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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은 나 혼자라 해도 쓸쓸하지를 않다. 아들애의 설 인사면은 충분했다. 하여 나도 자식 된 도리 때문에 친정에 전화를 했더니 기분들이 흥실덩실했다. 총지휘에 나선 팔십 고령을 넘으신 어머니의 목소리, 낡은 녹음기에서 흐르는 경쾌한 음악소리, 오래된 그릇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 커다란 가마솥 뚜껑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소리, 부엌아궁이에서 장작이 탁탁
문화·문학
송은영 특약기자
2010.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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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을 하늘 아름다운 날엔 나는, 문득 내가 그리워진다. 한번쯤 나를 돌아다보고 싶어진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 온 시간들 속에서 지금의 나의 모습과 앞으로 더 많이 살아야 할 나의 모습에 대해 이토록 가을 바람 투명한 날엔 진지하게 물어 보고 싶어진다. 나 누구냐고, 나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거냐고 언제 부턴가 나는 매년 가을 하늘이 깊어지는 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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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막걸리붐을 타고 본인 지은 작물로, 본인이 띄운 누룩만을 이용하여 술을 만드는 일체의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막걸리 제조로 막걸리학교의 허시명교장이 여러 매체에 소개하여, 매니아층이 형성 되고 있다. [출처]지식PD씽크넷) 왕팀장 ▲ 누룩이 뜬다 어린 시절 생각하면, 잔칫날, 뒤집어 엎어놓은 솥뚜껑위에 치치 소리 내며 전들이 익어갈 때, 엄마들 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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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3세인 나에게 한국은 동경의 고국이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태가 묻힌 곳이기도 하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이라 했던가. 그러나 맏딸을 한국에 두고 온 할머니의 그늘진 얼굴에서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이별의 존재와 가고 싶어도 넘을 수 없는 산이 가로막혀 낙엽귀근이 자연의 섭리일지는 몰라도 인간을 무능력하게 만들고 집착할수록 한만 쌓인다는 것을 알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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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대보름날인 2월 28일 광동성 동관시에서는 실로 의미가 있는 개교식을 가졌다. 바로 광동에 조선어문학교가 개교가 된 것이다.나는 한인화보에 실린 그들의 단체사진을 보며 크나큰 감동을 받았고, 정말 탄복을 했다. 초롱초롱한 개구쟁이 아동들의 눈동자와, 모든 것을 젖히고 민족교육사업에 헌신한 동관지역조선족 지성인들의 웃는 얼굴들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 난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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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직장인 생활을 하게 되면서 돈화림업국 제2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게 되던 20세기 70년대의 중반, 그때만하여도 80년대가 아득하게 멀어만 보였고 90년대, 나아가서 2000년이라는 시간적 개념은 거의 없다시피 모호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세월은 어느 덧 2000년도 한참 지난, 2010년이 선뜻 다가 왔다.우리 민족도 한(조선)반도에서 중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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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악 취향이 약간 독특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한마디로 후지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들이 내 취향에 질색한다. 그래서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은 오로지 나 홀로 운전할 때만 듣는다. 그 음악은 1930년대~1960년대 유행했다는 '뽕짝'이다. 30대 초반 이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좋아하는 조용필 노래는 가족들이 질색할 정도는 아니어서 간혹 같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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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이라는 개념은 기나긴 력사의 대하속에서 어떻게 보아도 그렇게 긴 시간을 가리키지는 않지만 인생으로 말하면 또 결코 그리 짧은 시간도 아니다. 그래서 중국에는 (十年树木,百年树人)이라는 성구가 있은 것 같다. 백년이 한개 세기를 정했으며 백년이 사람의 한생을 정했으며 백년이면 꽤나 오랜 시간이라는것을 명백히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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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농촌에서 교편을 잡고있을 때였다어느해 늦봄이 거의다 지나가고 바야흐로 철따라 찾아온 여름이 산과들에 푸른옷을 갈아 입히며 서둘러 교체할 준비에 서두르는데 어데가서 헛돌다가 그제야 청제비 한쌍이 찾아와서 며칠동안 우리집 처마밑을 번갈아 수없이 날아예며 고찰을 하는것 같더니 전선줄에 가지런히 내려앉아서 한참동안 무어라고 알아 들을수 없는 말로 저들끼리 지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10.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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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재한중국(인)동포유학생들에게 문학의식을 고취하고 한중문학발전에 기여하고자 7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제5회 소정문학장학금 수혜자 작품공모를 진행하였다. 그중 고려대 박사 예동근의 '회전의 메아리'도 선정되었다. 편집자 주] 回轉의 呐喊(一) 해고의 유령이 신종플로처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해고(解雇)는 더 이상 무서운 공포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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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나의 부모가 모두 불구자이고 내가 어렸을적 가정이 째지게 가난했기에 나의 어린 시절은 불행속에서 보내며 행복을 모르고 살았으리라 생각합니다.그러면서 그 어려움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가고 동정하는 이들도 많은데 기실 나는 어려서 불행이 무엇인지 모르며 늘 행복감에 젖에 자라났습니다.비록 절름발이 아버지와 곱사등이 어머니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종래로 그들
