일한때는문전성시였는데지금은찾아오는 손님이 없네 월급쟁이/ 박명화 열어보지도 못한 깨알 파일퇴근 시간을 재촉하는 나를 놀리듯개미군단처럼 올라온다 사랑의 온도/ 김선애당신의불같은 사랑에입은 내 가슴 가족티/ 심송화풀잎 따서 곱게 물들였어요꿈에서라도 입을 수가 있다면좋으련만마음만 슬프게 펄럭이는추억의 뒤안길 엄마의 웃음/ 김성옥우리 딸 대학교 시험 잘 보았다고환한 미소 지으며 웃는 그 모습에온 동네가 다 밝아졌대요 사랑이란
동포문단
최춘란
2023.09.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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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타이위안에너지저탄소발전포럼'에 초청돼 지난 9월 5일~8일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시를 방문했다. 산시성이 지난 2017년부터 개최한 '타이위안에너지저탄소발전포럼'이 올해는 산시샤오허국제회의센터에서 열렸다. 5성급 호텔과 컨벤션센터, 전시장이 함께 어우러진 최첨단 컨벤션지구는 6개월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개관후 첫 국제행사인 만큼 성정부의 준비는 철저했다. 참석자들에게 작은 불편도 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느껴졌다.글로벌 책임대국으로 자임하는 중국이 환경과 빈곤 등 글로벌 의제에 대해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 잘 느껴지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9.0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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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2. 아나키즘이냐 다다이즘이냐3. 청나라 역사4. 도산농장5. 친일파인가 애국자인가 6. 노스탈지어의 노래7. 生命의 书는 도대체 무엇인가?8. 연수땅에 심어놓은 문학의 씨앗9. 결론 1. 서론:청마 유치환(1908~1967)ㅡ 그는 대체 누구이며 왜 오늘까지도 우리들은 60여성상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까지 일일히 신경을 쓰고 있으며 지난 30년대 말엽, 그의 5년간의 만주행보(满洲行步)에 이처럼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으며 숱한 의문점들을 낱낱히 파헤쳐 보려 하고 있는가? 그는 친일파인가 애국자인가?을사조약(한일합방) 이후
문화·문학
이동렬 기자
2023.09.0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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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순 작가의 수필집 의 출판기념회가 지난 2일 서울시 대림동 소재 대림연회루 4층 홀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20일에 재한동포문인협회에서는 별도로 류재순 작가 수필 출간 기념식을 갖고 특별히 류작가의 창작생애를 소개한 동영상을 제작해서 영상을 상영하고 시낭송협회에서 류작가를 위해 시낭송과 노래 공연 등을 가졌다. 류재순 작가는 인사말에서 "시간을 내어 동영상까지 제작해 준 김경애 회장과 평소 많은 성원과 축하를 해주신 회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우리 작가들에게는 글로 무엇인가를 이
문화·문학
박연희 기자
2023.09.0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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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 한겨울의 시린추위를 팽개치고꽁꽁여민 옷섶으로곱게 서서기다리는 마음누구래요깊게 깊게 파고드는 미소뜨거운 사랑으로 빼곡히 묶어지기를잔잔히 기다려진다망울을 기다려본다기다림, 봄비 봄아씨 생글 생글엄마 품에서가지마다 아롱진기쁨의 이슬들하얀 속살이 고와서이 봄따라 싹트는 련정살며시 새벽을 열며살랑 살랑 하늘과 속삭이며정담은 기다림아, 봄비 은가락지 약속의 쇠사슬살그머니 묶어 꽃같이 이쁜 너몰래 훔쳐 보는 마음 세월도 달콤마음도 따뜻 살짝 신음하며끓고 있는 너 말없는 미소로시간을 감고 감어 애틋하고 정담은사랑의 무게 벌써 저무는 인생꽃
문화·문학
김경애 기자
2023.09.0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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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아름다운 날 햇살이 살랑이는초록 바람 타고페츄니아 꽃향을 전해주는나의 아침은 신선하다열심히 살아왔기에햇볕처럼 따뜻한 마음이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낳는다어우러진 삶의 순간이감사와 행복의 받침돌 되어사랑과 평화를 담아 온다기쁨과 고통으로 얼룩진삶의 여정은 희망으로 빛나고성실한 삶의 보람찬 나날들이정겨운 풍경으로 다가온다내 생에 희망찬 날들이쌓이고 또 쌓여때가 되면 곱고 여유로운황금 빛으로 물들겠지 문학의 옹달샘 꿈을 찾아 헤맨고독한 사람들에게문학의 허기를 채워주는창조의 샘저마다의 사연 담은 희로애락이숨을 쉰다생명 ,사랑 ,그리움 등
문화·문학
장문영 기자
2023.08.2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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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입춘이 널어놓은 빨래에 고드름이 춤추고나무의 슬픈 멜로디가슴으로 스쳐간다.창문에서 들려오는비파소리 귀전에 울리고움추린 마음에붉은 노을이 물든다.한파에 눈꽃이 날려도잠자던 벌레들이 꿈틀거리고입춘이 현을 틩기니꿈속의 버들개지 춤추네. 가을여인 여름이 저물어가는 언덕 위에서 이름모를 여인이가을을 줏는다.산들바람에 고개 떨구고속살이 꽉찬 탱글탱글여문 가을을 줏는다.세월을 줏는다살랑살랑 지나가는 세월은 인생이란 그릇에 넘쳐난다이 나이에 세월을 주어서 행복하단다타향에서 세월이란 쉼없이 흘러가는 추억이다. 오미자 빠알간 미모에 반해서 잠간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8.25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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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메리카 견문 우리 일행은 5월 8일 오후 뉴욕의 케네디공항에 도착했다. 와 경국(王庆国) 단장의 인솔하에 순조롭게 입국심사에 통과되었다. 당시만 하여도 “9.11”테러가 발생하기 전이여서 중국인에 대한 입국심사가 별로 까다롭지 않았다.대형 관광버스가 공항 입구에서 우리 일행을 대기하였다. 중국인 가이드 마빈(马斌)이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우리 일행은 명의상 미국콜롬비아텔례비죤방송협회의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실상은 뉴욕에 자리 잡은 중국 인력 행사에서 조직한 미국 관광팀이었다40대 후반의 마빈은 고향이 중국 산시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2023.08.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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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에 무궁화에 물을 주며 9월은 일본 열도에 태풍이 많이 부는 계절이다. 그 여파로 간밤에 내리던 비가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도 그대로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빗줄기를 거슬러 하늘을 쳐다보니 희뿌연 비구름이 장막 같이 무겁게 덮여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저혈압이라서 기압이 낮은 날씨이면 답답해 나는 내 가슴이 그 무게에 눌려 숨이 막히는 것 같다. 그래서 눈을 돌려 내려다 보니 베란다 아래 작은 화원에는 푸른 나무와 잔디가 빗물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하늘이야 무슨 색깔이든 마음껏 물을 먹을 수 있다고 쭉쭉 발돋움 하며 설레고
동포문단
동북아신문
2023.08.2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