문화·문학
동북아신문 기자
2009.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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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6일, 14:30 ~16:30 / CA 125편기 (베이징--> 인천)나는 2시간 동안 하늘을 나르면서 하느님을 찾았다. 베이징의 하늘을 가파르게 치솟아 오른 비행기는 금새 구름 위를 날고 있었다. 이제 아래도 위도 구름이다. 하얀 흰 구름이다.흰 구름 사이에 파란 하늘이 좌우로 붓질을 한 듯 펼쳐진다. 깨끗하다.엷은 파란 색부터 짙은 남청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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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차에 올라서 좌석과 사이드 미러, 룸 미러를 알맞게 맞춘 후 안전띠를 착용했다. 차키를 꽂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엔진시동을 건다. 좌측방향 지시등도 켠다. 클러치(離合器)페달을 끝까지 밟고 기어를 왼쪽으로 밀어 1단에 넣은 후 주차 브레이크(制動器)를 원위치하고 액셀러레이터(油門)를 가볍게 밟으면서 클러치 페달을 서서히 원위치했다.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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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 吉 雨 문학박사, 수필가, 국어학자, 서울 서초문인협회 회장 skc663@hanmail.net 1. 목발을 짚은 사람이 버스를 탄다. 다리를 다쳤는지 목발에 의지하여 한 발짝씩 뒤뚱거리며 올라온다. 뒤에는 몇 사람이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다. 이것을 본 버스기사가 큰소리로 말한다. “빨리 좀 타요, 빨이1 버스 바닥에 오른 뒤 그가 힐끗 버스기사를 쳐다보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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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드리워진 커튼 틈 사이로 상현달의 여린 빛이 서가 옆에 걸린 작은 사진틀을 훑고 지나가는 것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어둠이 겹겹이 쌓인 창가에 성경책이 한 권 펼쳐져 있고 책 위로 침엽수의 초록잎이 진한 송진 냄새를 머금고 놓여 있는 그 주위로 세 개의 빨간 초에서는 노란 불꽃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붉은색 바탕의 카드 맨 위에는 God is a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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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내어 집 근처에 있는 넓은 들판길을 거닐며 산보를 하고 있었다. 저만치 한 젊은 아가씨가 꽃밭에서 이 꽃 저 꽃을 꺾으며 한 다발 꽃묶음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도 없는데 마음대로 꽃을 꺾는 것일까? 그 동안 독일에는 도둑이 별로 없다는 인상을 갖고 살았었는데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밤도 아닌 환한 대낮에, 그것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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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한 쌍이 우리 집 발코니에 와서 어정거렸다. 녀석들은 우리를 자꾸 살피는 것 같더니 이내 모퉁이에다 둥지를 쳤다. 쌓인 눈 위에다 작은 나뭇가지 몇 개를 물어다 엉성하게 얽어 놓았다. 새의 둥지라기에는 너무 얇았다. 옆집 사람이 보고는 둥지를 내던져 버리고 비둘기들이 오지 못하게 쫓아야 된다고 말했다. 아무 데나 똥을 싸고 깃털을 빠뜨릴 것이며, 사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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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다섯 해쯤 시간 강사 노릇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에 시간 강사 노릇을 해서 생활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통과 의례. 그랬다. 그때 시간 강사는 대학에 자리를 잡는 통과 의례 정도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곰은 쑥과 마늘을 먹고 햇빛을 보지 않고 견뎠더니 드디어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지 않는가. 칙칙한 고치의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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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의사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내일 퇴원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은 스잔느 자신이었다. 제 몸을 추스르기에도 벅찬 중환자가 아무도 기다려 주는 이 없는 텅빈 집에 돌아가겠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의 갑작스런 퇴원 결정은 근무시간 내내 짜뿌드드한 독일의 겨울 날씨 마냥 나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오늘만이라도,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녀 곁에 있어 주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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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뒤뜰에는 사과나무 두 그루가 마치 우리 가족의 이민사를 말해주듯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서있다. 그러니까 이십 년 전 내가 이 집을 사서 두 번째 이사를 하던 해로 기억된다. 때마침 봄철이라 사과나무 묘목 두 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이것이 자라 많은 사과가 열리는 늠름한 모습이 된 것이다. 조석으로 창문을 통해 사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나의 이민의 세월
문화·문학
[편집]본지 기자
2009.06.17 00:00